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 II'가 마침내 출시됐다. 국내 시장에서 전작인 갤럭시S,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아이폰4를 넘어서는 초기 반응은 이 제품이 큰 성공을 이어갈 것이란 확신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지난 1월부터 온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갤럭시S II, 소비자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이나 삼성의 부담도 컸을 테고 때문에 예기치 않게 변경된 부분들도 존재한다. 장점을 살리며 단점을 커버하려는 전략의 연속이었겠지만, 이로 인한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는 일. 과연 어떤 부분이 달라지고 어떤 부분이 개선됐을까?
프로세서의 오버클럭?지난 2월, MWC2011에서 첫 선을 보일 때만 해도 '갤럭시S II'에는 1GHz로 동작하는 듀얼코어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4210이 탑재돼 있었다. 그런데 이후 삼성이 이 프로세서를 1.2GHz로 조정할 것이란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아니나 다를까, 예약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S II'의 프로세서 스펙은 어느새 1.2GHz로 조정돼 있었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대다수의 듀얼코어 스마트폰들이 ARM Cortex-A9 기반의 1GHz 듀얼코어라는 점이 삼성을 자극하지 않았을까? 1GHz 엑시노스 4210으로는 성능상의 우위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클럭을 조정하도록 만들었을 개연성이 크다. '갤럭시S II'는 모든 면에서 최고여야만 하는 삼성의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니까!
일부 네티즌은 이런 클럭 조정에 대해 다소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오버클럭'이라 보기는 어렵다. ARMv-7A 아키텍쳐에 기반한 A9 코어는 싱글-쿼드코어까지 다양한 구성을 지원한다. 최근 트렌드는 이를 듀얼 코어로 구성하는 것인데, 엔비디아 테그라2, TI OMAP4430/4440 등이 이런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퀄컴 스냅드래곤, 프리스케일 i.MX6는 코어의 숫자를 4개까지 확장한 프로세서도 발표했다.
삼성 엑시노스 4210도 여타 프로세서와 마찬가지로 Cortex-A9 코어를 두 개 사용한 형태이다. 40나노 공정을 이용해 이런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경우 의도에 따라 800~2000MHz까지 동작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 성능을 조금 낮추더라도 긴 배터리 지속시간이 필요한 디바이스, 또는 반대로 강력한 성능이 필요한 디바이스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정상 범위인 셈이다. 따라서 엑시노스 4210이 1.2GHz로 동작속도가 높아졌다 해서 이를 '오버클럭'이라 부리기는 어렵다. 정상적인 범주 내에서 수율과 성능, 배터리 지속 시간 등을 고려한 최적의 답을 찾은 것이기 때문이다.
기대되는 디스플레이 '슈퍼아몰레드 플러스'삼성이 지속적으로 선보여온 AMOLED는 갤럭시S에 이르러 Super AMOLED로 진화했다. LED와 달리 픽셀 스스로 능동적으로 빛을 내는 특성을 가진 AMOLED는 휴대용 기기에 있어 더 얇고 가벼운 디스플레이의 구현을 가능케 한 또 하나의 주요 포인트.
특히, 삼성이 선보인 Super AMOLED는 그 뚜렷하고 진한 색감이 일품. 덕분에 애니메이션 감상에 최적이라는 평을 들으며 한국 제품의 불모지로 알려진 일본에서도 판매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적-녹-청' 순으로 배열된 RGB 방식과 달리 '적-녹-청-녹' 방식으로 구성된 Sub Pixel은 안타깝게도 같은 크기의 서브 픽셀로 색상을 재현하지 못하는 탓에 가독성의 저하라는 단점이 나타났다. 흔히 '펜타일' 방식이라 불리는 이 방식은 '적-녹-청'의 3개 픽셀로 서브 픽셀을 구현하지 못하는 원천적인 단점으로 말미암아 반사율, 투과율, 밝기, 명암비, 두께 등 디스플레이에 관련한 거의 모든 영역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켜 놓고도 정작 떨어지는 가독성이라는 지적을 감내해야만 했다.
어찌보면 슈퍼아몰레드의 유일한 단점이라 지적되는 가독성은 삼성에게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을 터, 삼성은 마침내 AMOELD를 RGB 방식의 서브 픽셀로 구현해 내는 데 성공한다. 갤럭시S2에 탑재된 슈퍼아몰레드 플러스는 기존 슈퍼아몰레드의 개선형처럼 보이지만, 서브픽셀을 RGB 방식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전작이 가졌던 '유일한 단점'을 극복해냈다.
