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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조선무림국의 명운, 안개와 암흑의 계절

타산지석이고 온고지신이라 했다. 작금의 물고 물리는 대권 무림을 정심(丁深)함에 있어 옛 것은 근본이 된다. 소비에트철권국과 중화닌민무국 사이에서 '줄타기권'으로 재미를 보던 아버지 일성광분(狂糞)자의 뒤를 이은 정일북로방의 중화 방문은 신통치 않았다.

뙈놈공국촌은 지금 지구상 무림을 제패하려는데 얼마나 많은 자금이 소요되겠는가? 그리하여 경제구걸외교권도, 정은소통자의 인정권(지금이 조공의 조선시대도 아니고 세습 인정이라니?)도 실패하고 북조선무국으로 기차권을 이용하여 돌아갔다. 물론 그 와중에도 돌아가 '빨가벗고뺑뺑권'을 선보이는 기쁨조에게 줄 양주야 잔뜩 수입했지만.

대한무림국의 저축은행 공리권은 식을 줄 모른다. 한나라방의 젊은 소장권법 보유자인 문수거사의 후계자 명진만화방이 지원진도창을 향해 저축은행 공리권의 몸통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고, 발끈한 민주공방의 반사비권의 칼날도 예리해졌다. 그 사이 노동근원공국 자리를 놓고 아웅다웅하던 민주노동자방과 진보신당청이 합방하여 새로운 공력을 선물하는 당연한 풍경도 있었다.

이래저래 대권을 향한 무림국 제후들의 창끝의 날이 갈수록 날카롭게 벼려지는 가운데 시계추가 되돌아 간 대한무림제국의 아스팔트길에는 비포장도로의 흙먼지가 날리고 있었다.

한반도라는 지구상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지형에는 예로부터 절대 내공을 보유한 무림의 강자들이 수련을 통해 중화는 물론 푸른 별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일찍이 2002세계구축(球蹴)무술대회 4강의 성공 반석에는 '저 중화의 모든 부족들이 벌벌 떨었다는 화염방사권의 선왕 '치우천황'이 있었으니, 대한무림제국사는 누천 년 대대로 이미 동방불패의 <규화보전>을 능가하는 비기(秘技)가 전해 내려오고 있는 셈이었다.

정재교수형의 오른팔인 석재도끼공에게 다리 한 쪽을 내준 후, "쪽팔린다. 나의 역사를 절대 돌아보지 마라"라며 무림의 역사는 절대 뒤돌아보면 안 된다는 원칙을 세우고 초야로 떠난, 해방 전후 혼잡한 건달무림계의 절대 지존 '시라소니' 협객의 말씀을 굳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음도 비정한 대권무림을 살피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이다.

처음 무공을 시작할 때, 입식의 첫 단계로 호흡의 정련을 배운다. 모든 생명체는 사물(事物)이므로 존재의 에너지와 운동의 에너지가 상호 공존하여 기(氣)를 만들어 생명을 유지하게 되는데, 무도의 근본도 생명의 유지에 기본이 되는 호흡 바로 그것이다.

우리 사가(史家)에 율려(律呂)가 있는데, 몸 안의 기본구조인 양, 음, 영(즉, 神, 靈, 氣)과 합방하여 '배꼽 아래 한 치 세 푼에 있는' 하단전에 두루 잘 머무르면 완전한 호흡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다.

이 폐기(閉氣), 즉 호흡의 초식(初息) 단계를 잘 지나 재식(再息)과 칠식(七息)을 1년 안에 잘 갈무리하면 비로소 무술을 정차하는 마차에 오르게 되고 3년 정도 지나 호흡(입출식)이 완전하고, 편하게 이뤄지는 구식(龜息)단계에 이르면 바야흐로 마음마저도 제어할 수 있는 호흡의 완전 경지를 이루게 되는데, 이때야말로 세상에 무도인으로서의 명함 한 줄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 두말할 것 없이 대한무림제국 대권무림의 패자들의 경우도 와신하고 상담하며 거친 과정임은 당연하다 하겠다.

유년(乙酉年, 1945년)의 해방 이후, 아메리카 연합무림국에서 활동하다 배에 실려 편하게 온 승만박사공을 제외하고 각자 고생스럽게 통일된 조선 활국의 옛 영토에 돌아온 각 무림 계파 도방들의 심정은 어떠했겠는가. 마음과 몸이 만나 이르는 생이라는 혈류에서 어떤 이는 가볍게 가고, 어떤 이는 돌아서 가고, 또 어떤 이는 모진 고난과 핍박을 받으면서 가는 것이 생로병사의 이치임은 자명하다.

20세기 초, 저 중화가 자랑하는 엽문공자를 열 배 능가하던 조선무림국의 절대 존경공자가 계셨다. 이름하여 조선무림의 존경하는 승만박사공과 함께 조선무림의 명운을 짊어졌던 중근열사공(안중근)이 바로 그분이다.

그분은 거대산방인 소비에트철권국 하얼삔골에서 니뽄도를 날카롭게 갈고 재수 없는 눈알을 굴리면서 구루마에서 내리던 니뽄하청방의 맹주 이등박문닌자졸을 그 정확한 육혈포의 따콩비법으로 시멘트 바닥에 구르게 하고 단지(斷指)된 손으로 조선무림 만세를 외치던 20세기 초엽의 존경공자의 억울하신 산화 이후, 우리 무림은 니뽄하청방의 쪽발이공법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암흑과 고난의 역사를 지나야 했다.

저 서슬이 요동치던 1970~1980년대에도 무림초식들의 영원한 산방인 저 계룡골에서도 20년이면 족하고, 저 유명한 육통권법을 터득하고도 황진이내자의 눈웃음홀림방 한 방에 나가떨어진 지족선무당의 면벽 수행도 30년에 불과했는데, 조선의 무림계는 무려 삼십육 년간이나 니뽄하청방의 쪽발이공법의 비기 하나를 파악하지 못해 그 암흑의 역사를 감내해야했으니, 무림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저 쪽팔리고 또 쪽 팔리어 되돌아 생각하느니 차라리 눈을 감는다.

허나 그 어두운 터널 같은 암흑의 시기에도 조선의 무림비기인 천문개벽권은 입에서 입으로, 몸동작에서 몸동작으로 전해져 동굴 수행과 마늘과 쑥으로 연명한 소위 독립군이라 부르던 무림공자들이 전수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비록 접촉단좌를 알지 못한 조선백성들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내지 못하고, 소비에트철권국과 양키코쟁이도법국의 신탁통치권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지배인 불완전한 독립무국이기는 했으나, 그래도 그 기나긴 치욕의 무림사를 뒤로하고 독립무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원래 우리민족이 해동에 뿌리를 내린 이후 매진한 '쥬신이상권'과 '수행공력인체소화권'이라는 놀라운 능력을 스스로 구비했기 때문이다.

대한무림제국의 탄생에는 기술했다시피 재야의 많은 독립무림고수들의 피나는 혈전과 진심(進心)으로 염念하는 풍력의 바람소리를 천지가 알아 준 결과였다. 그러나 그 가운데는 조선무림의 초석을 닦은 위대한 두 분의 지천(地天)화후(和候)의 두 신명한 맹주가 있었으니, 바로 그 분들이 대한무림제국의 오늘을 잉태하신 승만박사공과 '백범비결록'으로 한 세상을 풍미한 김구천하도랑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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