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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7 재보선 패배 이후 2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원희룡 사무총장이 눈가를 만지며 생각에 잠겨 있다.
4.27 재보선 패배 이후 2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원희룡 사무총장이 눈가를 만지며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4.27 재보선 패배 이후 2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 김무성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4.27 재보선 패배 이후 2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 김무성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최종신: 2일 오후 9시 50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판은 말미에서야 나왔다. 차명진 의원은 "4·27 재보선 등에 대한 국민의 평가 잣대는 한나라당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이라며 "이 대통령의 집행 스타일이 독단적이다"라고 말했다.

차 의원은 "(대통령의 인기가 없는) 구조적 문제로는 제왕적 단임 대통령제에서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도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이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기대했다가 과도하게 실망했다는 점"이라며 "제도적 문제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가 패키지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선주자들이 총선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친이계로 김문수 경기지사와 각별한 사이인 그는 연찬회 발언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지금 우리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 (청와대의 지시에 따르는) 아바타 정치도 있지만 핵심은 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평가인데, 국민이 이 대통령이 못했다고 본다"면서 "이 대통령만 싸고도는 청와대 사람들은 이 대통령 앞에서는 예스맨이고 국민 앞에서는 벽창호다"라고 맹공했다.

그는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정책의 좌우(이념과) 상관없이 국민은 현장성이 없다고 본다"며 "4대강은 옹고집이고 무상보육은 뒷북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이 대통령 비판에 대해 "이런 얘기가 나올 줄 알고 기다렸는데, 나오지 않아서 내가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을 했던 이춘식 의원은 "많은 분들이 노동계, 불교계가 (한나라당에 대해) 안 좋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문제 해결방식이 다 있다"며 "팔 걷고 다가가면 안 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역시 친이계로 직전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4·27재보선에서 패배한 분당을 옆 지역구인 분당갑의 고흥길 의원도 "물 좋은 탑을 잃어버린 선거패배의 책임이 크다"고 사과한 뒤 "양심을 걸고 말하는데 우리가 (지도부로) 있는 동안 청와대 지시받은 것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또 "이제부터라도 난국 돌파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총선과 대선에서의 만회 기회가 있다"며 "오늘을 계기로 비대위 구성 잘하고, 원내대표 잘 선출하고, 국민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찬회 100명 정도만 참석하고 있어 유감"

 4.27 재보선 패배 이후 2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 김무성 원내대표와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가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4.27 재보선 패배 이후 2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 김무성 원내대표와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가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이들에 앞서 오후 5시쯤 민주당과의 한-EU FTA 협상을 위해 연찬회장에서 나가기 직전 김무성 원내대표는 "(전체 의원 171명 중) 100명 정도가 연찬회에 참여하고 있어 유감이고, 원외당협위원장들도 합동회의를 했어야 했는데 시간상, 상황상 미처 그런 부분에 대해서 배려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이 청와대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왔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사실이 그렇지 않음에도 호도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청와대로부터 일방적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들어주지 않은 것도 많으며 (이 대통령과) 독대 한 번 없었고 수고 전화만 몇 번 받았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 때문에 골목길 민원을 들어주지 않아서 여론이 안 좋은 점이 있으며, 구제역은 초등 대응에 실패해서 커졌고, 물가는 환율조정해야 하는데 대처가 늦었고 집값문제도 대처가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찬회 토론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치열한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한나라당 의원은 "너무 점잖게들 하니까…"라고 김 원내대표의 발언 배경을 전했다.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7시 10분까지 약 10시간 동안 계속된 연찬회는 전체 51명이 발언했다. 시작 무렵 140여 명에 달했던 참석 의원수는 종료 시점에는 80여 명으로 줄었고, 이재오 특임 장관과 이상득 전 부의장, 안상수 대표는 불참했다.

[6신 : 2일 오후 5시 50분]

"새 원내대표, 청와대에 '노'할 수 있어야"

2일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는 오후 들어서도 인적 쇄신에 대한 요구가 봇물을 이뤘다. 오는 6일 새로 뽑힐 원내대표부터 청와대에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나라당의 변화와 혁신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었다.

초선의 강석호 의원은 "(새로 뽑힐)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전달하고 직언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비대위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당에서는 지도부가 사퇴를 선언했는데, 정부에서는 아무 책임도 안지고 있다"며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곳이 청와대"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당정청 관계를 명확하게 하고 당이 중심이 돼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동 의원은 "비대위에서 당정청 관계 회복을 선결해야 한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연령, 성별, 계파를 초월한 올스타팀 구성"이라고 말했다.

