보이스피싱이 날로 지능화되어가고 있습니다. 맛돌이도 최근 이런 황당한 사기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이용해 사기를 치는 일명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은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각종기관을 사칭하거나 허위 사실로 돈의 송금을 요구하는 사기수법입니다.
이러한 수법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이런 경우를 당한다면 평소와 달리 당혹해하거나 대처에 미숙하다는 겁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은 걸려온 전화번호를 확인해보니 서울경찰청이 연결됩니다. 그것도 경찰청 민원실이.
여기서 잠깐, 부주의하면 사실로 인정하고 그들의 전화요구에 따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전화내용은 이렇습니다.
"본인은 서울경찰청에 근무하는 안 아무개과장인데 최근 고객님의 카드정보누설로 인해 160만원의 피해를 보게 됐다"며 "가까운 금융기관을 찾아가 확인해보라"고 했습니다.
맛돌이도 순간 깜짝 놀랐답니다. 세상에 자신의 계좌에서 160만 원이 빠져나갔다는데 어느 누가 놀라지 않겠습니까.
그들은 금융기관이 쉬는 주말을 대체로 이용합니다. 얼마 전의 그날도 토요일 오전 11시경이었습니다.
"국민은행 본사입니다. 고객님의 계좌가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카드가 발급 모 백화점에서 160만 원이 사용되었습니다."
잠시 후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팀의 안창호 과장이라며 전화가 옵니다. 어느 금융기관과 거래를 하며 통장에는 잔액이 얼마 있냐고 세세히 묻습니다.
"가까운 금융기관의 현금인출기 있는 곳으로 가십시오."
"네, 도착했습니다." (현장에 가지 않고 시간을 지체하다 거짓말로 갔다고 함)
"잔액조회를 해보세요. 잔액이 얼마나 있나요?"
"500만 원이요."
"1만원을 인출해보세요."
"수수료 나가는데요."
"그런 건 걱정 마세요. 수수료 부분은 경찰청에서 개인 통장으로 입금해드립니다."
"요즘 경찰 좋아졌네요."
"이런 XX 개XX @#$*^$#@%... #$@@..."
자신이 의도한 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챈, 서울지방경찰청 과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갖은 욕설을 마구 퍼부어대다 전화를 끊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최근 카드를 분실했거나 군대나 객지에 나가 있는 형제가 있거나 하는 경우에 그들의 지시에 따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현재 처지와 비슷한 상황이 된다면 깜빡 속을 수도 있습니다. 금융사기전화에 속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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