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신앙: 고타마 붓다(석가모니)에 대한 숭배에서 발생한 신앙의 총체. 석가에 대한 신앙은 석가 생존 당시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시초는 제자나 신자들이 그의 가르침을 진리로서 받아들이게 되면서부터이다. 그리고 석가 자신은 교법을 근거로 하며 그 외의 것은 신앙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듯 교법 중시의 태도를 보였다."
이는 김승동이 편저한 〈불교사전〉에 나오는 설명이다. 한국불교는 선종의 역사라 해도 무방하다. 고려시대의 천태종과 화엄종과 법상종은 모두 교리를 중심 한 대승불교였다. 승유억불 정책을 실시하던 조선시대에는 교종과 선종이 통합되었고, 그 후 다양한 종단들이 태동했다. 현재 문광부에 등록된 종단은 대략 50개 정도고, 그 밖에도 드러나지 않는 게 많다. 그에 따른 용어를 이번에 대대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한국불교의 종단을 대표하는 건 주불(主佛)이다. 그것은 법당 중앙에 봉안된 으뜸 불상을 일컫는다. 우리나라 사찰의 주불은 대부분 석가모니불을 모신다. 그리고 한 종파의 조사(祖師)를 일컫는 종조(宗祖)가 있고, 개인이나 종파에서 가르치는 소의경전(所依經典)이 있다. 이른바 화엄종의 화엄경, 천태종의 법화사부경, 정토종의 정토삼부경, 조계종의 금강경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종파의 근본이 되는 핵심 교리와 취지인 종지(宗旨)도 있는데, 안심인명, 광도중생, 보국안민 같은 걸 종지로 삼기도 한다. 이 또한 이번 사전에 충실하게 소개돼 있다.
한국불교의 주불이 석가모니불을 따르고 있듯이, 인도 출신으로 알려진 싯타르타를 아는 건 중요하다. 본래 그는 인도의 원주민 드라비다(Drabbida)족을 침탈한 아리안 족의 후예다. 아리안 족들은 드라비다 족을 제압하였고, 그들을 영구적인 노예로 삼고자 카스트 제도를 만들었다. 그는 그것이 나쁘다는 걸 깨닫고 과감하게 타파하고자 했다. 그만큼 인도의 브라만교에서 섬기는 모든 신들이 가짜인 것을 갈파했던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심한 고행을 했고, 인간으로 태어난 자체를 비극으로 여겼던 사람이다. 바로 그런 수행자를 석가모니로 받들게 된 것이다.
본래 사전이 그러하듯 이번 사전도 딱딱하다. 그런 차원에서 재밌는 이야기 하나를 건네고자 한다. 청담스님에 관한 이야기다. 그 분은 조계종 총무원장을 4번이나 역임했다. 그런데 그 청담 스님은 어느날 타살됐다고 한다. 그와 같은 사실은 화련스님의 증언에 따른 이야기다. 그 분은 한때 청담 스님과 진지한 대화를 나눴고, 깊은 깨달음을 얻은 뒤에 불교계를 떠나기로 마음먹고, 5대일간지에 발표한 바 있다. 1970년대 일어난 불교계의 대사건이었다.
놀라운 건 그 다음이다. 청담 스님이 그 사실을 발표하자, 불교계에서는 그를 회유하기에 여념이 없었다고 한다. 급기야 청담 스님은 서울 삼각산의 도선암 유치원으로 숨어들어갔고,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한다. 그 원인을 규명하려 했으나, 청담 스님의 딸인 묘엄은 부검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것은 청담스님이 타종교로 개종한 까닭이었다고 한다.
현재 한국 출판계에 <만약에 한국사> 라는 책이 화제다. 한국사가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왔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를 가정한 내용이다. 그것을 청담 스님과 연관 짓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우리가 아는 성철 스님의 유명한 법어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건 청담 스님과 화련 스님의 가까운 사이에 성철 스님이 불가근불가원(不可近 不可遠)처럼 끼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쪼록 인도와 중국과 한국과 티베트를 비롯해, 대승불교와 반야사상 등 여러 항목들이 잘 정립돼 있는 이번 사전을 통해 모든 불자들을 비롯해 일반 사람들도 불교 용어들이 어떻게 정리되었는지, 깊이 있게 살펴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