실제 사용해본 갤럭시S2의 가독성은 RGB 방식에 기대할 수 있는 그대로이며, 여기에 또렷하고 진한 AMOLED 계열의 색감이 곁들여지며 더욱 확연히 도드라진다. 4.27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갤럭시S2의 디스플레이는 현존하는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끝판왕'이라 불릴만 하다.
갤럭시S의 둘러볼 부분은 꽤나 많다. 하지만, 삼성이 가장 먼저 공개한 공식 광고 영상은 바로 슈퍼아몰레드 플러스 디스플레이에 관한 것. 영상에 등장하는 꼬마는 갤럭시S2의 화면에 나타난 물고기를 만져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갤럭시S2를 어항 속에 담그고 만다. 생생한 화면을 표현한다는 점을 잘 부각시킨 광고.
통신사마다 다른 스펙은 소비자가 꼭 알아야 할 부분갤럭시S2는 발표당시 8.49mm라는 믿기 힘든 두께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 출시된 제품 중 이런 두께를 가진 제품은 없다. 물론 실망한 필요는 없다. 국내 모델이 다소 두꺼워진 이유는 DMB와 NFC 등의 기능 추가를 위해서니까.
SK텔레콤과 KT 모델은 DMB와 NFC를 모두 장착했다. 두께는 8.9mm, LG U+는 DMB를 장착했지만 NFC는 지원하지 않는다. 두께는 9.4mm. 하지만, 걱정할 건 없다. 정작 손에 쥐어본 갤럭시S2의 느낌은 오히려 너무 얇아 걱정스러울 지경이니까. 무게도 살짝 증가했다. 당초 발표됐던 116g에서 121g으로, LG U+ 모델은 124g으로 다소 늘었다. 배터리도 1500mA에서 1650mAh로 조금 상승했다.
이밖에 앞서 살펴본 프로세서 동작클럭의 변화 외에 커다란 변화는 없다. SK텔레콤과 KT 모델은 3G 방식 중 가장 빠른 21Mbps를 지원하는 HSPA+와 5GHz Wi-Fi를 지원하며, CDMA 방식을 이용하는 LG U+ 모델 역시 5GHz 와이파이와 해당 통신망으로는 가장 빠른 Rev. B 9.3Mbps 속도를 지원한다. 이밖에 블루투스 3.0 등 앞선 스펙을 대거 채용한 것 또한 갤럭시S2의 매력적인 부분이다.
아이폰과 유사한 UI? 콘텐츠는 다소 아쉬워짧은 기사로 다 설명하기 힘들 만큼 갤럭시S2에는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전작에서 안드로이드 계열의 단점으로 꼽히던 부드러운 화면 이동도 아이폰에 준하는 수준으로 개선됐다. 두 손가락을 화면에 대고 앞뒤로 이동하면 자연스럽게 확대·축소가 이루어지는 기능은 매우 참신하다. 자세히 보고자 갤럭시S2를 눈 앞으로 가져오면 화면도 자연스레 커진다.
음성을 통한 편리한 제어는 안드로이드 계열의 장점 중 하나였는데, 갤럭시S2는 이 역시 상당히 개선시켜 놓았다. 그저 영상을 한 편 감상하는 것이면 설명이 될 정도. 뿐만아니라 폴더를 만들어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성격별로 분류하고, 메인페이지의 숫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은 매우 탁월하다. 비록 아이폰이 먼저 선보인 방식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밖에 다른 제품의 장점들도 대거 수용했다. 전화가 올 때 뒤집어 놓으면 벨소리가 사라지는 기능, 미디어 재생 시 폰을 뒤집으면 무음으로 바뀌는 등의 패닝 기능도 알고 있으면 요긴하다. 메인 메뉴의 아이콘이 세로에서 가로 페이지로 변경되고, 아이폰과 같은 방식으로 편집 시 아이콘을 옆 페이지로 옮길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삼성이 자랑하는 각종 허브 기능도 눈 여겨 볼 만하다. 다만, 특정 기능을 집약적으로 관리하고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지만, 아쉽게도 아직 이를 가득 채운 콘텐츠를 즐길 수는 없다. 하루 속히 충분한 콘텐츠가 뒷받침 되기를 바라 본다.
또 독특한 확대/축소 기능을 제외하면 새로운 터치위즈 UI에서 언급할 만한 독특함이 많지 않은 것도 다소 아쉽다. 편리한 기능은 대거 포함됐지만, 이미 다른 플랫폼, 또는 다른 기기에서 한 번쯤은 보아온 것들이기 때문. 삼성만의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가 더 많이 담겼더라면 하는 작은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