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겠다는 결론을 이미 내렸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영남권 국회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입지선정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러 언론에서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 보도를 낸 직후인 28일 오전 '밀양 신공항'을 추진하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회관에서 모임을 열고 대응책 논의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유승민 대구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홍사덕, 박종근, 이해봉, 이한구, 서상기, 주호영, 배영식, 조원진 등 모두 12명의 대구지역 국회의원 중 9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임 직후 성명서를 내고 "신공항 백지화에 결사 반대할 것"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입지평가위원와 입지평가단의 평가 결과에 따르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데, 평가단이 평가를 하기도 전에 '여권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 감히 백지화 발언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느냐"며 "채점도 하기 전에 불합격을 미리 정해놓고, 이 모든 절차가 짜맞추기 하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이어 "이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정부 스스로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가) 대국민 사기극임을 증명한 것이고, 신공항 백지화에 결코 승복할 수 없는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가 발생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백지화 발언을 한 청와대 관계자를 반드시 색출해 엄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밀양파와 가덕도파, 둘 다 만족 못하는 김해공항 확장
이날 모임에선 동남권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의 결론이 백지화로 발표될 경우 어떤 대응을 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참가자들은 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일단 정부의 최종결론이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한 다음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고 있는 부산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이날 즉각적으로 모임을 열진 않았지만, 입지평가위원회의 입지선정 발표 다음날인 31일 부산시와 함께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신공항 백지화 결론' 관련 보도에서 여권 고위관계자 혹은 정부 핵심 관계자는 '필요할 경우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전한 바 있는데, 이 안도 '밀양파'와 '가덕도파'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밀양이 지역구인 조해진 의원은 "김해공항 확장이 경제성 없다는 결론은 지난 2002년과 2007년에 이미 나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김해공항 확장'을 대안으로 제시한다면 결국 '신공항 백지화'는 정치적 판단에 의한 결정이고, 이걸 면피하기 위해 김해공항 확장을 내세운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정훈 의원도 "(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김해공항의 확장 이전 필요성 때문에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 아니냐"고 '김해공항 확장안'이 신공항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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