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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300여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대구 2.28기념공원에서 반값 등록금 촛불짐회가 열렸다.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300여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대구 2.28기념공원에서 반값 등록금 촛불짐회가 열렸다. ⓒ 조정훈

"아파트 담보로 빌리는 것보다 더 높은게 대학 학자금 빌리는 이자인데 국가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대를 가더라도 이자는 꼬박꼬박 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신용불량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적으로 반값 등록금 촉구 집회가 열린 가운데 대구에서도 비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10일 오후 7시 반부터 두시간여에 걸쳐 300여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2.28기념공원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반값등록금을 촉구하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21세기 대구경북대학생연합' 주최로 경북대, 영남대, 대구대 등 대구지역 대학생들이 대거 참가한 이날 집회에서 대학생들은 정부와 여당에 '조건없는 반값 등록금 이행'을 촉구했다.

 

대구경북 대학생연합 길정혜 집행위원장은 "오늘 이렇게 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모인 것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들에게도 부담이 되는 사회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며 앞으로 반값등록금이 시련될 때가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값등록금 촛불짐회에 참가한 학생이 '대학등록금 똥값 만들기에 집중하는 녀석들'이란 팻말을 들고 서 있다.
반값등록금 촛불짐회에 참가한 학생이 '대학등록금 똥값 만들기에 집중하는 녀석들'이란 팻말을 들고 서 있다. ⓒ 조정훈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 정주현(1학년)씨는 "아빠 월급은 그대로인데 등록금은 비싸니까 미안한 마음이 들어 편의점에서 주말 아르바이트를 한다. 시급 2700원 받아 한달에 18만 원 버는데 용돈도 안 된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반값등록금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권아무개(28)씨는 "주위에 학자금을 빌려 공부한 친구들이 많은데 직장을 못구해 이자도 못내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비싼 등록금 내고 공부해도 사회에 나오면 신용불량자가 된다"고 말하고 "후배들은 반값 등록금으로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대학생을 둔 학부모 박아무개(48)씨도 "대학등록금만 일년에 800만 원이 넘어 큰 부담이 된다"며 "대학생라고 해서 학교에만 가는게 아니라 학원에도 가고 책도 사고 용돈도 줘야 하니까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전형수 대구대 교수는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을 상대로 한 발언에서 "사립대학이 등록금을 쌓아놓고 주식투자나 하고 자기들 잇속만 차리는 등 나쁜짓만 한다"며 "등록금을 반값으로 해도 올바르게 집행한다면 대학 재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경북대 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하기 앞서 경북대 북문에서 피켓 홍보를 하고 있다.
경북대 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하기 앞서 경북대 북문에서 피켓 홍보를 하고 있다. ⓒ 조정훈

 경북대 학생들이 학교 법인화 반대 집회를 마치고 반값등록금 결의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2.28공원까지 4KM의 거리행진을 벌였다.
경북대 학생들이 학교 법인화 반대 집회를 마치고 반값등록금 결의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2.28공원까지 4KM의 거리행진을 벌였다. ⓒ 조정훈

한편 경북대학생 80여 명은 경북대 북문에서 '경북대 법인화 저지와 대학등록금 인하' 기자회견을 갖고 2.28기념공원까지 약 4KM를 비를 맞으며 거리행진을 해 촛불집회에 참여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권승우 경북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32년간 물가가 8배 오를때 등록금은 26배가 뛰었다"며 고등교육을 민간에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고 "정부관료와 정치인들은 조건없는 반값 등록금을 목표로 하고 이를 시행하기 위한 정책적 보완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라"고 요구했다.

 

권씨는 또 "불필요한 예산,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사업에 대한 예산을 줄이면서 교육복지예산을 충당할 수 있다"며 "등록금 문제는 대학생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한 가정의 문제이고 서민층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지역의 야당들도 이날 대학생들의 촛불집회에 지지를 보내는 성명을 발표하고 조건없는 반값 등록금을 요구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한나라당은 B학점 이상의 학생들에게만 헤택을 주고 부실대학의 재학생들에게는 헤택이 주어지지 않는 등 반쪽짜리 정책을 내놓아 빈축을 사고 있다"고 비난하고 "'조건없는 반값 등록금'과 '대학재정 지원'을 위해 등록금액 상한제법안 및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대구시당도 논평을 통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국립대 등록금 평균 인상률은 7.6%, 사립대 등록금 평균 인상률은 6.6%에 달하는데 매년 물가상승률이 3% 내외인 것을 보면 터무니없는 수치"라며 "국립대 법인화와 사립대의 재단 전입금 등 대학의 총체적 부실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등록금 문제에 관해서 만큼은 자신의 공약을 가감없이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학생들은 향후 지속적인 집회와 함께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활용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꼭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2시간여의 집회를 마쳤다.

 

 전국으로 퍼지고 있는 대학 반값등록금 촛불집회가 대구경북대학생연합이 주최한 가운데 2.28기념공원에서 열렸다.
전국으로 퍼지고 있는 대학 반값등록금 촛불집회가 대구경북대학생연합이 주최한 가운데 2.28기념공원에서 열렸다. ⓒ 조정훈


#반값 등록금#촛불집회#2.28기념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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