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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야권이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누워서 침 뱉기"라고 혹평했다. 특히 안 대표의 '물가관리' 실패 성토와 '국회선진화' 지속 추진 방침에 야권은 "기만적 발언"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금은 비상경제 시국"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뼈를 깎는 비상한 각오"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물가관리에 심각한 구멍이 난 것은 정부의 실책"이라며 "정부는 지난날의 물가관리 정책을 답습하는 안이한 태도를 단호하게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4·27 재보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물가 폭등'의 책임을 정부에 떠넘긴 셈이다.

안 대표는 이와 함께, 정치선진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 "정치야말로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안전판'이어야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의회주의 정신은 실종된 지 이미 오래됐고 허위 폭로와 정략정치, 물리적 폭력도 모자라 이제는 갈등을 부추기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야권의 반응은 차가웠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뼈를 깎는 성찰과 비상한 각오가 요구되는 당사자들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라며 "그 책임을 더 이상 야권과 국민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치선진화의)걸림돌은 한나라당이며, 대화와 타협의 의회주의 정신을 실종시킨 장본인 또한 한나라당"이라며 "한나라당은 정치선진화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차 대변인은 "서민물가를 잡는데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안 대표의 말도 "3년 동안 계속해 온 약속"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안 대표는 부패 청산과 서민물가 안정, 일자리대책, 대·중소기업 상생을 약속했지만 지난 3년 동안 계속해 온 약속이고 여전히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신뢰를 허물고 있는 것은 한나라당이며, 대통령의 약속 불이행에 아무 말 못하는 한나라당이 할 말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병역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으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강조"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안 대표가 부패청산 없이는 경제 선진화와 정치선진화가 불가능하다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했지만 정작 안 대표 본인이 병역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권 각료 대부분이 위장전입-탈세-병역기피 등 부패부정에 연루돼 있다, 부패청산은 바로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을 교체하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라며 "대한민국 정치후진화를 주도하는 한나라당이 정치선진화를 운운하는 것은 한마디로 후안무치의 뻔뻔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아울러, "한나라당은 전세대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끝까지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거부하고 있고 이명박 정부는 물가폭등의 근본 원인이 수출대기업을 위한 고환율 정책에 있다는 지적에도 꿈쩍도 않고 있다"며 "안 대표의 서민경제 회복 주장도 제 얼굴의 침뱉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부자감세 때문에 나라 재정 부채가 한나라당 집권기간인 5년 동안 100조에 이른다는 것을 등 뒤로 감추고 한나라당이 서민경제 회복을 말한다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자'는 것"이라며 "서민기만도 유분수가 아닌가"라고 안 대표를 질타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안 대표의 연설 내용 거의 전부는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의 총체적인 실정과 관련된 것"이라며 "집권여당 대표로서 '내 탓이오, 내 탓이오' 해도 모자랄 판에 무책임한 자기 회피로 일관하며 국민적 공분만 자초한 연설"이라고 못 박았다.

심재옥 진보신당 대변인 역시 "안 대표의 연설은 여당의 책임과 의무는 뒤로 한 채 국민에게 따라주기만 원하는 '누워서 침뱉기' 연설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엇보다 "성찰이 필요한 건 정부·여당인데 연설 내용은 국민 모두 성찰하고 각오하자고 한다"며 "현 상황의 책임을 명확히 지고 있는 여당의 대표가 사과 한 마디 없이 우리 국민의 위기극복 DNA만 강조하는 적반하장에 국민은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심 대변인은 또 "신뢰가 최선의 정책이라는 안상수 대표께 알려드린다, 국민의 신뢰를 깨트린 것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라며 '반성 없이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여당 대표의 연설, 국민에겐 불신만 남겼다"고 비판했다.


#안상수#한나라당#서민물가#정치선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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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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