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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불입상 전북 문화재자료 제41호로 지정된 장수군의 ‘원흥 석불입상.
석불입상전북 문화재자료 제41호로 지정된 장수군의 ‘원흥 석불입상. ⓒ 하주성

지난 4월 2일 장수군의 문화재를 답사하다가 만난 거대석불입상. 장수군 산서면 마하리 477번지 원흥사 미륵보전 안에 모셔진, 전북 문화재자료 제41호로 지정된 '원흥 석불입상'이다. 이 석불은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나, 그 형태로 보아서는 고려시대의 거대석불입상에 속하는 것 같다.

원흥 석불입상은 현재 이곳에 있는 원흥사 미륵보전 안에 소재하고 있는데, 그 전체 높이가 4m나 되는 거대석불이다. 이 석불은 문화재청 소개에는 '삼국시대의 석불'로, 장수군청 소개에는 '고려 중엽'에 조성된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 또한 이외에도 석불입상의 무릎 아랫부분이 땅에 묻혀 있다고 소개를 하고 있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미륵보전 새롭게 조성한 미륵보전.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의 팔작지붕이다
미륵보전새롭게 조성한 미륵보전.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의 팔작지붕이다 ⓒ 하주성

땅 속에 묻힌 부분이 또 있다는 것인지

문화재청 안내에도, 장수군청의 소개와 절에 세워진 문화재 안내판에도 '현재 1m 정도가 땅 속에 묻혀 있다'라고 소개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 원흥 석불입상은 땅 속에 묻힌 부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서로가 맞지 않는 이러한 문화재 안내문들 때문에, 종종 혼란을 겪기도 하는 것이 우리 문화재의 현실이다.

이 석불입상을 보려고 원흥사를 찾아가 사진을 좀 찍겠다고 부탁을 했다. 절의 공양주 인 듯한 분이 나와 곤란하다는 듯 이야기를 한다.

"우리 스님은 부처님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세요." 
"신문에 내려고 하는데, 사진 몇 장만 찍을게요."
"지금까지 수도 없이 그런 소리를 들었어요. 홍보를 해주겠다고"
"그랬나요?. 저는 <오마이뉴스>에서 왔는데, 꼭 소개를 하겠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너무하지. 사진만 찍어가고 나온 데는 없어요."

이런 경우는 참 난감하다. 요즈음은 문화재 답사를 다니는 사람들이 꽤 많아진 듯하다. 답사를 하다가 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도 그동안 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듯한데, 소개가 되지 않아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다니. 이런 경우 내 잘못은 아니지만,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머리 머리가 큰 편이며 귀는 어깨까지 늘어졌다. 눈과 입은 작고 코는 크다
머리머리가 큰 편이며 귀는 어깨까지 늘어졌다. 눈과 입은 작고 코는 크다 ⓒ 하주성

손 가슴께로 끌어올린 손은 소매속으로 감췄다
가슴께로 끌어올린 손은 소매속으로 감췄다 ⓒ 하주성

둔탁한 느낌이 드는 거대석불

원흥 석불입상은 머리가 큰 편이다. 소발에 이마에는 백호가 있고, 목에는 삼도가 있으나 분명하지가 않다. 큰 얼굴에 비해 눈과 입은 작고 코는 큰 편이다. 귀는 어깨까지 닿을 듯 늘어져 있다. 이 석불입상은 노천에 방치가 되어 있던 것을, 1904년 마을에 사는 이처사 부부가 꿈을 꾼 뒤 전각을 조성해 모셨다고 한다.

그 뒤 1972년 주지 김귀수씨가 법당 중앙에 위치하도록 설계하여 안치하였는데, 석불의 머리 위에는 모자가 얹혀 있었다고 한다. 현재의 석불은 모자가 없으며, 몸에 비해 얼굴이 큰 편이다. 신체의 어깨와 몸의 너비가 같은 것이 전체적으로는 둔해 보인다. 더욱 목이 매우 짧게 표현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더 드는 것만 같다.

주름 안내판에 땅속에 묻혀있다는 부분이 보인다. 무릎부분의 색이 다르게 나타난다
주름안내판에 땅속에 묻혀있다는 부분이 보인다. 무릎부분의 색이 다르게 나타난다 ⓒ 하주성

발 대좌위에 놓인 발은 원래의 것이 아닌 듯하다
대좌위에 놓인 발은 원래의 것이 아닌 듯하다 ⓒ 하주성

고려불로 추정되는 석불입상

어깨에 걸친 법의는 통견으로 옷 주름이 다리부분까지 늘어져 있다. 양 어깨를 감싼 법의는 가슴이 거의 노출되었고, 양 소매와 배 아래쪽으로는 형식적인 옷주름을 표현하였다. 가슴 부분에 모아 댄 손은 양 소매에 넣어 감추고 있으며, 배 아래쪽으로 표현한 옷 주름은 양편으로 갈라져 있다.

형식적으로 표현한 옷 주름은 무릎 아랫부분에서 마무리를 하였고, 그 밑으로는 안치마를 겹쳐 입었다. 현재 놓여있는 발은 원래의 것이 아닌 듯하다. 석불입상의 크기나 표현양식으로 보아 고려시대의 거대석불로 추정되는 원흥 석불입상. 찍을 수 없다고 하면서도 문까지 열어주는 바람에 촬영을 할 수 있었지만, 바로잡지 않은 안내판으로 인해 썩 기분이 좋지는 않다. 그래도 부처님의 마음으로 이해를 하고 다녀야 하는 것인지.


#원흥석불입상#장수#문화재자료#고려#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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