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전격 철회, 복지예산 전환발표를 환영한다(!)"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의 트위터에 믿기 어려운 멘션이 올라왔다. 멘션에 링크된 '논평'이라고 시작하는 글은 청와대가 "4대강 사업 및 부자감세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그 예산을 복지재정 확충에 사용할 것"이라 밝혔다는 충격적인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 의원은 "민주노동당은 MB정부의 결단을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사람이 안 하던 짓을 하면 죽는다"고 조소를 덧붙였다. 하지만 이 논평에서 "참고로 오늘은 4월 1일 만우절이다"라는 마지막 문장을 꼭 확인해야 한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정말 속았다"는 반응과 함께 "진짜였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등록금도 소셜커머스에서 반값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단 하루만 거짓말이 허락되는 4월 1일, 만우절을 맞아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도 농담이 오고 갔다. 이정희 의원이 농담의 기회를 '희망사항 외치기'로 활용한 것처럼 트위터 이용자들은 "애인이 생겼다", "다음 학기 등록금이 소셜커머스에 올라 반값이 됐다"는 등 각자 바라는 미래를 상상했다.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는 아예 25개의 만우절 기념 트윗 멘션을 올렸다. 내용은 '사교육 철폐', '청년 실업률과 비정규직 비율 급감', '대학 등록금 대폭 인하' 등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문제들이 해결됐다는 가상 뉴스다. '4대강 사업 추진자 구속', '지역개발공약 남발 후보 낙선' 등의 서슬퍼런 소식도 있다.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균형발전은 시급하지만 신공항건설로 가능하다는 얘기는 만우절에나 할 수 있는 거짓"이라며 소신 발언을 만우절과 연계했다. 다른 사람의 거짓말에 속기도 했다. 김한중 EBS PD가 "오늘은 <지식채널e> 마지막 방송입니다. 지금까지 시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남긴 거짓 트윗 멘션에 노회찬 고문은 "오늘은 슬픈 날입니다, 가장 좋아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라며 리트윗(RT)한 뒤 멘션을 남겼다.
'웃자'고 하는 농담 속에 진담이 있다? 농담의 본래 목적인 '웃음'을 유발하는 멘션들도 있다. 진중권 문화평론가는 "이명박 대통령을 존경합니다"라는 짧은 트윗 멘션을 통해 농담 속에 진심을 숨기는 기술을 선보였다.
고재열 <시사인> 기자는 "오늘 최고의 거짓말은 MB의 사과"라며 1일 열린 이명박 대통령의 '신공항 전면 백지화' 관련 기자회견을 비꼬았다. 가수 윤종신은 "저 사실은 정우성입니다"라며 무리수를 뒀고, 오상진 아나운서는 "알자지라 스포츠 뉴스 앵커 제안이 들어와 방산시장에 가서 터번을 구매할 예정"이라며 개그 본능을 드러냈다.
'웃자'고 한 농담이 화를 부른 예도 있다. 국세청은 "올해 소득세를 반으로 깎아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만우절이네요?"라는 '친근한' 멘션을 썼으나 트위터 이용자들로부터 "지금 그런 농담을 할 때냐"며 질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