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내린 '봄장마' 비로 경북 구미 해평취수장의 가물막이만 떠내려간 게 아니었다. 낙동강 살리기 22공구인 달성보 현장의 가물막이도 형체만 남긴 채 떠내려갔다. 또한 강정보 가물막이도 비로 침수되고 임시제방이 무너져내리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나흘 동안 대구에 125mm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경북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강물이 불어나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하리의 달성보 가물막이가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총 발전용량 2841kW 소수력 발전시설 가운데 947kW짜리 터빈 3기가 침수돼 피해를 입었으나 공사현장의 작업자들과 중장비 등은 미리 대피시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가물막이도 해평취수장의 가물막이와 같은 모양으로 현대건설 관계자는 길이 23미터의 시트파일을 박았으나 불어난 강물에 유실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의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강바닥의 과도한 준설에 따른 엄청난 유속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인재'라고 밝혔다.
정 국장은 "작년 장마철에도 비가 많이 왔지만 이렇게 가물막이 자체가 붕괴되는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는데 봄철에 내린 비로 무너진다면 이런 사고는 장마철이 되면 더욱 속출할 것"이라고 비난하고 "이로 인해 추가되는 공사비는 국민의 세금으로 나오는 만큼 지금이라도 4대강 사업을 즉각 멈추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정보 가물막이도 물에 침수되고 임시제방은 무너져
낙동강 살리기 23공구 현장인 강정보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비로 인해 불어난 강물은 강정보 현장의 가물막이마저도 삼켜버리고 말았다.
지난 12일 대구환경운동연합이 현장을 조사한 결과 가물막이가 침수되고 임시제방의 일부가 무너져내린 것을 목격했다. 그대로 놔두면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것 같은 제방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금호강과 낙동강을 잇는 길이 400미터, 폭 80미터인 인공수로를 만들고 임시 가물막이를 해놓은 두물머리 합수들에도 불어난 강물에 가물막이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곳은 지난 4월 27일 내린 비로 금호강의 물이 하상이 낮은 낙동강으로 흘러들면서 가물막이가 한 차례 붕괴된 지역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사고가 속출하는 데에는 낙동강 강바닥의 과도한 준설로 인해 유속이 빨라지고 이로 인해 강한 물살은 물길이 닿는 약한 곳들을 붕괴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비록 많은 비가 왔다고는 하나 봄비에도 이와 같은 사고가 속출하는데 앞으로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면 더 큰 사고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공사의 관계자는 "대구뿐만 아니라 경북 북부에 많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예기치 않은 사고가 났지만 물이 빠지는 대로 조속히 복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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