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명을 넘긴 '국민의 명령, 유쾌한 백만 민란'은 이제 야당들을 압박하는 행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오는 4월 3일 민주당을 방문해 정파등록제를 도입하는 연합정당 성격의 단일정당 건설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30일 오후 1시 현재 회원 수 총 10만1032명. 야권단일정당 창출 운동을 펴고 있는 '백만 민란' 회원 수가 7개월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다. 문성근 대표가 나선 106차례의 거리 민란과 46회의 제안 설명회. 전국 56개 지역에서 자체 진행된 450여 회의 민란이 만들어 낸 성과다.
이제 백만 민란은 한 발 더 내딛는다. 문성근 대표 등 백만 민란 집행부는 이날 오전 여의도 '라디오21' 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 야당들에 대한 직접 행동에 나설 것이라 선언했다.
백만 민란 회원들이 각 당사를 방문해 야권단일정당 건설을 명령하는 '정당 올레'가 바로 그것이다. 첫 대상은 제1야당 민주당이다. 백만 민란은 오는 4월 3일 오후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부터 영등포 민주당사까지 평화행진을 진행하고 민주당에게 백만 민란의 요구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백만 민란은 이날 '민주당에 드리는 글'을 통해 "국민은 이길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는 정당들이 이길 준비를 할 차례"라며 "한나라당과 경쟁해야 할 야당이 5개로 분열돼 표를 갈라먹기 때문에 선거는 하나마나다"라고 강조했다. 즉, 단일정당 건설만이 2012년 민주진보진영 집권의 최선의 방도란 얘기였다.
이들은 무엇보다 "작은 정당들이 (단일정당 건설에) 여전히 거리를 두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 때문"이라며 "민주당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만 민란이 야5당 중 처음으로 민주당을 방문하는 이유였다.
백만 민란은 "작은 당들이 '야권 통합과 2012년 민주진보정부 창출'이라는 대의에 주저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정파등록제를 도입하는 연합정당 성격의 단일정당을 건설하는데 앞장서겠다'는 당론을 채택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야5당이 연합정당을 건설할 때 공동공약으로 내걸 정책을 조율해 나갈 것을 요구한다"며 ▲ 정당 득표율이 의석수에 제대로 반영되는 선거제도로의 개편 ▲ 노동 및 복지정책에 대한 각별한 관심 등을 구체적 요구사항으로 꼽았다.
"단순 청원운동 아닌 민주당 습격 사건... 정당이 승리 준비할 때"
집행위원 여균동 영화감독은 "단순한 국민 청원운동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번 정당 올레는 백만 민란의 민주당 습격 사건으로 표현할 수 있다"며 "국민은 2012년 총·대선에서 이길 준비를 하느라 길거리에서 추운 겨울을 났는데 정당들이 앞으로 어떤 봄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지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책위원장인 조기숙 교수는 정당 올레를 1968년 미국 민주당 시카고 전당대회의 경우와 비교했다.
'시카고 피의 전당대회'라고도 불리는 이 사건은 미 민주당이 예비선거에 참여한 적도 없는 당 기득권 세력인 휴버트 험프리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뽑은 것에 대한 젊은 당원들의 반란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민주당은 당내 기득권 세력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예비선거 개혁안을 마련했다.
조 교수는 "미국 민주당의 정당개혁을 이끌어냈던 시카고 전당대회처럼 백만 민란이 단일정당 건설을 위해 먼저 제1야당인 민주당을 방문하는 것"이라며 "현 정당의 폐쇄적 구조를 열고 시민들이 경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요구하는 작업이 바로 정당 올레다"고 설명했다.
김두수 집행위원은 "손학규 대표나 박지원 원내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단일정당 건설에 동의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제일 큰 야당이 먼저 이를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백만 민란의 정당 올레가 단일정당 건설 논의를 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먼저 '국민의 바다' 만들겠다, 군소정당 걱정 말고 합류하자"
야권단일정당 건설에 대해 나머지 야4당의 태도가 긍정적이지 않단 지적에도 백만 민란은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최민희 집행위원장은 "진보신당이 3·27 당대회를 통해 연립정부 등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는 질문에 "진보정당이 하나의 목소리만 갖고 있는 건 아니다"며 "진보진영 내에서도 소통합파, 대통합파 등이 자기 역동성을 갖고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노력이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무엇보다 백만 민란은 자신들이 먼저 나서 작은 정당들이 합류할 수 있는 계기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표는 "현재 민주당의 당원 수가 30만 명인데 다른 야당의 당원 수는 3만~7만 명 정도"라며 "민주당 당원 수와 군소 야당의 당원 수의 차이를 백만 민란 회원들이 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만 민란이 50만 명, 100만 명이 된다면 야5당의 당원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며 "국민의 바다를 먼저 이룰 테니 작은 정당들도 민주당에 흡수·소멸되거나 내부 경쟁에서 지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단일정당 건설에) 합류하자"고 호소했다.
민주당 이외 야4당에 대한 행동이 곧장 이어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백만 민란 집행부는 "민주당이 단일정당 건설을 당론으로 채택할 때까지 정당 올레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회원들이 투표를 통해 백만 민란의 행동을 결정하는 만큼 4월 3일 이후 어디로 어떻게 할지는 집단지성적인 답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4·27 재보선 야권후보, 단일정당 건설 동의한다면 적극 지원할 것"
백만 민란은 4·27 재보선에도 적극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4·27 재보선에서 야권단일후보로 결정된 이들에게 야권단일정당 건설에 동의하는지 물을 것"이라며 "후보들이 동의한다면 백만 민란 차원에서 그 후보를 적극 지원하는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또 "4·27 재보선 야권연대 협상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야권단일정당 건설 필요성을 확인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론 (협상 과정에서) 탈락한 정당의 당원들이 단일후보를 자당의 후보만큼 지지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진보대통합 시민회의', '내가 꿈꾸는 나라' 등 2012년 진보개혁진영의 집권을 목표로 곳곳에서 활동 중인 시민정치운동체들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문 대표는 "야권단일정당 건설에 동의하는 정당, 정치인, 시민사회단체 등은 백만 민란과 함께 연석회의를 열자"며 "정당 스스로 민주진보진영의 정당 구조 개편을 할 수 없는 만큼 연석회의 안에서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자"고 호소했다.
백만 민란이 이제 회원 모집 중심 운동에서 업그레이드 돼 야권단일정당의 정책이나 비전 등 콘텐츠도 마련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엔 "콘텐츠가 없는 것보다 어떻게 국민에게 설득력을 갖고 실행력을 담보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문 대표는 "지금처럼 분열된 구조에선 국민들이 어떤 미래 비전을 제시하더라도 믿지 못한다"며 "우선 민주진보진영이 총단결해서 믿음직한 상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 3년 동안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에 대해 이미 내적 합의를 끝낸 상황"이라며 "좀 더 구체적인 정책 등은 정책위원회를 통해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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