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 속에서 그들은 그들만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다. 영화 '라붐'의 한 장면이 아니다. 바로 '사일런트 디스코(Silent Disco)'이다 '라붐'에서 리처스 샌더슨의 '리얼리티'가 그들을 묶어주었다면 '사일런트 디스코'엔 고막을 찢는듯한 클럽 음악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새로운 청년 문화 코드로 급부상 하고 있으며, 대안 놀이 문화로 제시되고 있는 '사일런트 디스코'가 지난 27일 춘천마임축제에 상륙했다. 축제의 4대 난장 중 하나인 '미친금요일' 에 화려하게 선보인 '사일런트 디스코'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총 5시간 동안 짧지만 강렬하게 이어졌다.
'사일런트 디스코'란 스피커를 통해 크게 울려 퍼지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 아닌 무선헤드폰을 낀 채 음악을 들으면서 즐기는 DJ 파티이다. 무선헤드폰, 야외, 음악 이 3박자만 갖추어지면 언제, 어디서나 클럽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춘천마임축제에서는 스테이지 한 편에 마련된 테이블을 통해 헤드폰을 지급 받고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조금은 어색한 몸놀림에 멋쩍은 웃음을 띠던 사람들 모두,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흥이 달아오르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너도 나도 헤드폰을 지급 받으려 길게 늘어선 줄 덕분에 공연장은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뤘다.
외국의 야외 소음 제한에 대한 대응으로 생겨난 새로운 놀이문화인 '사일런트 디스코'는 아일랜드의 '옥시즌(Oxegen)', 영국의 '글라스톤베리(Glastonbury)', 호주의 '빅 데이 아웃(Big Day Out)' 등 해외 유명 음악 축제와 유럽 및 일본에서 이미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는 2009년 10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이하 GMF2009)에서 처음 선보였다. 작년에는 홍대 앞 등 젊은이가 많이 모이는 장소뿐만 아니라 광화문광장, 삼청동, 인사동 등에서도 그 춤판을 이어나갔었다.
이번 달 6일부터 8일까지 양평에서 열린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과 26일 대구에서 열린 경북대 축제에서도 페스티벌이 행해지는 등 '사일런트 디스코'는 이번 춘천마임축제와 더불어 이제는 전국 곳곳에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이번 춘천마임축제에서 사일런트 디스코를 총 기획 및 감독한 상상공장 류재현(47) 총감독은 이번 마임 축제에 사일런트 디스코를 접목하게 된 이유에 대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지 춤을 추고 싶어요. 이거 또한 마임이죠. 사일런트 디스코는 누구나 다 퍼포머가 될 수 있어요. 정말 잘 어울리는 마임 아니겠어요?(웃음)" 라며 기획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춘천마임축제에 첫 방문이라는 구리시에 사는 양승진(24, 학생)씨는 "밀페된 공간에서만 클럽 문화를 즐기다 야외에서 나와 춤을 춘다는 것이 색달라요." 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사일런트 디스코에 대한 참여 문의나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다면
www.silentdisco.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인터넷 웹진 뉴스토피아와 강원일보에 함께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