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밥은 옛 맛이 안 나요, 조미료 맛이 넘 강해서..."입맛을 돋우는 맛난 국밥 어디 없을까요?"국밥을 찾는 요즘 사람들의 불평은 이렇다.
예로부터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대표음식중 하나가 국밥이다. 지난 겨울 내내 우리를 괴롭혔던 추위가 찾아왔다. 아직까지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이름하여 꽃샘추위. 갑자기 찾아온 추위로 손이 시리고 몸은 움추려 든다. 이렇듯 추위는 서민들의 뼛속을 시리게 한다. 이번 추위가 올해의 마지막이었으면 정말 좋겠다.
문득 이런 날에 생각나는 보양음식이 있다. 입맛을 땡기게 하는 국밥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국밥은 추위를 가시게 한다. 특히 콩나물 국밥은 비타민 C가 풍부하여 예로부터 감기예방과 숙취해소용으로 즐겨먹던 음식이다.
생고기를 진하게 달여 우려낸 후 콩나물을 듬뿍 넣고 끊인 담백한 국물은 가신 입맛을 돋우게 한다. 이렇듯 가족의 정(情)을 느낄수 있는 국밥집이 있다. 여수시 학동에 위치한 여수국밥이다.
구제역 때문에 고깃값이 많이 올랐냐는 질문에 주인은 이렇게 말한다.
"돼지고기 값이 배가 올랐어요, 그런데 우리가게는 가격을 많이 못 올려요, 얘들이랑 같이오잖아요. 그것 때문에 많이 올릴 수가 없어, 들어오는 고기 값이 배가 올라 국밥은 6천 원인데 수육은 3만 원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 2만 원을 받고 있어요."구제역 파동 이후 고깃값이 최고로 올라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조절했다는 주인장 정연석씨의 말이다. 이곳은 예전보다 국밥은 천 원, 수육은 오천 원이 더 오른 셈이다. 하지만 막상 오른 고깃값에 비하면 정직한 가격이다.
그런데 정씨는 많은 손님탓에 오히려 걱정이 태산이다.
"구제역 파동에 따른 본격적인 영향은 4월 이후가 될 것 같아요, 우리가게는 현재 이쪽(전라도)에서 물량을 공급받아 문제가 없거든요. 지금 전국적으로 물량이 딸리다 보니 돼지고기 값이 장난이 아닙니다. 이렇게 비싸지다 보니 돼지를 키우는 농가에서 아직 덜 큰 종돈(종자돼지)을 잡아야 할 실정입니다. 앞으로 4월 이후가 고비인데 이러면 농촌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거든요."가족들이 즐겨찾는 국밥집...독특한 오이피클 맛!
여수국밥은 올 8월이면 장사를 시작한지 4년째다. 가게에는 손님들이 바글바글 하다. 이곳국밥은 약간 빨간색을 뛴다.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어른들의 취향에다 애들도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맵지 않고 단백한 맛이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어른들은 잘게 썬 청양고추를 듬뿍 넣으면 된다.
국밥을 시키자 다섯 가지 반찬이 나온다. 새우젖, 고추와 마늘, 깍두기, 겉절이 김치, 오이피클(오이 짱아치)이다. 특히 약간 신맛이 나는 오이피클은 오이에 양파, 식초, 청양고추와 무우 그리고 이곳만의 비법인 소스가 들어간다. 신맛을 내는 오이피클은 돼지고기의 떱떱한 맛을 완화시켜 고기의 부담감을 없앴다. 씹히는 고기 맛의 뒷끝이 좋다.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온 준석이네 가족은 이날 돼지수육을 시켜 몸보신을 했다. 술이 아닌 수육으로 건배를 대신하는 가족의 독특한 광경이다.
"자 우리가족의 단합을 위해 건배"또한 국밥에 조예가 깊은 주인장의 이야기기는 계속 이어진다.
"건설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입맛은 임금님이에요, 전국을 다니다 보니 입맛이 까다롭거든.""(내가 알기로는)국밥의 원조가 부산지역과 밀양인데 그쪽 사람들은 국밥에 굉장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것 같아요, 그런데 이곳으로 일하러 온 그쪽 사람들이 우리집 국밥보고 맛이 좀 특이하다 그래요, 뭐 그곳에는 맛볼 수 없는 맛이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