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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영 의원실 주최로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값을 넘어 등록금폐지, 가능한가' 토론회에 참석한 영화배우 김여진씨가 '개념있는 배우'로 소개되자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다.
정동영 의원실 주최로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값을 넘어 등록금폐지, 가능한가' 토론회에 참석한 영화배우 김여진씨가 '개념있는 배우'로 소개되자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의원님들에게 묻겠습니다. 여태까지 뭐 하셨습니까. 노셨습니까."

7일 오후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주최로 열린 '반값을 넘어 등록금폐지, 가능한가' 토론회. 토론회 시작 2시간이 지나서야 발언 기회를 얻은 배우 김여진씨가 던진 '돌발질문'에 토론회장에 있던 50여 명의 시선이 모두 김씨에게로 쏠렸다.

▲ 김여진 "대학이 기업·사채업자냐"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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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업자' 대학이 학생들을 괴물로 만들고 있다" 

자료집 대신에 스마트폰을 꺼내 든 김씨는 '트친(트위터 친구)'이 보내준 기사의 한 토막을 읽으며 발언을 시작했다. 2006년 4월 14일 한나라당에서 주최한 '반값토론회' 관련 보도였다.

김씨는 "이런 자료들이 끝도 없이 트위터에 올라오고 있다"면서 "2006년부터 지금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뭐하셨나, 지금에 와서야 사학법이 어떻고 재단이 어떻고"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살인적인 등록금 인상'을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는 야당 의원들도 질타했다.

앞서 정동영 최고위원은 사학법 개정을 반대했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겨냥하며 "사학 운영의 투명성을 기하려고 했던 사학법 개정안에는 반대해 놓고 이제 와서 등록금 완화를 주장하려면, 과거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한 것에 대해, 사학 운영의 투명성을 반대한 것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ICL(취업후학자금상환제 제도)를 언급하며 "이미 오를 만큼 올라버린 등록금을 낮추지 않고 다만 대출기한을 늘려주는 정책은 결코 등록금 문제를 위한 올바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여진씨의 발언은 '반값등록금'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지키지 않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등 야당에게도 '미친등록금'의 책임을 물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날 토론회 장에는 등록금 이슈의 중요성을 입증하듯 20여 명의 의원이 다녀갔다. '귀빈' 소개와 함께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의 축사가 이어지면서 예정시간보다 30분 늦게 본격적인 토론회가 시작됐다.

의원들을 비판했던 배우 김여진씨가 "대학당국에 묻겠습니다, 정확하게 대답하시오"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당신들이 기업입니까, 교육기관입니까? 기업 중에서도 사채업자이십니까? 제가 홍대에서 학생들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입니다. '어머님들 월급 만 원 올려드리려면 저희가 등록금 더 내야 해요'. 지금 대학은 학생을 괴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인재가 아닙니다.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만이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오로지 자기밖에 볼 줄 모르는 괴물로 만들고 있습니다.

고대 의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6년 동안 같이 공부한 학생을 성추행하고 동영상까지 찍었는데도 장래 운운하면서 학교가 두둔하고 있습니다. 함께 시험까지 치게 했습니다. 대학이 보통 사람 상식만큼의 도덕성도 없습니다. 이럴 거면 왜 초·중·고 12년 공부해야 합니까. 왜 온 국민이 수학능력 시험을 쳐야 합니까. 사학재단은 반드시 대답해야 합니다. 교육기관인지, 이윤추구 집단인지. 그리고 적립금을 모두 공개해야 합니다. 왜 등록금 인하가 안 되는지."

김씨의 발언이 끝나자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앵콜"을 외치는 청중도 있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종걸 의원과 제가 뜨끔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이 등록금 집회 나오냐, 안 나오냐로 승부 갈릴 것"

이날 토론회에는 <88만원 세대>의 저자로 유명한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도 발제자로 참석했다. 우 소장은 "등록금 문제는 돈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학 뉴딜'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정동영 의원실 주최로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값을 넘어 등록금폐지,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강성종 뉴욕 Biodyne연구소 소장,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영화배우 김여진씨 등이 반값 등록금 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정동영 의원실 주최로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값을 넘어 등록금폐지,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강성종 뉴욕 Biodyne연구소 소장,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영화배우 김여진씨 등이 반값 등록금 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 남소연

그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가 대학 문제보다 우선 순위를 먼저 놓고 있었던 것은 토건과 금융 두 분야"라며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경 '건설사업 연착륙'이라는 기치로 '한국형 뉴딜'을 추진했다, 그 때 '대학 뉴딜'이라고 방향을 조금만 바꾸었으면 지금과 같은 등록금 문제는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한나라당의 반값등록금 정책과 관련 그는 "부모 재산에 연동시킨 반값등록금 정책의 경우, 주민등록증 나온 사람의 행위를 부모의 재산과 연동시키는 것이 철학적으로 옳은가"라고 반문하면서 "이건희 손자에게도 무상급식을 줘야하는 것처럼, 부자들에게도 반값등록금 해주고 더 많은 세금을 받는 게 낫다는 것이 유럽이 가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등록금 지원을 성적과 연동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는 "한 달에 한 명씩 자살할 것"이라며 "한나라당도 해 보면 알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 그는 '68혁명'의 예를 들며 "당시 프랑스 정부가 대학을 국유화하고 대학서열을 철폐했던 것은 고등학생들까지 들고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등록금 투쟁의 승부는 고등학생들이 나올 것인가, 안 나올 것인가로 갈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 소장은 "대학생들만 나오면 반값등록금, 고등학생들까지 나오면 무상등록금이 될 것"이라며 "등록금 문제는 사회적 에너지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을 대표해 패널로 나선 정준영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반값등록금이라는 구호로 표현되고 있는 등록금 경감대책이 마구잡이로 쏟아지고 있다"며 '학생들이 원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장학금을 일정부분 확충하고 학자금 대출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결국 높은 등록금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건 학생들이, 전 국민이 원하는 답이 아니다"며 "고등교육 재정교부금 신설을 통해 정부책임형 등록금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이어 "대학생들의 정치참여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가가 앞서 선거에서 이미 증명되었다"며 "내년 총선, 대선에서 등록금 등 고등교육비용 전반의 문제를 포함해 대학생들의 삶의 문제까지 요구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값등록금#김여진#정동영#우석훈#등록금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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