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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볶음과 소면 큰 접시에 소면을 돌돌 말아 빙 둘러 담고 가운데 낙지볶음을 담아 검은깨를 뿌려 상에 올리고 먹을 때는 개인접시에 낙지와 소면을 비벼 먹는다.
낙지볶음과 소면큰 접시에 소면을 돌돌 말아 빙 둘러 담고 가운데 낙지볶음을 담아 검은깨를 뿌려 상에 올리고 먹을 때는 개인접시에 낙지와 소면을 비벼 먹는다. ⓒ 송진숙

어제는 날씨가 꾸물꾸물한 것이 뭔가 특별한 것이 먹고 싶었다. 그동안 입맛도 저렴하게 갔다. 이번 달엔 카드 청구서도 많이 나오고 물가도 살벌하게 올라서, 군것질은 당연히 줄이고 식비도 많이 줄였다. 지출을 최소화했다. 가능하면 집에서 밥을 해결하기로 했다. 남편도 도시락 싸가고 큰애도 날마다 도시락을 쌌다. 만날 야채만 해먹는데 하루는 둘째가 "엄마 풀 말고 다른 것은 없어요?" 하고 묻는다. 그래 오늘은 좀 색다른 것을 먹여볼까?

평상시 자주 배앓이하는 식구들을 위해 옻닭이나 해먹일까 하여 마트에 들렀더니 낙지가 좀 싼듯했다. 평상시엔 서너마리에 만 원을 훌쩍 넘더니 오늘은 세일을 하는지 5마리에 7000원이란다. 얼른 한 팩을 집어서 바구니에 담았다. 그밖에 낙지볶음에 넣을 야채와 필요한 몇가지를 담아 돈을 치르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한테 물었다.

"얘들아, 옻닭 해줄까? 낙지 볶음과 소면을 해줄까?
"낙지요"

닭은 냉동실에 넣어놓고 낙지를 꺼내 밀가루로 조물조물 주물러 비린 맛을 뺐다. 밀가루를 뿌리고 바락바락 주물러 헹궜더니 낙지가 뽀득뽀득하고 냄새가 하나도 안 났다.

다음엔 낙지를 겉만 살짝 익혀 놓고 채소를 큼직하게 썰어서 볶았다. 그리고 양념장을 넣고 볶다가 낙지를 넣어 버무려 삶아놓은 소면과 비벼 먹었더니 맛이 환상이었다. 낙지도 아주 연했다. 음식점에서 사먹거나, 가끔 내가 요리해도, 질겼는데 이번엔 부드럽고 연해서 더 좋았다. 그냥 지나칠 수야! 김치 냉장고에 시원하게 보관된 맥주를 꺼내다 한모금씩 마시면서 먹었더니 더 맛있었다.

귀찮이즘이 찾아 왔는지 음식 만드는 것이 번거롭고 마음에 안 내켜서 음식점에서 맛있는게 있으면 사다가 끼니를 해결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맛있게 먹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식구들의 표정도 환해졌고, 얘기꽃도 피웠다. 그동안 냉랭하고 좀 소원했던 집안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행복하게 한 주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만드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준비
① 낙지(3마리): 잘 다듬어 소금으로 바지락 바지락 주무른 후 5cm길이로 썰어 씻는다.
 →후라이팬을 달군 후 맛술 1TS를 넣고 센 불에서 겉표면만 익도록 재빨리 데친다.
 →낙지에서 빠진 수분(국물) 3TS과 고춧가루 3TS를 버무려 놓는다.
② 양파: 굵직굵직하게 채썬다.
③ 양배추: 큼직큼직하게 썰거나 뜯는다.
④ 당근: 큼직큼직하게 얇게 (2mm) 썬다.
⑤ 대파: 큼직큼직하게 어슷어슷 썬다.
⑥ 홍,풋고추: 어슷어슷하게 썬다.
⑦ 마늘, 생강: 마늘 8쪽(4쪽-다짐, 4쪽-채침), 생강(채침)
 ☞ 국수
 ☞양념장- 버무린 고춧가루 3TS, 고추장 3TS, 간장 1TS, 설탕 1TS, 다진 마늘 4쪽,
 다진파(흰부분), 생강즙 2TS, 후추, 통깨, 참기름1/2TS, 맛술 1TS

*조리순서
(1) 후라이팬에 기름을 적당히 두르고 마늘과 생강 채친 것을 노릇노릇 향이 우러날 때까지 볶는다.
(2) 홍고추→풋고추→양파→당근→양배추 순서로 넣고 서너번 뒤적인다.
(익히진 말고 윤기나고 먹음직스럽게)
(3) 야채는 가장자리로 밀어놓고 중앙에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양념장을 한창 볶는다.
(4) 대파와 낙지를 넣어 잘 섞는다.
(5) 밀어놓았던 야채를 넣어 양념장과 어우러지게 볶는다.
(야채가 아삭아삭 씹히도록 무르지 않게 하는 것이 비결이다.)
(6) 후추, 통깨, 참기름을 넉넉히 넣고 슬쩍 버무려 담아낸다.
(둥근 접시 가장자리에 돌려가며 두젓가락 먹을 정도의 소면을 돌돌 말아서 담고 가운 데에 낙지를 담고, 위에 검은깨를 뿌려서 상에 낸다.


#낙지볶음#소면#검은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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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과 감동은 늙지 않는다"라는 말을 신조로 삼으며 오늘도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에 주저앉지 않고 새로움이 주는 설레임을 추구하고 무디어지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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