임동규 의원은 "민심은 변하는데 당이 청와대만 쳐다보고 대통령의 정책에 '노'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며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청와대에 (소신을) 이야기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또 "세대교체가 아니라 인적교체를 해야한다, 소신을 가지고 한나라당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이 들어와서 정부를 견제하고 정부 정책이 나쁜 것은 들어줘서는 안된다"며 "과감히 '노'라고 할 수 있는 대표단을 뽑아서 우리 당을 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현재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안경률, 이병석, 이주영, 황우여 의원 등 4명의 후보들이 모두 사퇴해야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조원진 의원은 "이 네 분은 모두 존경하는 선배들이지만 이분들 중 원내대표가 나올 때 국민들이 한나라당의 변화라고 볼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변화는 4명의 원내대표 후보가 사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연찬회에서 나온 의원들의 절박한 마음을 청와대에 직보하고 회전문 인사에 대한 문제점도 직언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배영식 의원은 "대구의 한나라당 의원들도 경제 정책 실패로 인해 민심이반이 심각하다고 본다"며 "새 당대표는 한나라당의 미래 비전을 같이 고민할 분을 밖에서 모셔와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연대에 대한 위기감도 묻어 났다. 안효대 의원은 "울산 동구 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4%p 차이로 이겼는데 야권연대의 위력을 이번에 봤다"며 "빠른 시일 내에 보수세력의 화합과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석호 의원도 "한나라당 나름의 보수 연합이 필요하다"며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와 지금이라도 당장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5신 : 2일 오후 3시 20분]

정두언 "친이 2선 후퇴 이야기 나왔지만, 내홍이라고 보기 힘들어"

2일 오후 2시 연찬회가 재개되면서 의원들이 모여들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친이 친박간 계파갈등으로 이번 연찬회를 바라보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오전(에 나온 연찬회) 기사를 검색해봤는데, (이번 연찬회는) 친이-친박 내용이 아니었다, 언론의 고정관념인 것 같다"며 "친이주류의 2선후퇴 얘기가 나왔지만 반박이 없어, 내홍이라고 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3년 전에, 2년 전에 다한 얘기들"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없는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이미 청와대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며 "청와대 차원에서 논평도 내고 개각이며 인적쇄신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그 진행을 지켜보면 되는 것이지, 우리가 지금 왈가왈부할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김성회 의원은 김용태 의원과 이야기 하고 기자들을 향해 "싸움 붙이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

친박 의원들은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 말했다. 이한구 의원은 '당헌당규를 고쳐 박근혜 전 대표가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이 있기는 한데 박 전 대표가 원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주류측이 흔쾌히 동의해, 화합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병수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 역할론이 나오고 있지만, 박 전 대표만이 아니라 다른 대선주자 모두가 자연스럽게 역할을 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9월) 정기국회 이후 4월 총선이 있는데 모든 대선주자들이 총선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말까지 한나라당 지도부는 당대표보다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이 역할이 더 중요하다"며 "중도성향으로, 청와대와 야당 모두와 깊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연찬회에서 매년 같은 얘기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모두가 반성을 많이 하고 있는데, 제도를 고치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지호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도 대주주가 아니라 대리인이 나오면 아무 것도 바뀔 수 없다. 권한과 책임이 일치할 수 있도록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 당헌당규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 김성식 의원 등 개혁성향의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의원들이 참석하고 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 김성식 의원 등 개혁성향의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의원들이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4신 보강 : 2일 오후 1시 57분]

"이재오 장관, 2선 후퇴는 아니더라도 공간 열어야"

오전 연찬회 내내 한나라당 소장파를 중심으로한 비주류의 친이 주류에 대한 공세가 지속됐다. 이번 4·27 재보선 공천 과정에서 정부여당내 권력 갈등의 핵심으로 지목됐던 이재오 특임장관의 거취 문제가 직접 거론되기도 했다.

