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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주홍(민) 안양시의원에 대한 제명(출당)안 의결
권주홍(민) 안양시의원에 대한 제명(출당)안 의결 ⓒ 최병렬

 

민주당 안양만안지역위원회(위원장 이종걸 의원)가 지난 2일 오후 상무위원회에서 같은 당 소속 안양시의원으로 권주홍 상무위원에 대한 제명(출당) 동의안을 가결시켰다. 이에 권 의원은 이종걸 의원의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하며 지지자들과 시위를 펼쳤다.

 

민주당 안양만안상무위는 이날 이종걸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최우규 부위원장(경기도의원) 사회로 진행한 임시회의에서 재적 위원 90명 중 참석 53명과 위임을 받은 13명 등 66명 상무위원의 동의를 얻어 권주홍 시의원에 대한 제명 동의안에 대해 의결했다.

 

"2012년 정권탈환을 목표로 봉사하고 노력하는 당원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민주당의 위상을 크게 저하하고 자괴감마저 갖게하는 행위에 대해 더 이상 묵인할 수 없다는 의지로 안양만안지역 운영위 의결과 상무위원회 상정에 따라 제정 동의서에 서명합니다."

 

상무위원들이 서명으로 동의한 제명 사유를 보면 권주홍 시의원은 정당 조직의 근본을 부정하고, 당원간의 위화감 조성은 물론 위계질서를 파괴하고, 대의원대회 회의진행 방해, 폭력행위 및 폭언, 당론위반행위, 공개석상에서의 지역위원장 비하 발언 등이다.

 

최우규 부위원장은 권주홍 위원에 대한 제명동의안 안건 상정에 앞서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모두가 발전하는 계기로 삼고 권주홍 의원도 차분히 받아들여 안양만안위원회가 더욱 성숙해지는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면서 권 의원에게 3분의 발언 기회를 주었다.

 

권 의원은 "내용 여하를 떠나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저는 할 소리 해야 할 때는 하면서 당원.의정생활를 했다. 작년 8월 위원장 시비 문제는 정당한 절차에 의해, 소신을 갖고 할 소리를 한 것이다"면서 "무조건 예스맨이 아니라 할 소리 하는 민주당원이 많아야 사랑받는 당이 될 수 있다"며 "중앙당에 가서 정정당당하게 저의 의견을 피력하겠다"고 말했다.

 

 제명동의서에 서명하는 민주당 안양만안지역위원회 상무위원들
제명동의서에 서명하는 민주당 안양만안지역위원회 상무위원들 ⓒ 최병렬

 권주홍 시의원 지지자들의 이종걸 국회의원 규탄 시위
권주홍 시의원 지지자들의 이종걸 국회의원 규탄 시위 ⓒ 최병렬

 

권주홍 시의원 "착찹하다, 중앙당에서 진실 밝히겠다"

 

서명을 마친 한 상무위원은 "이종걸 의원에게 불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공천을 준 위원장이고 국회의원인데 위원장 선거에 나서고, 공·사석에서 아예 대놓고 헐뜯고,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말하고 다닌 점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 제명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또 김호현 안양만안지역위원회 고문은 "부끄럽고 불행한 일이다"고 말했다.

박아무개 상무위원은 "권주홍 시의원에 대한 제명 동의안은 참석자 만장일치로 가결됐다"면서 "진상조사 자료를 첨부해 중앙당 윤리위에 곧바로 제출될 것이다"고 밝혔다.

 

제명 동의안이 진행되는 동안 권주홍 시의원과 지지자 30여 명은 회의장 밖에서 '이종걸 국회의원이 만안지역 당 조직을 비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이종걸 의원은 지역위원장을 사퇴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민주당 안양시 만안구 사당화저지 대채위원회'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비민무적 운영으로 민주당과 당원의 권위를 실추하고 민의를 무시한 이종걸 의원은 당원에게 공개사과하고 지역위원장 직을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민주당 안양만안 지역당원협의회를 해산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새롭게 구성할 것과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를 통해 이종걸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라"고 요구했다.

 

회의장 밖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본인에 대한 제명동의안 의결을 지켜보던 권주홍 시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착찹하다. 중앙당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안양 만안지역위원장인 이종걸 의원은 외국 출장을 이유로 임시상무위원회에 불참했다.

 

 지지자들의 시위를 지켜보는 권주홍 안양시의원(맨 오른쪽)
지지자들의 시위를 지켜보는 권주홍 안양시의원(맨 오른쪽) ⓒ 최병렬

시의원이 공천을 준 국회의원에게 항명하고 나선 이유

발단은 지난해 6.2지방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의원이던 권주홍 의원은 2명을 선출하는 안양 가선거구 공천과정에서 '나'번을 받았으며 300여 표 차로 가까스로 당선됐다. 이와 관련 이종걸 의원과 순번 배정을 놓고 불만을 제기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이어 지난해 8월 민주당 안양만안지역 대의원대회에서 권주홍 시의원이 지역위원장 공모에 나서 이종걸 국회의원에 도전하고 나서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한다.

 

당시 권주홍 시의원은 '이종걸 국회의원에 대한 신임을 물어야 한다'며 투표를 통한 지역위원장 선출을 요구했으나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권 시의원과 이 국회의원 사무국장간에 몸싸움이 벌어져 사무국장이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입원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후 권 시의원은 정보사 이전반대 집회, 중앙시장 설 척사대회 등 이종걸 의원도 함께 참석한 공식 행사장에서 이종걸 의원을 성토하고, '여러분을 위한 진정한 지역 일꾼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공공연히 거론하는 등 날선 대립각을 계속 세워왔다.

 

이같은 갈등과 대립각은 지역정가와 지역사회 여론에 있어 내년 총선을 앞둔 이종걸 의원에게 악영향으로 까지 미치자 결국 민주당 만안지역위원회 운영위는 권주홍 시의원에 대해 제명을 결정하고 상무위원회에서 추인을 하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권주홍 시의원을 제명할 경우 안양시의회 정당 교섭단체 의견 대립시 의결 표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으나, 대다수 운영위원들과 상무위원들은 "대립의 골이 워낙 깊고 이미 갈때까지 갖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명 동의안이 중앙당 윤리위원회에서 확정할 경우 권주홍 시의원은 출당된다. 이종걸 의원 또한 정치 지도력에 흠집 나기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내년도 총선을 앞두고 권주홍 의원이 이종걸 국회의원에 대한 투쟁을 천명하고 있어 정치적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양#민주당#안양만안#이종걸#권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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