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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28일 오전 방통위 주최로 열린 통신사 CEO 간담회 참석자들이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석채 KT 회장.
지난 2월 28일 오전 방통위 주최로 열린 통신사 CEO 간담회 참석자들이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석채 KT 회장. ⓒ 김시연

이동통신 3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최대 61% 늘어나면서 시민단체들의 통신비 인하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리게 됐다. 반면 이통사들은 올해부터 바뀐 회계 기준을 적용한 탓이라며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KT 영업이익은 61%, SKT는 16% 증가?

 

KT는 6일 올해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6.1%, 61.7% 늘어난 5조3037억 원과 726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지난 4일 SK텔레콤은 1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3조1321억 원으로 2.7% 늘었고 영업이익은 16.0% 늘어난 598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언뜻 보면 KT 영업이익 성장률이 SKT 4배에 이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KT는 당사뿐 아니라 자회사 38개사 손익까지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기준이고, SKT는 자회사를 뺀 '별도재무제표' 기준을 앞세운 데 따른 착시 현상이다. 실제 별도 재무제표 기준 KT 1분기 영업이익은 5251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2.5% 늘어나 SKT와 큰 차이가 없다

 

SKT 역시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6143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9% 증가했다. 같은 연결 기준으로도 KT 이익 증가율인 두 배 이상 높은 것은 KT 스카이라이프 등 굵직한 자회사들이 많은 탓이다. 

 

KT 홍보팀 관계자는 "KT 스카이라이프 수익과 지분법 투자 주식 처분 이익 등이 반영돼 1분기 연결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면서 "자회사 가치까지 포함해 회사 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자는 국제회계기준 취지에 따라 연결 재무제표 위주로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KT 2011년 1분기 실적
KT 2011년 1분기 실적 ⓒ KT 제공

 SK텔레콤 2011년 1분기 실적
SK텔레콤 2011년 1분기 실적 ⓒ SKT 제공

"국제회계기준 적용 탓에 1분기 실적 부풀려져"

 

올해부터 의무화된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상장사는 자회사 손익까지 포함된 연결재무제표를 공시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분기 실적은 한국회계기준(K-GAAP)에 따라 별도 재무제표처럼 당 회사 실적 위주로 작성되는 '개별재무제표'만 발표했다.

 

회계 기준이 바뀌면서 '자회사 효과'뿐 아니라 일시적으로 수익이 증가하는 효과도 나타난다. 지금까지는 가입비를 발생 시점에 전액 수익으로 인식한 반면 국제회계기준에선 고객 예상 서비스 기간으로 나눠 수익에 반영한다. 또 감가상각비 계산도 초기에 많이 깎는 정률법 대신 매년 동일한 금액씩 상각하는 정액법으로 바뀌면서 일시적인 감각상각비 감소 효과도 나타난다.

 

이에 SK텔레콤은 "2010년 연간 실적을 IFRS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기존 K-GAAP 방식 대비 영업이익이 약 3천억 원, 순이익이 약 5천억 원 증가하게 된다"며 "이는 감가상각 방법 변경, 지분법 미적용 등 새로운 회계 기준 적용에 따른 영향으로 일시적인 장부상 이익의 변동일 뿐이며 기업 본질 가치 변화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KT와 달리 수익 증가가 작게 나타난 '별도 재무제표' 중심으로 실적을 발표한 데 대해 SK텔레콤 홍보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분기 실적은 단독 기준으로 발표했기 때문에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투자자들 혼란을 줄이려고 이번엔 별도 재무제표 중심으로 발표했다"면서 "시민단체의 통신비 인하 요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통사 수익 증가로 '통신비 인하' 목소리에 힘 실려

 

 지난 4월 6일 오후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통신비 인하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이 발제하고 있다.
지난 4월 6일 오후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통신비 인하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이 발제하고 있다. ⓒ 김시연

회계 기준 변화에 따른 일부 '착시 현상'을 감안해도 LG유플러스가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이통3사 수익이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임에 따라 시민단체의 이동통신요금 인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참여연대는 민생희망본부는 5일 방통위로 상대로 이동통신요금 원가 관련 자료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방통위가 파악한 이동통신요금 원가와 이통3사의 투자보수율, 원가보상률 등 및 이동통신요금 원가 관련 자료 등과 함께 이동통신요금 인하 요구에 대한 공식 입장과 관련 회의록 공개까지 요구해 이통3사와 방통위를 한꺼번에 압박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가계 통신비 부담은 늘고 있지만 지난해 이통3사 영업이익이 5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며 이통3사를 스마트폰 요금제 담합 등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방통위 역시 기획재정부, 공정위 등과 통신요금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이달 중으로 구체적인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통신비#이통사#이동통신요금#SK텔레콤#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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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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