'민본21' 소속 김성식 의원은 "친이 핵심 좌장에게 2선 후퇴는 아니지만 공간을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싶다"며 "예를 들어 이재오 장관이 특임장관보다는 교과부 장관으로 옮기면서 당 내 공간을 열고 인사권을 놓아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친박계를 향해서도 "박근혜 전 대표가 유력 대권 주자인만큼 계파를 뛰어넘는 쇄신 노력을 하고 쇄신이 부담스럽다면 당 화합에 앞장서야 한다"며 "친이와 친박이 당의 미래에 대해서 공동의 책임감을 갖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구원투수론'에 대해 "유력 대선 주자를 끌어들여 위기를 모면해 보려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비칠 수 있다"며 "친이 중심의 계파(정치)가 문제를 야기했다고 해서 새로운 계파로 권력 중심을 옮기는 게 문제 해결의 단초가 아니다, 친박 중심이 된다고 해서 당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태근 의원도 연찬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당의 변화, 정책 기조 변화를 요구했던 소장파들의 발언이 당내 소수 의견으로 남겨졌던 것은 친박이 당 내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방관한 탓"이라며 "당이 있어야 친이도있고 친박도 있다, 갈등 앞에서 침묵하지 말고 변화 추동 노력을 같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소장파 의원들은 당 지도부 선출 방식의 변화도 주문했다. 김성식 의원은 "당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당협위원회 별로 1000명씩 (지도부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하자"며 "그렇게 선출된 당대표라야 수평적 당청관계를 고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많이 가진 사람, 전당대회는 당협위원장 줄세우기로 치러지다 보니 지도부에 문제가 있더라도 제대로 평가받거나 물러나는 일이 없었다"며 "책임 있는 사람이 물러나고 지도부를 청와대에 과감히 말할 수 있는 이들로 바꾸려면 전당대회를 대의원 중심으로 치르는 게 아니라 전 당원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응급실 중환자 수준"

비례대표인 최경희 의원은 "한나라당은 응급실 중환자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서민정책 주도권은 민주당이 장악했고, 한나라당의 일자리창출정책도 무위로 그치고 있으며, 이번 재보궐 선거를 보니 선거 전략도 없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정권에 대한 열망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정책추진력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성이 필요하다"며 "그러다보니 일반 국민들께서 한나라당을 재벌경제정당이라고 비판하는 것 아니겠느냐, 앞으로는 보수적 가치를 지닌 중산층 정책을 반드시 추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2일 4.27 재보선 패배에 따른 연찬회 개최와 관련해 "당의 진로를 논의하기 위한 고민이 다 녹아서 당의 위기를 수습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연찬회에 참석한 김 원내대표가 자료를 보고 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2일 4.27 재보선 패배에 따른 연찬회 개최와 관련해 "당의 진로를 논의하기 위한 고민이 다 녹아서 당의 위기를 수습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연찬회에 참석한 김 원내대표가 자료를 보고 있다. ⓒ 남소연

[3신 보강 : 2일 낮 12시 20분]

남경필 "탄핵 때보다 더 위기상황"  

한나라당은 11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연찬회를 계속하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안상수 당 대표 등은 아직까지는 참석하지 않고 있다.

당내 비주류, 소장파가 친이 주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민본21'공동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당을 청와대와 정부 거수기로 만든 주류가 2선 퇴진해야 하며, 회전문 인사도 배격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말로만 친서민을 외칠게 아니라 잘못된 부분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친이-친박이라는 계파를 해체하고 이를 국민에게 약속해야 한다"고도 했다

"40대, 강원도, PK 왜 한나라당 외면하는지 이유 찾아야"

이어 남경필 의원은 "이대로라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더 위기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탄핵은 바람이었고 우리는 단결돼 있었지만, 지금은 근본적인 시대정신과 가치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우리 내부는 분열하고 있다"는 것이다.

6, 7월 경으로 전망되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수도권 젊은 대표'군의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그는 "세대교체가 아니라 가치교체, 가치재정립을 해야 한다"며 "40대가, 강원도가, PK(부산경남)이 왜 한나라당을 외면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박근혜 전 대표, 이재오 장관, 정몽준 의원 등 한나라당의 대주주들을 언급하면서 "이분들이 뒤에서 갈등하지 말고 큰틀에서 화합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박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 아니면 소장파가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건 당장의 답이 아니"라고도 말했다. 한나라당의 가치교체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는 연찬회 발언 뒤 잠시 밖으로 나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대표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그것을 말할 때가 아니다. 박근혜가 온다고, 젊은 대표가 온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고 답했다. 그는 원내대표 선출에 대해서도 "중립적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당원 투표제,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근혜-이재오, 한나라당 공동대표 맡아야"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재오계의 이군현 의원은 "문제는 여러 전문가들이 분석해 놓았고, 당이 실질적으로 당력을 모아야 한다"면서 "최대 주주들이 공동 주주로, 공동 대표체제로 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발언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친이, 친박이 비대위에 빠져야 한다거나 계파를 해체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 비현실적인 이야기"라며 "친박계 대표인 박근혜 전 대표와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특임장관이 당의 공동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친이, 친박을 대표하는 대주주가 당의 공동대표를 맡아 화합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면서 "공정하게 공천하고 , 친이 공천받은 지역은 친박이 가서 유세하고 친박 공천받은 지역은 친이가 가서 유세해가며 화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생각이 '이재오계' 전체의 의사인지, 또 친박쪽이 박 전 대표와 이재오 장관을 동렬에 놓는 이런 방안을 수용할 것인지 주목된다.

