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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아리 '자본주의 연구회' 회원 연행 규탄 경찰이 대학생 경제연구모임인 '자본주의연구회' 회원 9명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3명을 체포한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서 한국대학생연합회 소속 대학생들이 결의대회를 열어 이명박 정부의 학생운동 탄압 중단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학 동아리 '자본주의 연구회' 회원 연행 규탄경찰이 대학생 경제연구모임인 '자본주의연구회' 회원 9명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3명을 체포한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서 한국대학생연합회 소속 대학생들이 결의대회를 열어 이명박 정부의 학생운동 탄압 중단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2신 : 21일 오후 10시 10분]

항의 학생 50여 명도 연행... 배우 김여진 구로경찰서로

고대 집회 이후 홍제동 대공분실로 향했던 51명의 대학생들이 모두 경찰에 연행됐다. 정태호 민주노동당 전국학생위원장은 2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체포된 3명에 대해 면회를 요구하던 51명의 대학생 전원이 경찰에 연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면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항의집회를 여는 과정에서 연행된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51명의 학생들은 구로, 동작, 서대문, 성동, 수서 경찰서로 연행됐다.

트위터를 통해 학생들의 연행소식을 들은 배우 김여진씨도 구로경찰서로 향했다. 오후 6시16분경 "지금 대학생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행되어가고 있다구? 나 대학 다닐 때도 거의 없던 일이다. 대체..."라는 글을 남긴 김씨는 이후 자신이 받은 연행상황을 알리는 문자를 트위터에 공개했다.

9시 40분경 "구로경찰서 앞입니다. 학생들 몇이 면회하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밖에서 떨고 있습니다"라는 멘션을 남긴 김씨는 이후 오후 9시 50분경 "항의 방문 갔었던 오십여 명은 집시법 위반과 해산명령 불응으로 연행(되어) 잡혀있나 봅니다"라고 전했다. 

[1신: 21일 오후 9시]

경찰, '자본주의 연구회' 전 간부 3명 체포

대안 경제를 연구하는 대학생 연합 학술 동아리 '자본주의 연구회' 전 간부 3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1일 오전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 이외에도 자본주의 연구회 전·현직 회원 6명에 대해 같은 혐의로 이날 오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들은 2007년 자본주의 연구회를 창립해 이듬해 열린 대안경제캠프에서 이적성이 뚜렷한 강령을 채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전 8시경부터 서울, 부산, 대구서 3명 체포... 6명 자택 압수수색 

경찰청 보안3국은 이날 오전 8시 40분경 서울 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 인근에서 '자본주의연구회' 회장을 지낸 최아무개(고대 93학번)씨를 체포했다. 또 지난 2009년 건국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하아무개(건대 07)씨와 경북대 출신의 최아무개(경북대 96)씨를 각각 부산과 대구에서 체포했다. 이들 세 명은 현재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을 당한 다른 6명의 회원 가운데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공보실장을 지내고 있는 이아무개(고대 01)씨도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도 조아무개(서울대 05)씨, 이아무개(경희대 05)씨, 박아무개(고대 98)씨, 정아무개(이대 07)씨, 박아무개(이대 05)씨 등이 압수수색을 받았다. 경찰은 이들에게 '자본주의 연구회 활동으로 인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주의 연구회는 자신들을 '정기적인 세미나와 대안경제캠프, 대안포럼 등을 통해 대학 내 진보담론의 확산과 자본주의 분석 비판을 통한 한국사회의 대안 생산을 주도해 온 대표적인 진보 학술 연합 동아리'(자본주의 연구회 홈페이지)라고 소개하고 있다. 대학생 학술 연합 동아리를 향한 경찰의 갑작스러운 공안수사에 대해 한국대학생연합, 한국대학생문화연대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이날 오후 고대 민주광장에서 '공안탄압 규탄 긴급 집회'를 열고 "서울, 부산, 대구 등에서 동시에 체포와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은 경찰이 이것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정권이 대학생들을 탄압하는 사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와 같이 음모적이고 파괴적으로 진행되는 탄압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규탄했다. 이날 집회에는 70여 명의 대학생들이 참석했다.

"자본주의 문제 폭로하고 대안 찾으려 했을 뿐... 떳떳하다"

 경찰이 대학생 경제연구모임인 '자본주의연구회' 회원 9명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3명을 체포한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서 한국대학생연합회 소속 대학생들이 결의대회를 열어 이명박 정부의 학생운동 탄압 중단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경찰이 대학생 경제연구모임인 '자본주의연구회' 회원 9명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3명을 체포한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서 한국대학생연합회 소속 대학생들이 결의대회를 열어 이명박 정부의 학생운동 탄압 중단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오전 압수수색을 당한 이화여대 법학과 07학번 정아무개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아침에 '옆집입니다. 잠깐 문 좀 열어주세요'라고 하기에 문을 열었더니 여경 1명과 남경 5명이 들어오려 했다. 너무 당황해서 여경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문을 닫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그 여경이 '자본주의 연구회 활동을 하지 않았느냐, 당신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야겠다'고 하더라. 진보적인 학습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들어오시라'고 했다.

경찰관이 보는 앞에서 제 가방을 탈탈 털어서 보여줬다. 노트북과 유에스비도 스스럼없이 보여줬다. 이후 제 책상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경찰은 칼 마르크스 전집을 보면서 '이것도 불온도서'라고 말했다. 1, 2학년 때 자본주의 연구했던 것들을 '증거'라고 가져갔다. 심지어 대안경제캠프에서 받았던 롤링페이퍼까지 가져갔다."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 사이에서 쓴웃음이 터져 나왔다. 정씨는 "왜 이 공부를 하는 게 이 친구들을, 저를 두렵게 만드나"라고 분개하면서도 "앞으로도 경찰의 조사에 떳떳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이날 오전 압수수색을 받은 서울대학교 05학번 조아무개씨의 발언이 이어졌다.

"아침에 씻고 학교에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주인아저씨께서 문을 열어보라고 하시더라. 6명의 경찰이 와서 압수수색을 하겠다며 컴퓨터를 압수해서 하드디스크를 빼서 지웠던 것들을 모두 복원했다. 그리고 제 방에 있던 모든 책과 일기장을 조사했다. 저는 숨길 게 없었다. 자본주의 연구회는 500명이 넘는 한국사회 지식인과 6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석한 대안연구캠프를 만들었던 단체다. 털어봐야 나올 게 없는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전위정당을 만들었다는 듯이 치부하면서 다 뜯어보더니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콘서트 계획서까지 가져갔다."

조씨는 "자본주의 연구회는 그 어느 단체보다 떳떳하게 자본주의 문제를 폭로하고 자본주의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대안을 찾으려 했다"며 "정정당당하게, 합법적으로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진보적인 활동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는 '고대녀'로 유명한 김지윤 문과대 학생회장도 참석했다. 김씨는 "그동안 국가보안법은 막걸리 보안법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진보적 활동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왔다"며 "레임덕에 시달리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자신들의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국보법이라는 수단을 통해 진보적 학생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최창준 민주노동당 자주통일위원장 역시 경찰수사의 원인을 '레임덕'에서 찾았다. 최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가 민생도 외면하고 평화도 파괴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청년 학생들이 올해 그리고 내년, 등록금 투쟁 등을 통해 저항하려는 분위기가 보인다"며 "이를 꺾기 위해 이러한 사건을 벌인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본주의연구회#국가보안법#국보법#한대련#한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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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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