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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4년 2개월 동안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문화예술계, 학계, 법조계 인사들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4년 2개월 동안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문화예술계, 학계, 법조계 인사들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대책회의)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구 강정마을에 들어설 예정인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 각계인사 416명의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제주해군기지를 통해 미국의 군사력 확장을 우려하는 111개 국제평화단체의 연대 성명도 공개했다.

이번 선언에는 강우일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제주교구장), 강해윤 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 대표, 김영주 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목사, 도법 조계종 화쟁위원장,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우희종 민교협 상임의장 등과 영화감독 정지영, 소설가 현기영씨 등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문화예술계·학계·법조계 등 각계 인사가 참여했다.

제주도 강정마을은 최근 기지를 건설을 강행하려는 해군과 주민 사이에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3월 해군 측의 공사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됐던 영화평론과 양윤모씨는 공사 중단을 중단하며 지난 7일까지 63일 동안 단식을 진행했고, 이후 민주당이 기지 건설 일시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하는 등 반대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기지는 중국으로 가는 원유수송로 장악... 타격대상 될 것"

강우일 주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상을 통해 "최첨단 무기가 집결하는 엄청난 기지를 제주에 건설한다는 것은 너무 맞지 않는 이야기"라며 "군사기지 건설은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평화, 동아시아의 평화,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문제"라고 말했다. 강 주교는 "대책회의가 강정마을 주민에게 힘을 실어주고 제주 해군기지 문제를 성찰하고 반성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도 "강정은 유네스코에서 정한 생물권보전지역, 문화제청에서 지정한 문화제보호구역이다, 이런 마을에 왜 해군기지가 들어서야 하는 지 납득할 수 없다"며 "비로소 전국적으로 강정마을을 지키는 모임이 결성돼 힘이 난다, 주민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저지하겠다"라고 말했다.

제주도 출신 소설가 현기영씨는 "해군은 끈끈한 강정마을의 공동체를 이간질하고 갈라 세워 마치 군사작전을 벌이는 것처럼 쳐들어오고 있다"며 "500년 이상 살아온 공동체가 붕괴되는 곳에 들어 올 수 있는 것은 군사기지와 윤락업소뿐"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아름다운 강정은 마을 주민만의 것이 아니고, 제주도민만의 것도 아닌 우리나라가 지켜야 할 비경"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선언문을 통해 "국방부와 제주도정은 주민이 반대하는 해군기지 건설을 몰아부치기 전에 제주 해군기지의 필요성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며 "우리는 국방부와 제주도정이 해군기지 건설을 무리하게 강행하면서 각종 편법과 불법을 동원하는 등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까지 상실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기 위해 시도됐던 각종 편법적, 불법적 문제점들이 명명백백히 가려지고 모든 사법적 판단이 마무리될 때까지 국방부와 제주도정이 공사 강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주민의 충분한 의사수렴과 환경영향평가와 같은 적법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우리는 제주가 군사기지 건설을 둘러싼 오래된 갈등을 조속히 극복해, 군사기지가 없는 '평화의 섬', 안보의 이름으로 주민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평화의 섬', 한반도와 국제사회로부터 평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곳으로 인정받는 '평화의 섬'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각계의 지혜와 대안을 모아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쟁에 반대하는 전 세계 111개 평화단체도 이날 공동 국제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군사력을 확장해 해군력을 위한 항구가 더 필요한 것이 분명하다"며 "제주 해군기지는 미국 해군에게 더 강력한 접근성을 제공하고 잠재적으로 중국으로 가는 원유의 해양수송로를 장악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 함정을 위한 해군기지 건설은 오로지 제주도를 타격 목표와 군사충돌 지역으로 만들고 말 것"이라며 "제주도민은 평화의 섬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공사 일시 중단하라"

한편, 이날 오전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 주재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 일시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민주당은 이날 성명에서 "정부 당국은 제주해군기지 입지 선정과정에서 강정마을 주민과 제주도민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아 갈등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특히 야5당 제주해군기지 진상조사단의 현장조사를 통해 해군기지 건설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파괴할 우려가 있음에도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정부는 합리적인 갈등해소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건설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며 "만약 정부가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면서 갈등을 야기하고 부추긴다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주도#강정마을#해군기지#양윤모#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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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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