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여행이야기 열세 번째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여행기는 마무리 단계입니다. 다음에는 오키나와 여행에서 만난 독일민중판화가 케테 콜비츠에 관한 이야기를 끝으로 오키나와 여행기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여행 마지막날인 화요일(1월 18일)은 월요일 휴관으로 둘러보지 못하였던 오키나와 현립박물관에 갔습니다. 아침 일찍 호텔을 나와서 오키나와 현립박물관에 들렀다가 공항으로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오키나와 현립 박물관은 전시관에 전시하고 있는 옛 유물들만 볼거리가 아니라 건축물도 꽤 유명하다고 합니다. 함께 여행하였던 건축가 허정도 선생의 설명에 따르면, 현립 박물관은 오키나와의 옛 성(슈리성이겠지요) 이미지를 형상화한 외관디자인으로 오키나와의 역사와 풍토를 상징하는 건물이라고 합니다.
이시모토건축사무소에서 설계하여 2007년 11월 개관한 이 건물은, 중앙부는 '나무 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이란 이미지를 공간화시켰으며 트리 형상의 철골가구로 짠 15m 높이의 공간을 가진 진입 홀을 두었고 그 양쪽에 박물관과 미술관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박스를 쌓아놓은 듯한 형상의 미술관과 박물관의 외부 재료로 사용된 PC판은 더블스킨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강렬하게 내려쬐는 오키나와의 태양으로부터 실내전시품을 보호할 뿐 아니라 각종배관 및 배수 등을 위한 공간으로도 사용된다고 하는데 바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울러 이 건물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생태건축으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오키나와 전통 건물을 형상화한 현대 건축물, 현리박물관
현립 박물관 마당에는 오키나와 전통가옥이 복원되어 있습니다. 박물관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마당에 있는 전통가옥 사진밖에는 보여드릴 것이 없습니다.
한편, 전시실 입구에는 오키나와 근해에서 서식하는 해양생물들의 모형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입구를 들어가면 옛 류큐와국 지도를 모형으로 만들어 놓고 해상교통 루트를 보여주는데, 류큐왕국이 해상무역 국가로서 동아시아 국제교역의 중심국가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연사 관련 자료도 전시하고 있는데, 공룡을 비롯한 원시동물들의 화석들도 전시되어 있고, 아울러 오키나와 본 섬과 부속 섬들에 서식하는 여러가지 동물들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상세한 한국어 통역기 설명 다 들으려면...
역사자료의 경우 근대 역사자료는 오키나와 평화기념자료관에 전시된 내용과 중복되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오키나와 평화기념공원과 자료관을 자세히 보고 온 여행자라면 근대 역사자료는 좀 지겨울 수 있습니다(솔직히 말하자면 근대사자료는 오키나와 평화기념 자료관 보다 못 합니다).
어쨌든 현립 박물관에는 구석기, 신석기 시대부터 시작하여 류큐 왕국시대, 쓰시마번에 지배 받던 시대 그리고 오키나와 전쟁과 미군 통치 시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는 역사 자료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현립박물관에도 한국어 통역기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시 유물에 대한 설명을 한국어로 들을 수 있습니다. 전시 유물에 대한 설명이 한국어로 자세하게 나오기 때문에 이 설명을 모두 들으면 1~2시간만에 박물관을 둘러 볼 수 없습니다. 친절한(?) 한국어 설명을 모두 들으려면 적어도 한 나절 이상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오키나와 현립 박물관 주변에는 마트에서부터 고급 쇼핑몰까지 몰려 있기 때문에 박물관 관람을 마친 후에 쇼핑을 하기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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