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을 향해 "공부 좀 하고 이야기 하십시오"라고 소리친 지난 15일 발언에 대해 마지못해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김 본부장은 19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야당 의원들로부터 문제의 '강기갑 공부해' 발언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받고 "재발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답했다.
김 본부장은 자신의 '강기갑 공부해' 발언이 나올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내가) 갑자기 끼어든 것은 아니다, 내 기억에 강 의원이 제게 질문을 했는데, 그 내용이 다소 많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가 차분히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었다"며 "'내용을 알고 얘기하시는 게 좋겠다'는 말을 한다는 게 그렇게 전달이 됐다, (내 태도가) 곱게 비쳐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의 답변은 재발방지 약속에 그쳤지만, 이 답변을 받아내는 데에도 여야 의원의 토론이 필요했다.
이날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강기갑 의원이)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해서 (김 본부장이) 차마 표현하기 어려운 ('공부 좀 하고 이야기 하라'는) 얘길 했다"며 "이 자리에 강기갑 의원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정부의 국회 무시에 대해 걱정하는데 한 말씀 하라"고 사과를 권유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최 의원이) 말씀하신 취지를 잘 알겠다"고만 답했다.
김영우 한나라당 의원은 "제가 보기에도 김 본부장이 과한 표현을 쓰신 것은 맞다"면서도 "강기갑 의원도 법안소위원장이 의사진행을 잘못된 방법으로 방해했다, 물리력을 썼다는 점에선 강기갑 의원도 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의원이 "의원들 간의 문제는 별도 문제"라면서 다시 한번 김 본부장에 사과나 해명을 요구했다.
남경필 위원장 대신 사회를 맡고 있던 민주당 간사 김동철 의원이 "김 본부장은 정부의 기관장으로서 여러 가지 언론보도를 통해 물의를 빚은 바 있지 않느냐, (문제 발언) 거기에 대해 사과 겸 해명 한 말씀 하시는 게 좋겠다"고 거들고 나선 뒤에야 김 본부장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15일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한·EU FTA 비준동의안 처리가 무산된 상황에서, 외통위원이 아닌 강 의원이 물리력 저지에 나서면서 "정부 대책이 부실하다"고 항의하자, 김 본부장이 "공부 좀 하고 이야기하십시오"라고 외친 바 있다. 당시 김 본부장은 사과를 요구하는 강 의원을 뒤로 하고 회의장을 나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