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정부가 이슬람 채권법을 계속 추진할 경우, 이명박 대통령 하야운동을 벌이겠다'고 발언한 조용기 여의도 순복음교회 원로목사를 "오만 방자"하다고 맹비난했다.
이 총재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선진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평소에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를 우리나라 개신교계의 지도자의 한 분으로 존경해왔지만, 오늘은 쓴 소리를 좀 해야겠다"며 작심하고 조 목사를 비난했다.
그는 "조 목사는 지난 24일 정부가 이슬람 채권법을 계속 추진할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 운동을 벌이겠다고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며 "뿐만 아니라 얼마 전 개신교단 측에서는 한나라당 지도부를 찾아가 이슬람 채권법 찬성의원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 목사가 '정부가 교회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대통령 하야 운동을 벌이겠다'고 하는 것은 교회가 자신의 의견과 다른 견해를 가진 대통령을 협박하는 언동"이라며 "이는 정교분리에 반하는 위헌적인 발언일 뿐 아니라, 영향력 있는 대형교회의 수장으로서 해서는 안 될 상식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또 "조 목사는 기독교계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을 만든 만큼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이 대통령은 기독교계 표만으로 당선된 것이 아니라 가톨릭과 불교 심지어 무신론자들의 표까지 합쳐져서 당선됐다, 기독교가 당선시켰으니 하야시킬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은 참으로 오만방자한 독선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가령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기독교가 큰 몫을 했다고 치더라도 일단 당선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지 기독교계의 대통령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그가 교회의 장로 출신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어떻게 기독교계의 의견에 따르지 않는다고 하야시키니, 정권퇴진을 시키느니 하고 말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이 대표는 다시 한 번 "대형교회가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는 자만심으로 하야를 운운하는 발언을 했다면 이것은 권력화된 교회의 오만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개신교에 대한 국민의 존경과 신뢰에 금이 가게 하는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끝으로 "이슬람 채권법은 물론 모든 정치문제에 관해서 교회의 의견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교회 의견의 반대자에 대해서 낙선운동을 벌이느니, 하야운동을 벌이느니 하고 협박하는 것은 교회의 부당한 정치개입으로 법에도 반할 뿐 아니라 교회의 정신에도 반하는 것이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용기 목사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지난 27일 해명서를 발표하고 "언론에 수쿠크 법안문제로 대통령 하야운동을 하겠다고 공식선언한 것처럼 보도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