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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황식 국무총리가 8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8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조경태 "어제 비 맞아봤나요?"

김황식 "하루 종일 국회에 있어서…"

조경태 "(국민에게도) 가능한 한 안 맞아야 한다고 했어야죠."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이 열린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경제분야 장관들이 참석했지만 대부분 질문은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쏠렸다.

 

애초 이날 고유가와 원자력발전소 안전 문제 등 관련 현안이 많아 질문 공세가 예상됐던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해외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박희태 국회의장조차 이날 모두 발언에서 "원래 장관 대신 차관을 내보내려면 국회의장 승낙을 받아야 되는데 승인도 해주기 전에 벌써 장관은 외국으로 가버리고 없다"면서 "도대체 어떤 생각에서 그런 식으로 하고 있는지"라며 최 장관을 탓했을 정도다.

 

결국 여야 의원들이 오는 12일 오후 2시에 본회의에 최 장관만 따로 불러 긴급현안질의를 하기로 뜻을 모은 가운데 김황식 총리가 그 짐까지 대신 짊어져야 했다.

 

"방사능 비 맞아봤나"-"원전 가봤나"... 김황식 '뭇매'

 

당장 이날 오전부터 원전 안전성 문제와 고유가 문제에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한 질타가 김 총리에 집중됐다. 특히 전날(7일) 내린 비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능이 섞여 인체 유해 가능성이 제기됐는데도 김 총리가 '비를 맞아도 괜찮다'고 한 발언도 문제가 됐다.

 

조경태 민주당 의원이 "전문가들이 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는데 국민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나"라고 따지자 김 총리는 "국민들의 쓸데없는 불안을 해소하는 데 필요한 발언이었다"고 맞섰다.

 

하지만 조 의원이 "어제 비 맞아봤나"라고 되묻자 황 총리는 "하루 종일 국회에 있어 (안 맞았다)"고 얼버무렸다. 이에 조 의원이 "(국민에게도) 가능한 한 안 맞아야 한다고 해야 했다"고 따지자 김 총리는 "그 말 자체가 모순"이라면서 "감기 때문에라도 일부러 맞을 필요는 없다고 덧붙이고 싶었지만 암이나 신체적인 위해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는 전문가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 의원은 "지경부 보고 자료에 고리 원전 1호기가 2007년부터 계속 고장 없이 운전 중이라고 돼 있는데 실제 낙뢰로 가동 중지 2건이 있었다"면서 "왜 정부가 거짓말하나"라고 따졌다. 이에 김 총리가 "내용을 모른다"고 답하자 조 의원은 "총리가 원전에 한 차례도 안 가고 내용을 모르니까 국민이 불안해 하고 이 정부를 못 믿는거다"고 따졌다.

 

이에 김 총리는 "총리가 원전 지식이 없어 한번 둘러본다고 되는 게 없고 전문 학자들을 불러 논의한 걸 바탕으로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4월 22일까지 원전 안전점검으로 정밀 진단이 필요하면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 가동 중단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부실, 윤증현 기재부 장관 책임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도중 목을 축이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도중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 저축은행 부실 문제에 관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은 "윤증현 장관이 금융감독원장으로 재임하던 2006년 8월 부동산 파이낸싱 프로젝트(PF) 대출 관련 규제를 완화한 것이 오늘의 부실을 가져왔다"고 따졌다.

 

이에 윤 장관이 "당시 저축은행 동일인 대출 한도가 자기자본 20% 이내와 금액 기준 80억 이하로 이중 규제를 받고 있었는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8% 이상인 우량 저축은행에 대해선 80억 한도를 없앤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이 의원은 "88클럽(BIS기준 자기자본비율 8% 이상, 고정이하 여신비율 8% 이하) 완화는 동네 구멍가게 주인에게 백화점 경영하게 만든 것"이라면서 "(공적 자금 투입에 따른) 20조 원에 달하는 세금 부담에 따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도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에게 저축은행 검사, 감독 권한을 위임해 놓고 보고도 안 받았다"면서 "중앙회장을 재정부, 금감원 출신들이 맡으면서 감독당국이 제대로 일을 못한 것"이라고 책임을 추궁했다.

 

이에 김석동 위원장은 "검사, 감독 권한을 모두 위임한 건 아니고 정기적으로 수시로 하게 돼 있다"면서 "(임원들이) 퇴직 후 저축은행 등에 취업하지 않기로 자체 결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금자 보호한도 높여야" vs. "저축은행 리스크 높다" 설전

 

조경태 의원 역시 저축은행 영업정지 관련 김석동 위원장의 '말바꾸기'와 금감원 출신 임원의 저축은행 취업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현재 5000만 원까지인 예금자 보호 한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이 "미국의 예금자 보호 한도는 약 2억8천만 원(25만 달러)이고 일본은 1억4천만원인데 우리는 5천만 원"이라면서 "우리도 한도를 올릴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금융시장 안정성과 모럴헤저드를 봐야 한다"면서 "IMF에선 GDP의 1.5배를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는 2배 수준"이라며 문제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조 의원이 "미국은 5.2배고 일본 3.3배"라고 따지자 김 위원장은 "미국도 그렇게 가다가 2008년에 큰 어려움 겪지 않았느냐"면서 "오히려 상호저축은행을 일반 시중은행과 비슷하게 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고 맞섰다.

 

이에 조 의원이 "서민은 저축은행도 은행과 똑같이 생각한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법적으로 두 기관은 다르고 금리도 다르다"면서 "저축은행에 방문하면 5천 만 원까지 보호한다고 크게 써 붙여 놓는데 그게 리스크를 방증하는게 아니냐"고 반박했다.

 

한편 6일 대정부질문에서 신성범 한나라당 의원 질의에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과 관련 민주당 김태환 의원이 재차 확인하자 김 총리는 "유류세 인하가 세수 감소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지만 물가 안정이 중요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김황식#최중경#대정부질문#국회#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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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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