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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남북관계 개선엔 무관심 … 카터 방북 깎아내리기 급급

<조선> "모두가 카터 방북 성가셔 한다"

<동아> "카터는 김정일 앵벌이 대변"

<중앙> "카터, 북한만 편애"

<한겨레>·<경향> 북 '정상회담 제의' 배경‧가능성 분석

 

지난 26∼28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전직 국가수반 모임 '엘더스 그룹'(The Eders)의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 등이 평양을 방문했다. 이들은 출국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의 심각한 인도주의적 실상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한반도를 방문한다"고 방북 목적을 밝혔다.

 

카터 일행은 방문 첫날 북한 실세로 불리는 리용호 외무성 부상의 영접을 받고, 박의춘 외무상을 만났다. 27일에는 북한 헌법상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는 등 단순한 '민간 차원의 방북' 이상의 무게가 실린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카터는 28일 방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공항으로 가는 도중 연락을 받고 다시 초대소로 가서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를 받았다"며 "김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언제든지 만나 모든 주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방북 중 북한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며 "예전에 막아둔 식량 배분 모니터링을 허용했고, 핵과 군사적 문제를 미국뿐만 아니라 남측과도 논의할 의향을 밝힌 것"을 꼽았다.

 

한편 카터 일행이 가져온 북측의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정부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카터 일행은 이 대통령과의 만남을 원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카터는 "안보, 핵, 인도주의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관련 당사자의 대화 재개가 필요하지만 남북관계에서 이른 시일 내 돌파구가 마련될 조짐이 없다"면서 안타까움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주요 신문들은 모두 카터가 가져온 북측의 '정상회담' 제안을 다뤘다.

 

경향신문은 북측의 회담 제안 의도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카터 일행이 남북 간 대화와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이 단절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과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한겨레신문은 북측이 '정상회담' 제안을 했지만 실제로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두 신문은 카터 일행의 방북부터 이들이 방북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갖고 올 것인지, 남북 관계 개선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등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반면 카터 일행의 방문에 못마땅한 반응을 보였던 조중동은 북측의 제안을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일'로 다뤘다. 조중동은 정부의 냉담한 반응을 '당연한 것'으로 전하고, 카터 방북을 '김정일의 대변인 노릇'을 한 것으로 깎아내렸다. 김 위원장이 카터를 '만나주지' 않은 것은 그를 홀대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카터가 '북한 인권에 문제가 있지만 서방세계가 나선다고 해결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미가 북한의 식량지원을 막고 있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인도적 지원을 촉구한 것을 묶어 북한의 인권침해를 한미에 떠넘긴다는 식으로 맹비난했다.

 

<"김정일 위원장 정상회담 제안">(경향, 1면)

<"김정일, 6자 당사국과 언제든 조건없는 대화 용의">(경향, 5면)

<직접 대면 부담‧건강 문제…해석 분분>(경향, 5면)

<카터 김정일 정은 만나 그들 얘길 듣고 싶다>(경향, 2면/4.26)

<김 위원장도 평양 체류>(경향, 1면/4.27)

<'카터 방북단' 어제 현지 도착 김 위원장도 평양 체류>(경향, 1면 / 4.27)

<김정일 위원장 '대외 메시지' 받아올까>(경향, 5면 / 4.27)

<"카터 개인적 방북" 선긋기 정부 눈에는 '불편한 제3자'>(경향, 5면 / 4.27)

<카터, 김정일 면담 성사냐 불발이냐>(경향, 6면 /4.28)

 

경향신문은 카터 일행이 가져온 북측의 '정상회담 제안'을 1면에서 전하고 정부의 냉담한 반응을 덧붙였다.

 

5면 <"김정일, 6자 당사국과 언제든 조건없는 대화 용의">에서는 카터 일행이 가져온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전향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사는 카터 등이 기자회견에서 북측의 메시지와 함께 '남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남북관계가 개선될 조짐이 없다는 점', '북한의 굶주림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인도주의적 지원에 나서지 않는 점'을 안타까워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조중동이 문제 삼은 식량지원 발언은 전혀 다른 맥락으로 전해졌다. 기사는 카터 일행이 북한 식량난은 "만성적 위기고 북한 정부가 대처하지 못해서 생긴 문제"지만 "인도주의적 문제는 정치적 문제와 분리해 다뤄야 한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는 데 초점을 뒀다.

