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3일)는 펜션 손님이 나간 후 오후에 하동공원에 매화를 촬영하러 다녀왔습니다. 작년 가을에 하동공원에 매화나무가 많은 것을 보고, 매화필 때 오면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 곳이지요. 아직은 꽃이 많이 안 피었지만 생각 외로 장관입니다. 하동의 대표 매화 명소로 꼽아도 손색이 없는 곳인데 거의 안 알려져 있지요. 섬호정 주변에 벚꽃만 좀 알려져서 벚꽃 필 때만 사람이 좀 많지요.
그러다보니 일요일날 2시간 가까이 있었는데도 사진찍는 사람은 저 말고는 아무도 없더군요. 주로 동네 어린이와 마을 주민들이 운동을 하거나 산책하는 공간으로 쓰이고, 관광객은 거의 없더군요.
사실 광양 청매실농원보다 다양한 구도의 좋은 사진을 많이 만들 수 있는 하동공원인데도 홍보가 안 되어 있으니 찾는 이가 없지요. 하동공원은 경남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의 섬진강변 언덕에 자리하고 있어서 전망이 빼어납니다. 그 전망과 매화가 어우러지면 더 없이 눈부신 아름다움을 만들어 냅니다. 지금은 홍매는 거의 절정이고, 백매는 7~10일 정도 후가 촬영 적기입니다. 몇 녀석은 좀 일찍 꽃을 피워서 지금 가도 괜찮고요.
전체를 다 돌아보려면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시간이 없다면 하동공원 전망대 아래쪽의 매화길만 다녀오셔도 됩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섬호정 방면으로 걸어갑니다. 섬호정 조금 아래쪽 경사면에 주로 홍매가 심어져 있는데, 지금 대부분 만개해서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직은 어린 나무에 꽃이 많이 없지만 향기는 진합니다.
섬호정을 지나 안내도의 '25번 휴게소'라고 되어 있는 백운정에 서자 섬진강의 S라인 물줄기가 여인의 곡선미보다 더 아름다운 자태를 뽐냅니다. 백운정 아래쪽 강변 산책로가 섬진강의 S라인과 매화를 함께 담기에 좋습니다. 아직은 꽃이 거의 안 피어서 7~10일 정도는 기다려야 제대로 된 꽃구경을 할 수 있고요.
산책로를 따라 어린이 놀이터로 가는 길에는 홍매 사이로 소나무가 보이는 풍경이 정겹습니다. 매화 옆으로 S라인 산책로가 펼쳐진 풍경도 좋고요. 이제 하동공원 최고의 전망포인트인 하동공원 전망대에 오릅니다. 아래쪽의 S라인 물줄기 옆으로 섬호정이 보입니다. 4월 초 중순경 벚꽃이 만발하면 절정의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곳이지요.
섬진강 하류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섬진강 물줄기를 가로지르는 경전선의 섬진철교와 송림공원이 펼쳐집니다. 하동읍내 쪽의 넓은 들판도 한눈에 들어오고요. 하동공원에서 매화가 가장 아름다운 매화길로 들어섭니다. 주로 수령 30~50년 내외의 제법 자란 나무들이라 꽃이 피면 섬진강과 어우러진 풍경이 절경을 만들어냅니다. 나무가 많지 않아 광양 매화마을의 화려함에는 못하지만, 꽃 뒤로 펼쳐진 전망 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성질 급한 몇 그루는 벌써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매화길 사이로 이어지는 바람개비 가로등이 인상적입니다. 바람이 불면 바람개비가 돌아가면서 전기를 만든 후 밤이 되면 가로등에 불을 밝히는 것이지요. 매화사이로 봄바람을 가르며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뒤로 파란 하늘이 펼쳐져 눈이 시립니다.
만개한 매화 뒤로 이어진 경전선 철도와 섬진철교가 눈에 들어옵니다. 며칠 후에 다시 갈 때는 기차시간을 확인해서 섬진철교 위로 지나는 기차를 함께 담아볼 생각입니다. 벚꽃과 기차를 함께 촬영할 수 있는 곳은 많아도 매화와 기차를 함께 촬영할 수 있는 곳은 드물 거든요. 하동공원에서 광양 청매실농원까지는 4.8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니 함께 다녀오시면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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