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 나오토 총리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이 부결되었다.
일본 중의원은 2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전날 자민당, 공명당, 일어나라 일본당 등 야당이 공동으로 제출한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총 유효표 445표 중 찬성 152표, 반대 293표로 부결했다.
야당은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 사고 복구 과정에서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만약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되면 10일 내로 내각이 총사퇴하거나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에 돌입해야 한다.
중의원은 여당인 민주당이 305석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야당의 힘으로는 불신임안 가결이 힘들지만 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민주당 최고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당이 측근들을 모아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가결 확률이 높아졌다.
여기에 중립을 지키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까지 오자와 전 간사장과 함께할 뜻을 밝히면서 최대 위기에 몰렸던 간 총리는, 만약 불신임안이 가결된다면 즉각 중의원을 해산해 총선거에 돌입하고 반대파 의원들을 제명하겠다고 밝히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또한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 총회를 열고 대지진과 원전 사고 복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스스로 사퇴하겠다고 나서면서 반대파들을 달래기도 했다.
간 총리는 불신임안이 부결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최근 오자와 전 간사장이 측근들을 데리고 민주당을 이탈해 신당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그동안 탈당과 창당을 반복하면서 권력을 키워온 것으로 유명하며 지난 2009년 중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하토야마의 뒤를 이은 간 총리가 오자와 전 간사장을 홀대하면서 둘의 사이가 틀어졌다.
자민당의 장기 집권을 멈추고 정권을 잡았지만 하토야마 전 총리가 부임 8개월 만에 사퇴하고 국가적 재난에 이어 간 총리 역시 불신임안 압박에 시달리는 등 민주당은 앞으로도 큰 부담을 안고 정국을 이끌게 되었다.
비록 불신임안은 부결되었지만 간 총리가 조만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일본 언론들을 벌써부터 차기 총리 후보들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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