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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는 20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스마트홈 기자간담회에서 유아용 로봇 '키봇'을 선보였다. 맨 왼쪽이 서유열 KT 홈고객부문 사장.
KT는 20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스마트홈 기자간담회에서 유아용 로봇 '키봇'을 선보였다. 맨 왼쪽이 서유열 KT 홈고객부문 사장. ⓒ KT 제공

몸을 쓰다듬으면 머리를 흔들며 "기분 좋아"를 외치고, 엉덩이를 만지면 "뿡뿡" 소리를 낸다. 또 책상 위를 제멋대로 돌아다니다가도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동작을 멈추고 후진한다.

KT가 어린이날에 맞춰 오는 25일 출시할 예정인 유아용 로봇 '키봇'이다. 여기까지 보면 일반 완구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숭이 장난감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키봇은 여기에 다양한 IT 기술을 접목했다.

아이가 아빠 그림이 붙은 RFID(무선인식 전자태그) 카드를 갖다 대면 아빠와 직접 영상통화를 할 수 있고 거꾸로 부모 휴대폰으로 키봇을 원격 조종해 아이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또 와이파이(무선랜)와 연결해 스마트폰처럼 동화나 동요 콘텐츠를 내려 받아 볼 수도 있고 일반 전화기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KT 가정용 로봇, 5년 전에도 나왔다?

KT는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키봇'을 공개했다. 서유열 홈고객부문 사장은 "'키봇(kibot)'은 '키즈(kids)'와 '로봇(robot)'의 합성어로 산업용이 아닌 일상 생활에 접목한 세계 첫 상용 로봇"이라고 밝혔다.  

KT는 이날 자사 스마트홈 전략의 하나로 키봇을 소개했지만 사실 KT의 가정용 로봇 사업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T는 2006년 당시 정보통신부와 100만 원대 '국민 로봇' 사업을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시범 사업만 벌이다 흐지부지됐다. 이후 지난해 5월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 '키봇'의 전신인 미디어 로봇 '몽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서유열 사장은 이날 "키봇은 (국민 로봇과 몽이) 연속선상에서 만들어져 그동안 정부와 개발한 핵심 기술들이 그대로 탑재됐고 특허가 43가지 들어가 있다"면서 "그때는 너무 무겁고 너무 앞서가 실패했기 때문에 실생활에 필요하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차원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또 "로봇 사업은 유무선 통합 인프라가 깔려야 성공할 수 있는데 4년 전엔 그런 통신망이 없었다"면서 "이젠 가정마다 와이파이와 초고속인터넷이 깔려 로봇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고 RFID 기능도 활성화됐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서 사장은 "지난해 초 삼성, LG 등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공개 설명회를 열었지만 삼성, LG는 관심은 있는데 초기 비용이 많이 들 것 같다며 물러났다"면서 "작년 8월부터 아이리버와 개발을 시작해 6개월 정도 걸렸고 개발 비용은 40억 정도 들었다"고 밝혔다.

 KT가 20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스마트홈 기자간담회에서 선보인 유아용 로봇 '키봇'
KT가 20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스마트홈 기자간담회에서 선보인 유아용 로봇 '키봇' ⓒ 김시연

매달 사용료 부담... 콘텐츠 떨어지면 '애물단지'

5년 전과 비교해 로봇 부피나 무게도 줄고 가격도 50만 원대로 절반 정도 떨어지긴 했지만 가정에 널리 보급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3~7세 유아를 대상으로 해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은 맞벌이 부부들에게 적당한 제품이지만 어린이날 선물로는 아직 부담스런 가격이다. 부가세 포함 53만 원대인 제품 가격도 문제지만 매달 서비스 이용료를 7000원씩 내야 한다.

또 기본 제공되는 국내 통화 100분과 디지털 콘텐츠 10편 외에는 추가 통화료와 건당 500~1000원인 콘텐츠 요금은 추가 부담해야 한다. 그나마 현재 확보된 콘텐츠도 동요 156편, 동화 37편, 애니메이션 97편, 게임 10편 등 300편 정도에 불과하다.

제품 보급에 달렸지만 아이패드처럼 자발적인 에코시스템이 형성돼 유아용 콘텐츠 공급이 꾸준히 이뤄질지도 관건이다. 장난감에 쉽게 싫증을 내는 유아들 특성상 키봇도 콘텐츠가 떨어지면 자칫 몇 달 못 가 '집안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원격 조종 기능 등을 활용해 유아용 뿐만 아니라 다른 스마트 가전 기기와 연결해 쓰임새를 좀 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차라리 일반 가정집보다는 어린이집 등 영유아 보육시설에 보급하거나 장난감 대여점을 통해 '임대용'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단 KT는 초기에 대중 마케팅보다는 입소문 마케팅에 주력할 계획이다. 온라인 외에 초기 오프라인 판매장도 서울 강남, 분당 등 수도권 4곳에 한정했다.

서유열 사장은 "우선 1000대만 팔아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해보고 필요하다고 느낄 때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처음 나와 부족한 면이 있지만 첫 고객들 반응을 보고 제2버전,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키봇#KT#유아용 로봇#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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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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