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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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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수, 목요일만 되면 텔레비전 앞에 앉게 된다.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을 보기 위해서다. 작년 MBC 드라마 '파스타'에서 매력을 발산했던 공효진, '지붕뚫고하이킥'과 '시크릿가든'의 조연으로 나왔던 유인나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줄거리도 안 보고 선택한 드라마다.

5회까지 진행된 지금의 줄거리는 코미디 드라마의 진국을 보여주고 있다. 10년 전 당대 최고의 걸그룹이었던 '국보소녀'가 결성되자마자 해체가 되어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국보소녀 시절 가장 인기 없었던 강세리가 톱 스타가 되어 있는 반면, 그룹의 핵심인 구애정은 온갖 스캔들과 소문으로 연예계의 비호감이 되었다. 이 두 사람의 인생 속에 독고진(차승원)이라는 최고의 영화배우와 윤필주(윤계상)라는 한의사가 등장하는데, 이 네 사람의 연애 관계가 드라마의 핵심 내용이다.

독고진 같이 여자에게 거절당하고 부담 주는 남자 좋나요?

드라마 초반에 주인공들이 인터넷 기사 댓글 하나 하나에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 장면을 코믹한 방식으로 보여주어 악플에 대한 비판을 재밌는 방식으로 했다. 이것은 연예인 또한 평범한 사람과 같이 주변의 반응과 시선에 대해 감정 상태가 변한다는 것을 매우 진솔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핵심은 강세리, 구애정, 독고진, 윤필주 네 사람의 얽히고설키는 이야기이다. 연애와 같은 매우 사적인 감정도 계약으로 하고 있는 독고진(극중 강세리와 계약 연애중)은 일에 목숨을 걸고 일밖에 모르는 남자 같아 보인다. 일밖에 모르는 남자가 비호감에 인기 없는 구애정에게 매달린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구조 아닌가? 지난 겨울 여심을 녹였던 시크릿 가든의 대한민국 1% 남자 현빈과 가난하지만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여자 길라임이 생각난다. "나 댁한테 매달리고 있는 중이야."

 최고의 사랑 4회차에 독거진이 구애정을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을 의심하는 장면
 최고의 사랑 4회차에 독거진이 구애정을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을 의심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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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보기에는 5화(18일 방송)의 독고진은 부담이었다. 그는 구애정에게 고백하고 거절당하자 쿨 하게 잊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가슴 아파 하며 고백을 후회하지도 않는다. "널 떨리게 만들거야"라고 말하며 끊임없이 부담을 주며 구애정에게 매달린다. 이것에 대해 트위터 트친에게 여자들은 이런 남자 좋아하냐고 물어보니 이런 답변이 왔다.

"의외성에서 매력을 느끼는 거죠. 평소 워크홀릭이었던 남자가 자기 여자를 위해 자기 일을 내팽개친다든가, 무뚝뚝한 남자가 자기 여자에게만 애교를 부린다거나, 그런. 여자는 사랑이 남자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판타지에 열광하니까요."

최고의 사랑 독고진은 여성 팬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로맨티스트로 자리 잡고 있는 중이다.

연애이야기에 1cm 부족한 이야기

앞으로 구애정-독고진-윤필주-강세리 라인의 연애이야기가 재미있게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더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려면 국보소녀의 이야기와 현재 네 사람의 관계를 잘 묶어내야 한다.

드라마 초반 국보소녀의 빛나는 과거와 좋지 않은 모습이 조금씩 나온다. 주인공 두 사람(강세리, 구애정) 이외에도 국보소녀를 탈퇴하고 연예계를 떠나 식당을 차린 제니와 평범한 주부가 된 미나가 있다.

그러나 현재에는 강세리와 구애정의 관계가 어땠는지 보여주고 있지 않고, 국보소녀의 좋지 않은 과거에 대해서 나온 바가 없다. 잠깐 잠깐 회상을 통해서 구애정이 왜 톱 스타에서 찌질하게 예능 프로와 행사만 뛰고 있는 B급 연예인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만 짤막하게 설명하였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이돌의 슬픔 어루만져주기를

하지만 국보소녀의 과거에 대해 짧은 회상이 아니라 진솔한 얘기로 나왔으면 한다. 아이돌 가수가 범람하는 시대에 그들 개인의 감정과 나이가 든 그들의 모습에 대해서는 공론화 되지 않는다. 단 아이돌 가수가 사회에 무리를 일으키는 행동을 하면 범인으로 낙인찍기 바쁜 것이 현재 한국 사회 속의 아이돌이다.

젝스키스의 이재진이 군대에서 탈영했을 때 우리는 "청년기를 화려하게 보낸 저 철없는 아이돌 가수가 군대에서도 자신이 대우 받을 줄 알았냐"라는 반응을 보이며 헐뜯기 바빴다. HOT의 이재원 또한 성폭행 혐의를 받으며 경찰서를 들락날락했다. 이것에 대해 이재진과 똑같은 반응을 보이며 대중들은 그들의 삶을 냉소했고 그들은 대중문화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국보소녀의 구애정과 아직 이야기가 진행 되지 않은 국보 멤버 미나의 아픈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드라마에 잘 녹여진다면 화려함 뒤에 숨은 아이돌의 슬픔을 대중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독고진이 무작정 들이대서 구애정과 잘 되는 것 보다 구애정의 과거 속에 개입하며 그녀의 상처를 치유해나가며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톱 스타 생활만 한 것 같은 독고진이 이런 역할을 잘 해나갈 수 있을까? 아니면 독고진 또한 숨겨진 과거가 있을 수도….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 시청자의 웃음과 눈물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사랑#국보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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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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