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노인복지관(관장 정헌주)은 22일(화) 오후 1시 30분 군산시 나운동에 위치한 시민문화회관에서 '제10회 어르신 예술제'와 실버킹·실버퀸 2명을 뽑는 '제2회 위풍당당 어르신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정헌주 관장은 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기념식 인사말에서 "고령화 시대에 부응해 건강하고 밝은 여가를 즐기는 어르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경로효친사상 및 노인문화 조성에 이바지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며 행사 취지를 밝혔다.
군산 노인복지관이 매년 실시하는 평생교육과정 수료증 수여식도 있었다. 한문반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송병석(91세) 어르신이 수료자 727명을 대표해서 받았는데, 송 어르신은 시내 외곽(개정면 발산리)에 살면서도 출석률이 가장 높았다고.
행사에 참석한 김병래 군산시 복지지원과장은 "군산시에서는 어르신들의 노후를 위해 411억 원의 사업비로 기초노령연금을 비롯한 다양한 복지시책을 펼치고 있지만, 늘 부족한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풍요로운 복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부 행사에서는 40여 개의 평생교육 프로그램 중 난타, 댄스스포츠, 한국무용, 민요. 기타연주, 합창, 장구, 판소리, 라인댄스 등 13개 반의 어르신들이 1년 동안 배우고 익힌 솜씨자랑 순서인 '어르신 발표회'가 성황리에 펼쳐졌다.
작품 발표가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졌고, 자녀와 손자 손녀들은 무대로 올라가 꽃다발을 안겨 드렸다. 어르신들은 많은 나이에도 배움을 통해 무대에서 공연도 하고 축하도 받으니까 영광이라며 행복해했다.
영어 합창단은 올드팝 '어느 소녀에게 바친 사랑(All for the love of a girl)'을 원음으로 합창했는데 7080세대가 초로에 접어들었음을 실감나게 했다. 합창단이 옆 사람과 손을 마주 잡고 '우리의 소원'을 부를 때는 관객들이 따라 부르기도.
무대를 준비하는 중간마다 행운권을 추첨하여 푸짐한 선물을 안겨주는 가운데 발표회가 끝나고 20명의 접수자 중 열띤 예선전을 통과한 10명의 어르신 중에서 복지관 홍보대사를 겸하는 실버킹과 실버퀸을 뽑는 경연대회가 열렸다.
대회 사회를 맡은 군산 노인복지관 박수진(37세) 사무국장은 "가족과 함께 하고 가족 간의 연대감 확보 및 서로의 소중함을 알리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하는 게임, 이심전심 퀴즈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며 행사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실버킹·실버퀸 도전자들의 소감화려한 무대조명을 받으며 무대에 등장한 '위풍당당 어르신 선발대회' 본전 진출자들은 7백 석이 넘는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과 심사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내면의 장기와 노래실력 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잠시 그들의 소감을 들어보았다.
가수 오기택의 '고향무정'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던 최희삼(76세) 어르신은 "즐겁고 건강하게 노후를 즐기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고, '동백꽃 일기'를 구성지게 부른 구학수(75세) 어르신은 "봉사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할 수 있고, 적극적인 삶을 살고자 참가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청아한 목소리로 자작시 <내 삶의 모습>을 낭독하고 배호의 '능금빛 순정'을 새콤달콤한 능금처럼 불러 박수를 받은 허유정(68세) 어르신은 "노년의 아름다운 자아를 위하고, 당당하고 분명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라고 말했다.
부부가 도전한 유동수·태이순 어르신(60대 후반)은 환상적인 춤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유 어르신은 "젊음을 만끽하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부부가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사랑이 듬뿍 담긴 눈길로 아내 태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감미로운 실버댄스를 보여준 문순식(75세) 어르신은 "아직도 청춘임을 보여주고 싶어서··"라고 했고, 마음을 녹일 듯 간드러진 목소리로 '아리랑 목동'을 부른 임화순(69세) 어르신은 "늙어서도 즐겁고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노년은 새로운 출발이라고 생각해요"라며 활짝 웃었다.
나이 밝히길 꺼리는 김경순 어르신은 "늘 소녀 같은 모습으로 즐겁고 행복한 노년을 살아가는데 동기가 될 것 같아 도전했다"고 말했고, 흥겨운 우리 가락에 맞춰 한국무용을 보여준 문영자 어르신도 "인생에서 한 편의 영화 같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 통기타 반주에 맞춰 '정든 그 노래'를 다정하게 부른 이성래(66세) 어르신은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또 다른 나를 경험해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가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본선 진출자들이 무대에서 솜씨를 뽐낼 때마다 손에 꽃다발을 쥔 어린이들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파이팅!'을 외쳐댔고, 노래를 따라 하거나 흥겹고 빠른 장단에 덩실덩실 춤추는 어르신들도 자주 보였다.
"긍정적 노인문화 위해 앞장서겠다."한 심사위원은 "위풍당당 입상자 선발은 워킹 및 포즈, 장기자랑, 가족과 함께하는 게임 등을 벌이는 가운데 무대 매너와 의상, 관중호응도, 건강, 가족 응집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한 어르신을 실버킹과 실버퀸으로 선발했다"고 전했다.
뜨거운 열기와 경쟁 끝에 뽑힌 실버킹 유동수 어르신(67)과 실버퀸 허유정 어르신(68)은 수상 소감에서 "행운의 트로피를 받아 감격스럽다"며 "앞으로 노인복지관 홍보대사로 활약하면서 긍정적 노인문화 조성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 외 '위풍상'에는 구학수, 문영자 어르신, '당당상'에는 최이삼, 임화순 어르신, '건강상'에는 문순식, 태이순 어르신이, '베스트 커풀상'에는 이성래, 김경순 어르신이 차지했다.
정헌주 군산 노인복지관장은 "행사를 통해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건전한 노년문화를 확립할 수 있었고,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다"며 관심과 후원을 아끼지 않은 시민과 관내 기업체,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제10회 어르신 예술제 행사의 하나로 군산문화회관 제1전시실에서는 서예(행서, 해서, 한글), 서화, 사진 등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한 해 동안 배우고 익힌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해서 관람자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