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진보진영을 아우르는 '싱크탱크 네트워크'가 뜬다.
미래발전연구원,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새사연), 생활정치연구소, 젠더사회연구소, 진보와 개혁을 위한 의제27, 코리아연구원, 풀뿌리지역연구소 등 진보개혁 성향의 싱크탱크 8곳이 오는 3일 오전 9시 30분 프레스센터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더 많은 복지,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많은 평화"를 목표로 '복지국가와 민주주의를 위한 싱크탱크 네트워크(아래 복민싱크네트)'를 출범시킨다.
노무현 정부에 참여했던 지식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미래발전연구원부터 진보적 경제, 사회정책 개발에 주력 해 온 새사연, 보편적 복지 담론을 주도해 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등 각 분야에서 진보 개혁적 의제 개발을 선두해 온 싱크탱크들이 '연합군'을 결성한 셈이다.
연합군을 이끌 공동대표로는 참여정부 전 사회정책수석이었던 김용익 서울대 교수(미래발전연구원 원장), 정태인 새사연 원장,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생활정치연구소 소장), 홍종학 경원대 교수(진보와 개혁을 위한 의제27 공동대표)가 선임됐다.
운영위원회에도 8개 싱크탱크들의 주요 인사들이 골고루 참여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진보와 개혁을 위한 의제27 공동대표)가 운영위원장을 맡기로 한 가운데, 김수현(세종대 교수, 미래발전연구원 부원장), 손혁재(풀뿌리지역연구소 상임대표), 이상이(제주대 교수.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이숙진(젠더사회연구소 소장), 이정철(숭실대 교수, 코리아연구원 상임기획위원장) 등이 운영위원으로 위촉됐다.
'싱크탱크 네트워크' 출범... 2012년 총·대선 정책연합 밑그림 그린다연합군의 목표는 분명하다. 이들은 단기적으론 2012년 총·대선을 위한 '진보적 정책 대안 개발'을, 장기적으론 '민주적 복지국가 구축'을 목표로 내세웠다. 야권이 정권교체를 목표로 각종 연합·통합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연구자 그룹이 먼저 뭉쳐서 야권연대의 구체적 내용을 채우는 작업을 벌이는 셈이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진보개혁적 싱크탱크들은 우리 사회의 복합위기에 맞서서 새로운 국가비전과 정책대안 개발을 모색해 왔다"며 "이제 우리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더욱 유기적이고 생산적인 협동작업을 통해 새로운 비전과 정책개발에 주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연구자들은 철지난 이념논쟁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를 건 보수와 진보 사이의 대안 경쟁으로 우리 정치와 시민사회의 미래가 더욱 역동적이고 풍성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마련됐다. 이들은 창립기념 심포지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계승과 발전'을 시작으로 매월 한반도 평화·복지국가·연합정치·소셜미디어 등을 주제로 연속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다.
복민싱크네트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야말로 우리 민주화 운동의 성취이자 한계라 생각한다"며 "이 심포지엄을 통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소중한 유산을 적극적으로 계승하는 동시에 과거의 한계를 과감히 뛰어넘는 새로운 비전과 대안을 모색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연속 심포지엄과 함께 ▲ 국가비전팀 ▲ 정치개혁팀 ▲ 국제관계팀 ▲ 경제정책1팀(국내) ▲ 경제정책2팀(대외) ▲ 경제정책3팀(일자리·노동정책) ▲ 사회정책1팀(보건·복지정책) ▲ 사회정책2팀(교육) ▲ 사회정책3팀(주거) ▲ 사회정책4팀(여성·환경·문화) 등 총 10개의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구체적인 정책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용익 교수 "진보적 담론, 현실적 정책으로 전환할 것"복민싱크네트는 특히, 내년 총·대선에 대비해 시민정치운동을 펼치고 있는 시민사회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해 역할 분담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민정치운동체 '희망과 대안', '내가 꿈꾸는 나라' 등과 논의해 ▲ 수도권 및 지방순회 강연 ▲ 시민교육프로그램 ▲ 정책 책자 및 워킹페이퍼 발간 등을 담당하고 향후 연합정치에서 요구되는 가치·정책연합의 구체적인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복민싱크네트의 공동대표 김용익 교수는 "진보진영의 학자들이 한국사회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공동으로 모여 모색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과거 선거 때마다 각 후보 진영으로 흩어져 공약 작업을 했던 학자들이 이번엔 정책연합의 형태로 내년 총·대선의 공약을 미리 마련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연속 심포지엄을 통해 학자들이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외부의 의견도 들을 것"이라며 "각 정책대안 개발TF팀은 이와 병행해 구체적인 콘텐츠를 생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사회와 공동행보를 하는 것에 대해선 "정책개발 작업이 학자들의 연구결과만 갖고 하는 게 아닌 만큼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그들의 문제의식을 (정책개발에) 녹여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운영을 경험한 학자들도 있는 만큼 진보적 담론이 현실성과 구체성을 띤 구체적 정책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