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단체 활동가 해외연수, 워싱턴, 뉴욕 여행 이야기 이어갑니다. 비영리단체 컨퍼런스가 끝난 후 시작된 첫 번째 기관 방문( 비영리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Network for Good)을 마치고 오후에는 알렉산드리아 '올드 타운'을 여행하였습니다.
알렉산드리아 '올드타운'은 영국식민지 시절부터 북버지니아의 중심지역이었다고 합니다. 미국독립전쟁, 남북 전쟁을 거치는 동안에도 상업과 무역의 중요 거점 역할을 한 250여 년의 전통을 간직한 도시라고 합니다.
지리적으로는 버지니아주 안에 위치하지만 행정적으로는 주 정부에 속하지 않는 독립 도시이며, 워싱턴 DC에 인접한 쪽은 국방성과 특허청 등 연방정부 건물들이 있습니다. 올드타운을 끼고 있는 포토맥 강변 항구 쪽은 오래된 건물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도시입니다.
워싱턴에 도착한 첫 날,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리 장군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곳 올드타운에도 리 장군과 초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워싱턴의 족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알렉산드리아 올드타운은 걸어서 돌아보기에 딱 알맞은 거리입니다. 지하철 역에서 내리면 트롤리(TROLLEY)라고 부르는 전차처럼 생긴 버스가 있습니다. 무료로 운행되는 이 버스를 타고 포토맥 강변까지 갈 수도 있구요. 혹은 포토맥 강변까지 천천히 걸어 가면서 구경을 하고 지하철을 타러 갈 때 트롤리를 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알렉산드리아 중심 가로를 따라 트롤리가 운행되는데, 중간 중간에 정류장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기다리면 공짜로 탈 수 있습니다. 현지인들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빈 자리가 없더군요.
포토맥강 선착장이 있는 아트센터 전시장에는 오래 전 올드타운 사진이 있었습니다. 액자로 만들어서 판매하는 사진들이었는데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의 옛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래된 사진을 정밀하게 복원하여 옛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사진만으로도 1748년에 만들어진 올드 타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유럽풍의 고풍스런 집들과 건물들이 있고, 미술관, 레스토랑, 공원 및 아트샵, 골동품상, 쇼핑센터, 크고 작은 페션샵 등 많은 볼거리가 있습니다.
알렉산드리아 올드타운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들이었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본 후에 현재 거리 모습을 살펴보면 옛 모습이 정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높은 건물이 없는 올드타운은 1700년대의 도시 기본 계획을 지금까지 그대로 지키는 것 같더군요. 앞으로 100년 이내에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속 거리 모습들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젊은 시절에 찍은 영화 '스팅'에 나오는 거리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1930년대 혹은 40년대의 미국 거리 모습이 저랬을 것 같더군요. 위의 사진들은 아트센터 앞에서 지하철 역 방향으로 보고 찍었습니다. 사진 속에 있는 거리 모습과 건물들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착장 근처에는 알렉산드리아의 역사를 기록해 놓았습니다. 약 4000년 전부터 이 지역에 사람이 살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포토맥 강변에는 깨끗하게 정비된 수변 공원이 있었습니다. 유럽풍의 작은 도시를 옮겨다 놓은 듯한 거리 풍경, 요트 정박장이 있고 수상 택시와 유람선을 탈 수 있으며 강변에는 아름다운 레스토랑이 많이 있습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강변 레스토랑에 앉아 차를 마셔보는 것도 좋겠더군요.
그런데, 사실 오래 전 이곳은 아프리카에서 끌려 온 흑인들이 노예로 팔리던 노예 장터가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런 배경 때문에 알렉산드리아는 노예제 폐지를 가장 극렬하게 반대하였고, 또 이 도시에서 남북전쟁의 첫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하였답니다.
250여 년 전 도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올드타운이지만, 부끄러운 노예시장의 흔적은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자료를 통해 이곳 부두가에 노예시장이 열렸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모르고 지나칠 뻔하였습니다.
외형만 증기기관차를 닮은 여객선입니다. 포토맥 강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노란색 스크류가 돌아가는 저 배를 보면서 미시시피강을 떠올렸습니다. 아마 어린 시절에 읽었던 '톰소여의 모험'이나 혹은 같은 제목의 만화 영화를 본 기억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포토맥강 선착장에는 아트센터가 있습니다. 그런데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이곳에 포탄을 만드는 공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부둣가 공원에는 포와 닻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저곳에 있는 포들은 영-미 전쟁에 사용하였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무기공장이었던 곳을 정부와 지역예술가들이 노력하여 아트센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조각, 공예, 그림 등 여러 장르의 예술가들이 모여 개별 스튜디오 작업도 하고 갤러리 운영한다고 하였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키차 모양의 외형에 바퀴가 달린 교통수단을 '트롤리'라고 부릅니다.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빈 자리가 없이 운행이 되고 있었습니다.
아시아나 유럽나라들에 비하면 미국은 역사가 아주 짧은 나라입니다만, 워싱턴과 알렉산드리아 올드타운 같은 곳은 머지 않은 장래에 도시 전체가 역사 유적지이면서 박물관이 될 수 있겠더군요. 어쩌면 저렇게 잘 고쳐 사용하고, 잘 보존하고 있을까 하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워싱턴을 곳곳을 둘러보면서 역사가 짧은 나라라고 하지만, 짧은 역사를 만회하기 위하여 보존하고 기념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