 

같은 면 <직접 대면 부담‧건강 문제…해석 분분>에서는 김 위원장이 카터 일행을 만나지 않은 배경을 분석했다. 기사는 한미 당국이 카터 방북을 "개인 차원의 방북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북측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대독하는 "우회로를 선택했다는 분석"을 전했다. 그러면서 돌아가던 카터 일행을 돌려세워 메시지를 전한 데 대해 "극적 효과를 노리면서 남측과 국제사회에 할 말은 하겠다는 계산된 행동"으로 보인다며, 카터가 밝힌 '김정일 친서'에 "이명박 대통령과 남북 정상회담이나 비핵화 수용 가능성 까지 중대한 입장이 포함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상 문제'가 카터 일행을 만나지 않은 이유로 언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8일 경향신문은 카터 일행의 방북에 대해 "북측에서 상당한 예우를 받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하며 김 위원장과의 만남 여부에 주목했었다.

 

<카터 "김정일, 남북정상회담 제안>(한겨레, 1면)

<"공항 가다 연락받고 돌아가자 외무 부상이 봉투 꺼내 읽어">(한겨레, 8면)

<북, 정상회담 '떠보기'식 제안…말로만 끝날 가능성>(한겨레, 8면)

<김 위원장도 못 만나고 이 대통령도 못 만나나>(한겨레, 8면)

<카터 "김정일․김정은 만나길 원한다">(한겨레, 2면/4.26)

<카터 방북, 남북대화 재개 기회로 활용하길>(한겨레, 사설/4.26)

<북-미, 한-중 '동시접촉'…화해무드 만들까>(한겨레, 9면/4.27)

<북 "카터,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담화 나눠">(한겨레, 8면/4.28)

 

한겨레신문은 8면에서 북측의 제안을 분석했다.

 

기사는 카터가 김 위원장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전달한 메시지는 아니지만 사실상의 정상회담 제의"를 가져왔지만 정부는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냉담한 반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의 이런 태도는 이미 예견되었다며 26일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한 북한의 간접적인 남북대화 제의를 공식 제의로 인정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 북한의 메시지 전달 방식이 "진지한 정상회담 제의로 받아들이기엔 문제투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면서 "정부 태도와 북한의 메시지 전달 형식에 비춰, 이번 정상회담 제의가 뒷심을 받아 제 궤도에 올라서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앞서 27일 한겨레신문은 카터 방북과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한이 동시에 이뤄진 사실에 주목하며 "북-중, 미-중, 한-미를 오가던 다양한 외교적 흐름들이 카터 전 대통령과 우 대표를 매개로 한 남북 사이 간접 소통으로 집약되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측이 전향적 메시지를 던질지 관심이 모아지지만, 정부에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연계해야 한다는 시각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런 제안이 오더라도 "정부가 덥썩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카터의 '인권 모순'>(조선, 6면)

<"카터, 김정일의 대변자 노릇">(조선, 6면)

<韓․美․北이 모두 성가셔 하는 카터 한반도 방문>(조선, 사설)

<북한 가는 카터, 한국에 北식량난 책임 화살>(조선, 8면/4.26)

<金외교 "카터는 제3자…그의 발언에 무게 안둔다">(조선, 4면/4.27)

<[조선데스크]대북지원이라는 毒>(조선, 칼럼/4.27)

 

조선일보는 6면 기사 <노벨평화상 수상자 카터의 '인권 모순'>를 통해, 카터가 기자회견 과정에서 '서방세계가 북한 인권문제에 관여할 수 없다'고 답변한 것과 '한국과 미국이 인도적 대북식량 지원을 의도적으로 억제하고 있다'고 비판한 사실을 두고 "김정일 정권의 책임에 대해선 눈을 감고 한국과 미국을 거꾸로 인권침해국이라고 몰아세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면 <"카터, 김정일의 대변자 노릇">에서는 미국의 '북한자유연합'이라는 단체 대표가 카터를 '김정일의 대변자'로 비난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 사설 ⓒ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설에서는 카터를 향해 한반도 평화 문제에서 '손을 떼라'는 주장을 폈다. 

 

조선일보는 카터가 "이번 방북 직전 북한 식량난의 책임을 한국에 돌리는 립 서비스까지 하면서 공개 구애까지 했지만 결국 김정일을 만나지 못했다"면서 '김정일이 정상회담 하자고 조르는 것이 무슨 대단한 뉴스냐'고 그의 방북 의미를 깎아내렸다.

