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의 교원단체인 충북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신남철, 충북교총)가 일제고사(전국단위 학업성취도평가)를 비판하고 학생 일부만 뽑아서 평가하는 표집평가를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오는 7월 12일 일제고사를 앞두고 한국교총 지역 단체가 전교조 주장과 같은 표집평가를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북교총은 7일 오후 낸 성명에서 "일제고사 결과를 시·군별, 학교별 등으로 공개하면서 학생과 교원 등은 극도의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정부는 평가 결과를 비공개하거나 표집평가 형태로 바꾸어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충북교총 일제고사 비판... "표집평가로 개선해야"이 단체는 일제고사 대안으로 시·도별로 1개 시와 1~2개 군을 시험 3일 전쯤 뽑아 발표하고 평가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충북교총은 "뉴스에서
'밤 8시에도 환한 초등교실... 위험한 보충수업'이라는 기사를 보고 (일제고사가) 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오마이뉴스> 기사를 예로 든 뒤 "정부가 근본적인 정책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제고사 결과 공개에 대해 "학생과 교원을 무한 경쟁을 몰아가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서열화된 평가 공개 때문에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7일 현재 8일째 충북교육청에서 농성하는 전교조 충북지부(지부장 권미령)를 겨냥해 "정부가 일제고사 정책을 개선하도록 나서지 않고 학교 등을 괴롭히는 것은 비열한 짓"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종현 전교조 충북지부 정책실장은 "교장들이 주도하는 교총까지도 전교조 주장대로 표집평가를 촉구한 것은 일제고사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 뒤 "이번 농성도 일선 교장과 교감을 괴롭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제고사를 없애려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반박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평가 결과를 시군별, 학교별로 공개하는 것은 교총도 공식적으로 반대 한다"면서도 "충북교총이 성명에서 말한 표집평가에 대해서는 중앙과 지역이 (의견)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나타냈다.
한편, 이명박 정부 들어 일제고사 찬성으로 돌아선 한국교총은 2002년에는 초등학교 3학년 기초학력진단평가에 대해 '전국 단위 일제평가'라면서 반대 성명을 냈었다.
한국교총은 2002년 9월 25일 자 성명에서 "기초학력 진단평가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전집평가보다는 표본평가를 해야 한다"며 "부진아 평가는 교사와 학교의 재량사항으로 국가가 획일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원하는 학교와 시·도만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2년 당시 이상주 교육부총리가 '진단평가'란 이름의 일제고사를 부활하려고 하자 한국교총이 반대한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