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운영원리를 시장만능의 국가에서 보편적인 복지국가로 바꿔놓는 게 우리가 지향해야할 이 시대 가치다" 대전시민아카데미를 비롯한 아이쿱대전소비자생활협동조합,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전시민아카데미, 대전참여자치연대 복지인권운동본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그리고 오마이뉴스대전충남 등이 함께 기획해서 마련한 '복지국가 정책 아카데미' 첫 번째 강의가 7일 밤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60여 명의 수강생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첫 강의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이면서 '복지국가 국민운동 공동본부장'인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사가 '역동적 복지국가의 논리와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이 교수는 이 시대의 시대정신은 '보편적 복지국가'이며, 국민이 행복해지는 길은 바로 이 '보편적 복지국가의 건설'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서구의 나라들이 18세기와 19세기에 걸쳐 근대국가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공민권'이라는 '사회적 자유권'을 쟁취해 냈고, 20세기 초에는 '정치권'을 제도화해 냈지만, '자유방임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대공황이 초래되고, 사회양극화가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 각국에서 더 나은 삶을 요구하는 노동자와 서민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이러한 '사회권 보장'의 목소리로 인해 당시 유럽 국가들은 복지국가에 매진, 시장과 가족이 복지의 대부분을 제공하던 자유방임 자본주의를 넘어 국가가 경제와 복지의 중심에서는 복지국가를 건설하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970년 이후 전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1987년 6월 항쟁이후 1990년대를 거치면서 민주화를 달성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제통화기금과 미국이 요구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시장만능주의 국가'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즉, 감세와 규제완화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일부 가난한 사람들만 선별하여 복지를 제공하는 잔여주의 선별적 복지정책이 짝을 이루었다는 것. 외환위기 10년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는 실업과 고용의 불안정으로 시장복지는 불확실해졌고, 가족복지는 대부분 해체되었다. 일자리의 양극화로 인해 10%의 좋은 일자리를 놓고 벌이는 무한경쟁은 대학교부터 초등학교까지 교육을 황폐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 불안, 주거 불안, 노후 불안, 의료 불안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어 이를 벗어나려고 사교육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민간보험에 가입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불안만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산업과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누구나 봉착하게 되는 생애주기별 위험에 대한 사회적 대처방안을 보편적으로 제도화하는 것, 곧 유럽 선진국들이 이미 오래전에 달성했고, 환경의 변화에 조응하며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보편주의 복지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이 교수가 말하는 '역동적 복지국가'는 어떤 국가인가? 그는 우리나라가 장차 스웨덴식 보편적 복지국가를 모델로 발전하길 바라고 있으며, 그 모델은 '존엄', '연대', '정의'라는 3대 가치와 '보편적 복지', '적극적 복지', '공정한 경제', '혁신적 경제'라는 4가지 원칙이 기둥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보편적 복지'는 모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고용보험 등 사회적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들과 의료, 보육, 교육, 요양 등 사회서비스의 보편적 확립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적극적 복지'는 국민 개개인의 잠재능력을 극대화하는 조치로서, '맞춤형 특성화 교육체계'의 확립과 아동, 여성, 노인, 장애인 등의 대상별 능력개발 시스템이 중요하다. '공정한 경제'는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화, 공정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 구축, 산업자본에 조응하는 생산적·장기적 금융자본 체계, 협력적 노사관계와 노동권 신장, 노동시장의 양극화 극복, 연대적·누진적 조세제도의 확립 등이다. '혁신적 경제'는 창의성, 다양성, 유연성을 중시하면서 혁신적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적극적인 노동시장정책을 펼치면서 평생교육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이러한 '복지국가'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물음에 이 교수는 "혁명을 하면 될 것 같으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혁명으로는 안 된다, 혁명보다는 건설을 해야 한다, 복지국가를 건설할 정치세력을 만들어서 그 일을 맡겨야 한다"며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지켜보고, 지지해 주고, 감시해야 한다, 그 세력이 집권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러한 정치세력은 누구냐고 이 교수는 다시 묻는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아니면 한나라당? 모두가 아니라는 게 이 교수의 답이다. 그러면서 그는 '복지국가 단일정당'이라는 해답을 내놓았다. 범야권이 내년에 있는 양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세력통합 또는 그에 준하는 가치 중심의 강력한 연합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가치가 바로 '보편주의 복지국가'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복지는 물론, 환경과 통일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포함한 '보편주의 복지국가 건설'을 가치로 하는 '복지국가 단일정당'을 만들어 여기에 동의하는 정치세력이 모두 모이게 하고, 만일 여기에 들어오지 못하면 정책연합과 선거연합을 통해 함께 하자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세력 중심 통합론'과는 다른 정치세력의 재편이라는 것. '복지국가 건설'은 모든 진보세력이 모두 동의하는 가치이고, 특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시대정신이기 때문에 분명히 가능한 일이고, 그렇게 했을 때 국민들이 그 세력에 표를 던져, 양대 선거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세력이 신자유주의, 시장만능의 국가가 아닌 보편주의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정책을 실현해 나가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정치세력이 강력한 복지국가 건설 정책을 펼치면 국민들도 계속해서 지지해 줄 것이고, 3번 정도 연속으로 집권을 하게 되면 아마도 우리 대한민국도 스웨덴 수준의 복지국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노후가 행복해 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끝으로 '복지국가 만들기 국민운동'과 '복지국가 단일정당론'의 국민적 확산과 지지결집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강조하면서 "행복은 그런 것이다, 끊임없이 투쟁해서 얻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국가 정책 아카데미' 두 번째 강의는 오는 14일 밤 7시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고용정책과 한국 노동운동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한국노동연구원 은수미 연구위원이 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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