 

또 "북의 평화협정 체결 주장이야 한 해 두 해 된 얘기도 아닌데 그걸 대변하겠다고 각국 전직 수반들까지 대동하고 굳이 평양 땅까지 날아갈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나아가 북한은 카터를 "문전박대" 하고 있다면서 "한미 정부가 외면하는 카터 전 대통령을 더 이상 이용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한 뒤, "카터 전 대통령도 이제 한반도의 남북 관계 사이에서 자신의 역할이 소멸됐다는 사실을 받아드릴 때가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카터의 궤변 … "한‧미, 대북식량 중단은 북한 인권침해">(중앙, 2면)

<"김정일 여우처럼 교활 북핵 현실적 해법은 북 정권 변화시키는 것">(중앙, 14면)

<지미 카터의 북한 편애>(중앙, 사설)

<카터 "김정일․정은 만나고 싶다">(중앙, 6면/4.26)

<[박보균의 세상탐사]카터 인권의 불편한 진실>(중앙, 칼럼/4.27)

 

중앙일보는 2면에 카터의 방북 결과 기자회견 소식을 다루면서 그가 한국과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중단을 비판한 데 초점을 맞췄다. 기사는 정부의 냉담한 반응과 함께 "인권 등 현안 전반에서 일방적으로 북한을 두둔한 카터의 언행이 실망스럽다"(외교소식통),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김정일 정권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북한자유연합 대표) 등의 발언을 인용했다.

 

14면에서는 자사가 주최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의 인터뷰를 실었다. 기사는 "한미동맹을 10점 만점에 8.5점을 주겠다"는 등 이명박 정권의 한미동맹 성적이 좋다는 주장을 부각하는 한편, 카터 방북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사설 <지미 카터의 북한 편애>는 카터가 북한의 인권문제를 외면하고 "북한당국의 비위를 맞추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며 "'북한문제 해결의 중재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선 북한에 들어가야 하고, 그러려면 북한의 인권탄압자들과 잘 지내야 한다는 단선적 사고에 빠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카터는 (김 위원장의) 전달자의 역할만 충실하게 이행한 꼴"이라면서 "이번 방북을 계기로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 편애 입장에서 한반도 문제를 중재하겠다는 발상을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7일 중앙일보는 칼럼 <카터 인권의 불편한 진실>(박보균 편집인)을 통해 카터의 인품과 대통령 재임기의 성과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칼럼은 "지미 카터의 이미지는 복잡하다"면서 "순수하고 고매하지만 편향과 위선적 면모도 드러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그의 대통령 재임시기는 미국의 침체기", "그의 리더십은 어설펐고 무기력했다"면서 방북 활동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지금 카터가 평양에 가서 '인도주의'를 언급하지만 '인권'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카터의 태도가 순수하고 진정성을 갖춘 듯하면서 비겁하고 정직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는다"는 등 그의 대북 행보를 비판했다.

 

<정부 "새롭지 않고 형식 잘못된 제안">(동아, 6면)

<북, 공항가던 카터 불러 '메시지'만 읽어줘>(동아, 6면)

<"김정일 대변인 노릇하는 카터가 부끄럽다">(동아, 사설)

<오늘 북한 가는 카터, 김정일-정은 만날까>(동아, 6면/4.26)

<"北 식량난 도와줘야 한다"며 평양 간 카터>(동아, 6면/4.27)

<"카터 방북성과 큰 기대 안한다"는 김성환>(동아, 6면/4.27)

<"카터 방북은 잘못된 일" WSJ 정면 비판>(동아, 12면/4.28)

 

동아일보도 6면 기사들을 통해 카터 일행이 가져온 '정상회담' 제안에 정부가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전하는 한편, 카터가 북측으로부터 '홀대'를 받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사설 <"김정일 대변인 노릇하는 카터가 부끄럽다">는 '한국과 미국이 의도적으로 식량지원을 중단한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는 카터의 발언을 언급하며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자행해 지원이 중단된 사실은 제쳐두고 두 나라를 매도하는 궤변"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카터가 '핵실험과 무력도발을 잊어버리고 식량이나 달라'는 북한의 앵벌이를 대변하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카터#방북#조중동#식량난#대북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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