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1년 내내 스타벅스 커피숍 같은 곳에 갈 일이 없습니다만, 미국에 머무는 두 주일 동안 여러 차례 스타벅스, 그리고 스타벅스 비슷한 커피전문점을 갔습니다.
미국 NPO단체들을 찾아다니느라 아침을 못 먹고 스타벅스에서 도너츠와 커피로 한 끼를 해결한 날도 있었고, 통역을 맡은 분을 기다리면서 또 다른 커피전문점에 가기도 하였습니다.
어느 날은 슈퍼마켓에서 음식을 사다가 커피전문점에서 점심을 먹은 날도 있었네요. 아무튼 미국에 머무는 약 두 주일 동안 한국에서 한 10년은 다닐 커피전문점을 한꺼번에 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에서 간판이라도 익숙한 스타벅스를 가장 많이 가게 되더군요. 도심지를 여행하면서 화장실이 가고 싶을 때도 스타벅스 매장에 가는 것이 가장 만만하더군요. 아마 다국적 기업들이 이런 이유 때문에 광고를 하고, 세계 곳곳에 매장을 만드는 모양입니다.
미국에서 다닌 여러 커피전문점 중에 가장 인상깊은 곳이 바로 워싱턴 올드타운에 있는 스타벅스였습니다. 워싱턴 올드타운은 200~300년 전 미국 거리의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인데, 그냥 보면 유럽의 도시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바로 그곳 부두가에 오래된 건물에 '스타벅스'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로 사진으로 보시는 저 스타벅스인데요. 건물이 꽤 낡았지요. 스타벅스가 자리잡은 저 낡은 건물에 1765라고 씌어 있는 것으로 보아 250여 년 전에 지어진 건물인 듯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제 짐작일 뿐이지만)에 자리잡은 스타벅스를 만난 기념으로 일부러 커피를 한 잔 마셨습니다. 커피맛이야 다를 것이 없었지만, 고풍스러운 느낌이 팍팍 묻어나는 낡은 건물이 특별한 기분을 느끼게 하더군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낡은 건물에 어울리는 스타벅스 간판이었습니다. 도시의 세련된 건물에 있는 스타벅스와 달리 간판을 참 소박하게 달았더군요. 낡은 건물과 꽤 잘어울리는 간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내 분위기도 낡은 건물에 어울리게 고풍스러웠지만, 스타벅스 커피맛이나 메뉴는 별로 다를 바가 없더군요. 미국 사람들에게도 스타벅스가 무난한 장소인지 부둣가 다른 곳에 비하여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었습니다.
여행 많이 다니신 분들, 워싱턴 올드타운 스타벅스(1765년)보다 더 오래된 건물에 있는 스타벅스를 발견하시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워싱턴 올드타운은 건물들은 대부분 250여 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100년쯤 더 지나고 나면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 될 것 같더군요.
사진으로만 봐도 건물의 연륜이 느껴지지요.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기 전에도 여러 사람들과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니 건물에 있는 스타벅스 커피점일 거라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옆면은 훨씬 더 낡은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올드타운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스타벅스입니다. 도시의 다른 건물들과 잘 어울리더군요.
겉만 오래된 건물이 아니라 내부도 옛모습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을 확 뜯어 고치지 않고, 원래 모습을 살려서 커피숍을 만들었더군요. 그 옛날에는 바닷가에 있는 선술집이 아니었을까 싶은 분위기였습니다.
사진 속의 사진에 건물의 원형이 흐릿하게 보이는데요. 지금 저 건물을 봐도 옛 건물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벽에 붙어 있는 안내판을 보니 1765년이라고 씌어있습니다. 아마 이 건물이 지어진 연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1765년에 지어진 건물에 있는 '스타벅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에 있는 스타벅스가 아닐까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