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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 지적 받고 '근조' 리본 단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카이스트 소속 학생과 교수의 자살이 이어지는 가운데 1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윈회에 출석한 서남표 총장이 회의 도중 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지적을 받고 뒤늦게 검은색 '근조'리본을 착용했다. 안 의원은 "오늘 왔으면 검은색 리본을 달고 오는 게 맞았다. 같이 온 부총장님도 총장님에게 그런 조언 해야 하는거다. 총장님은 대한민국 정서와 실정을 잘 모르는 듯하다"며 지적했다. 오전 회의를 마치고 화장실로 가는 서 총장(왼쪽 사진)의 가슴에는 출입증만 있지만, 회의를 마치고 교과위 회의장을 떠나는 서 총장의 가슴에는 출입증과 함께 검은색 '근조' 리본이 달려 있다.
▲ 야당 의원 지적 받고 '근조' 리본 단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카이스트 소속 학생과 교수의 자살이 이어지는 가운데 1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윈회에 출석한 서남표 총장이 회의 도중 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지적을 받고 뒤늦게 검은색 '근조'리본을 착용했다. 안 의원은 "오늘 왔으면 검은색 리본을 달고 오는 게 맞았다. 같이 온 부총장님도 총장님에게 그런 조언 해야 하는거다. 총장님은 대한민국 정서와 실정을 잘 모르는 듯하다"며 지적했다. 오전 회의를 마치고 화장실로 가는 서 총장(왼쪽 사진)의 가슴에는 출입증만 있지만, 회의를 마치고 교과위 회의장을 떠나는 서 총장의 가슴에는 출입증과 함께 검은색 '근조' 리본이 달려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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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총장은 1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교과위) 위원들의 사퇴 촉구를 끈질기게 버텨냈다.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 사태을 두고 "깊이 슬퍼하고 책임을 지겠다"던 발언과 '버티기'로 일관하는 태도 사이에선 온도 차이가 느껴졌다.

극찬받았던 서남표식 개혁에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것에 대해 서 총장은 "황망하다"고 표현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신의 개혁정책이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투였다.

대부분의 교과위원들이 등록금 차등제와 영어 강의 등에서 비롯된 지나친 경쟁 시스템을 이번 사태의 핵심적인 문제점으로 삼았지만, 일부 의원들이 '경쟁강화로 이룬 성과도 많지 않느냐'는 식으로 질의하자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를 나타내기도 했다.  

"카이스트의 국제 경쟁력이 2006년 198위에서 현재 60위~70위까지 올라간 이유가 혹독한 경쟁 시스템 때문이라고 보지 않느냐"는 배은희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서 총장은 "학생과 교수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카이스트의 국제 경쟁력이 올라간 데에는 자신의 노력이 작용했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

이런 장면들이 반복되자 일부 교과위원들은 "(서 총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3개월 만에 4명의 학생이 자살한 사태의 근원적인 해결보다는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 총장은 숨진 학생 중 일부는 위로 방문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상기 한나라당 의원이 "(자살한 학생들의) 유족들을 만나고 시간을 보냈느냐"는 질문에 서 총장은 "직접 만난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다"고 답했다. 서 총장은 "교직원들이 어떤 경우엔 '만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해서 못 만난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선 검은 리본 달아야" 지적에 뒤늦게 달기도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카이스트의 등록금 차등제를 '학점 0.01점 당 6만 원 짜리 고스톱'에 비유하며 "고스톱 판처럼 점당 수업료를 징수하는 제도는 비인간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비유가 서 총장에게 통하지 않았다. "고스톱을 아느냐?"는 안 의원의 질문에 서 총장은 "모른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어 안 의원은 "오늘 같은 날은 검은색 리본이라도 달고 나오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자살한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의 수장이 최소한의 예의조차 갖추지 않고 있음을 지적한 것. 결국 서 총장은 뒤늦게 검은 '근조' 리본을 구해 가슴에 달았다.

앞서 고스톱을 거론한 이유와 관련, 안 의원은 "고스톱이 뭔지 모를 만큼 서 총장이 대한민국 정서와 괴리돼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서남표#카이스트#교육과학기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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