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유월 다 가기 전에 야외 수업 한 번 하자!"
"우와! 짝짝짝! 좋아요!"14일 오후 정규 수업 후 방과후학교(보충수업) 시간에 문제집을 덮고 11명 고2 제자들과 교정 뒷산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워낙 친환경 학교이다 보니 계절마다 특별한 풍광이 으뜸인데요. 유월 신록이 병풍처럼 교정을 에워싼 데다 가끔씩 들리는 새소리가 어울려 자연미가 넘치는 학교입니다.
뒷산에 올라 30년 전 이야기를 들려주고, 우리가 누리는 시간들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업이라고 공감하며 누릴 수 있는 만큼 누리기로 했습니다. 이야기꽃, 웃음꽃을 피우며 오솔길을 따라 찬찬히 걸었습니다.
적당히 부는 바람이 녹음과 섞여 어찌나 살가운지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잠시 의자에 앉아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아이들은 산 속 배드민턴 장에서 신나게 놀고 있습니다. 올망졸망 왁자지껄 편을 갈라 게임에 몰두합니다. 키 큰 아카시아 나무랑 참나무들도 정겹게 바라보며 잎새를 흔들거립니다.
하산 후 교정 끝자락 공터에 모여 야외 수업 소감을 주고받고 끝자락을 장식하려는데, 한 아이가 제안합니다.
"얘들아! 우리 점프놀이나 할까?"
"좋지!!! 선생님! 촬영 가능하죠?"
"암만! 멋지게 뛰어 봐!"
카메라를 든 저는 제자들의 점프 놀이에 맞춰 셔터를 눌러댑니다. 아무리 연출이라지만 찍고 나니 제법 볼 만합니다. 저 아이들의 싱그러운 웃음과 힘찬 도약! 그 안에서 우리 교육 희망을 봅니다. 함께 보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