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가격에 대해선 아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7일 오전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의 현대자동차 미디어 설명회장. 현대차의 고급 세단인 제네시스 2012년형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 나온 회사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다물었다. 제네시스의 차값을 물어보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다.
이날 행사가 관심을 끈 이유는 8단 뒷바퀴 굴림용(후륜구동) 자동변속기가 처음으로 제네시스에 장착됐기 때문이다. 이 변속기는 100% 순수 국내 자체기술로 만들어 낸 것이다. 독일, 일본 등 전 세계 완성 자동차 회사 가운데 이같은 변속기를 자체 기술로 개발한 곳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김성환 국내 마케팅팀 상무는 "이번에 선보인 제네시스에는 8단 후륜 자동변속기와 함께, 현대차가 개발한 V6 3.3리터와 3.8리터 GDi 엔진이 함께 들어갔다"면서 "국내에 들어오는 같은 등급의 수입차들보다 성능이나 연비 등에서 우수하다"고 밝혔다.
이어 '차량 가격은 얼마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 실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도 가격 오를 듯... 현대차 차값 논란 이어질 듯현대차 쪽은 오는 9일 제네시스를 정식으로 내놓을 때 가격을 공개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새로운 엔진과 변속기 등이 들어간 것을 감안해, 약 200만 원 이상 차값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3.3리터급 풀 옵션인 제네시스 값이 현재 6400만 원에서 6600만 원으로, 3.8리터의 경우(풀 옵션) 6700만 원에서 6900만 원가량이 된다. 순수하게 구입 비용이며, 취등록세 등까지 합할 경우 7000만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9년에 국산자동차 가운데 유일하게 뒷바퀴 굴림용 자동차로 선보인 제네시스는 당시에도 고가의 차값 논란이 있었다. 이후 현대차는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 등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거의 200만 원가량 값을 올리면서, 국내 수입차와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 역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지난 2009년 출시된 신형 쏘나타의 경우 기존 모델보다 155만~220만 원, 투싼 ix역시 최고 200만 원 넘게 올랐다. 또 지난 1월에 선보인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올랐다. 취득, 등록세 등 세금을 포함하면, 그랜저는 일본차인 혼다 어코드보다 오히려 더 비싸다.
경고 사인 보내는 가속페달 등 안전, 편의장치 눈에 띄어
한편 이날 공개된 신형 제네시스의 경우 전체적인 디자인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신 앞, 뒷부분 범퍼 길이가 약간 길어지고, 헤드램프 등에서 변화를 줬다.
무엇보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엔진과 변속기 부분. 현대차 독자 기술로 개발된 람다 V6 GDi 엔진과 함께 8단 후륜 자동변속기 등이 들어간 것이 눈에 띄는 점이다.
김영배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새로 올라간 엔진과 변속기로 자동차의 가속 성능이나 기어의 변속감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연비 3.3리터급의 경우 1리터당 10.6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등 전보다 많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안전, 편의사항 등도 전보다 개선시켰다. 자동차를 주행하면서, 위험 상황이 감지될 경우 가속 페달에 진동을 보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또 안전벨트 역시 사고 등 위험한 경우가 일어나면 운전자 등을 강하게 되감아서 보호하도록 돼 있다. 이외 차체자세제어장치나 전자파킹 브레이크 시스템 등 각종 편의 장치도 들어가 있다.
김성환 마케팅팀 상무는 "2012년형 제네시스는 경제성과 품격을 유지하면서, 국내 대표적인 럭셔리 세단으로 자리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