 4.27 재보선에서 당선된 김태호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 참석해 김성태, 권성동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4.27 재보선에서 당선된 김태호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 참석해 김성태, 권성동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2신 : 2일 오전 11시 30분]

"내년 총선 전망 비관적"

2일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는 시작부터 당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27 재보선 김해을 선거에서 당선한 김태호 의원은 "이번에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해 성난 민심이 하늘을 찔렀다"며 "당이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체감을 못한다, 서민을 위한 당이 아니라 부자당이라는 말이 많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큰 비전보다는 (서민들에게) 와 닿는 비전이 중요하다"며 "더 노력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과 대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원유철 의원은 "이번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은 민생고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과 총선 승리는 경제 문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당정청 쇄신은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정책의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들이다.

서울지역의 김용태 의원도 "40대에서 한나라당이 밀리고 있다, 내년 총선 전망이 비관적"이라며 "청와대 개편 때 특정 인맥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이 청와대와 정부를 이끌고 나가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연찬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일부 소장파들이 수평적 당청관계를 요구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맞지 않다"며 "내가 원내대표 때 당 우위론을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당이 끌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2일 4.27 재보선 패배에 따른 연찬회 개최와 관련해 "당의 진로를 논의하기 위한 고민이 다 녹아서 당의 위기를 수습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2일 4.27 재보선 패배에 따른 연찬회 개최와 관련해 "당의 진로를 논의하기 위한 고민이 다 녹아서 당의 위기를 수습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남소연

[1신 : 2일 오전 10시]

한나라당 연찬회... "시간제한 없이 난상토론"

4.27 재보선 참패에 따른 당의 전면적 쇄신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가 2일 오전 9시 국회 본청 246호에서 시작됐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연찬회 직전 최고위원회에서 "시간제한 없이 난상토론으로 진행할 것이며, 언론에는 비공개하되 30분 간격으로 브리핑을 해 가감없이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찬회에서는 '안상수 지도부' 퇴진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오는 6일 있을 원내대표 선출문제 등을 놓고 친이주류와 비주류의 공방이 예상된다. 또 박근혜 전 대표의 등장과 연결되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 폐지 또는 완화 문제, 공천제도 개혁 문제, 당청 관계 재정립 등과 함께 감세정책 폐지 등 정책현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민본21' 등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는, '당이 그동안 청와대가 부는 호루라기에 따라 움직여왔다'고 비판하면서 친이주류가 뒤로 물러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런 차원에서 원내대표도 이재오계인 안경률 의원이나 이상득계인 이병석 의원이 아닌 비주류쪽에서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본21의 김성식 의원을 비롯해 남경필, 구상찬 의원 등 수도권 의원들은 1일 저녁 이같이 뜻을 모으는 한편 '젊은 대표론'도 강조하고 있다. 이참에 당의 간판으로 수도권의 젊은 의원을 내세우자는 것이다.

오는 6일 원내대표 선거 주목

반면 주류는 당의 쇄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친이계가 당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원내대표도 친이계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오계는 지난 28일 안경률 의원과 이병석 의원 중 1차 투표 다득표자를 밀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로 유럽방문 중인 가운데, 친박쪽이 어떤 입장으로 접근할지도 주목된다. 이들은 일단 '박근혜 역할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나, 당장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이날 연찬회에는 김해을에서 당선된 김태호 의원이 나와 의원들과 포옹하는 등 인사를 나눴고, 박진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해 원내대표에 나선 이병석 의원이 입장하는 의원들을 일일이 악수로 맞았다.


#한나라당#의원연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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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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