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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헌츠먼 주니어의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 선언을 보도하는 CNN
존 헌츠먼 주니어의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 선언을 보도하는 CNN ⓒ CNN

존 헌츠먼 주니어 전 주중 미국대사가 2012 미국 대선에 도전장을 던졌다.

헌츠먼은 21일(한국시간) 뉴욕 자유의 여신상 앞 리버티 주립공원에서 공식 연설을 통해 공화당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곳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지난 1980년 대선 출마를 발표했던 장소로 유명하다.

헌츠먼은 "우리의 미래를 선택해야할 시간이 왔다"며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에너지 독립과 일자리 창출에 힘써야 하고, 더 큰 재앙을 피하려면 부채 감축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헌츠먼은 1960년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와 삼촌이 설립한 화학기업 '헌츠먼 코퍼레이션'이 크게 성공하면서 헌츠먼 가문에 막대한 부를 안겨주었다.

모르몬교 신자인 헌츠먼은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했고 모르몬교 규칙에 따라 대학 시절 2년간 해외에서 선교사업을 했다. 대만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쌓은 유창한 중국어 실력은 그의 정치 인생에 큰 도움이 되었다.

대학 졸업 후 레이건 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근무하며 정치와 첫 인연을 맺은 헌츠먼은 32살의 젊은 나이에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주싱가포르 대사로 임명되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에는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로 임명되어 동아시아 지역을 담당했다. 2004년에는 공화당 소속으로 유타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었고 78%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재선에도 성공했다.

이때부터 서서히 공화당의 스타로 주목받기 시작한 헌츠먼은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주중 대사로 임명되었다.

당시 민주당 소속의 오바마가 공화당의 헌츠먼을 주중 대사라는 요직에 임명한 것이 큰 화제가 되면서 그의 중국 관련 지식을 우선한 초당적 인사라는 호평과 오바마가 다음 대선에서 맞붙게 될지도 모를 라이벌을 미리 해외로 내보낸 것이라는 추측 등이 엇갈렸다.

헌츠먼 역시 오바마의 주중 대사직 요청을 수락하면서 공화당으로부터 '배신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임기 동안 두 차례나 미-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이를 의식했는지 헌츠먼은 이날 연설에서 한때 자신의 '상사'였던 오바마에 대해 "나는 대통령을 존경하고 우리 둘 다 미국을 사랑한다"면서도 "하지만 정치적 비전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뛰어난 외교 능력, 가장 큰 강점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주중 대사 시절 활동을 홍보하는 존 헌츠먼 주니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주중 대사 시절 활동을 홍보하는 존 헌츠먼 주니어 ⓒ Jom Huntsman Jr.

헌츠먼이 경선 출마를 선언하자 현지 언론들은 공화당 후보들 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트 롬니가 강력한 라이벌을 만났다며 주목하고 있다.

2년간 미국을 비운 탓에 아직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현저히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헌츠먼의 등장이 눈길을 끄는 이유가 단지 '공화당의 클린턴'이라 불릴 정도로 훤칠한 인물 때문만은 아니다.

헌츠먼은 경선 출마를 앞두고 상대방을 절대 비판하지 않는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만약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될 경우 맞붙게 될 오바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오로지 자신의 정책으로만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헌츠먼이 주중 대사로서 보좌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예우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정치 실험으로 눈길을 끌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국제사회의 새로운 질서로 자리잡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G2' 관계에서 헌츠먼이 대권을 잡을 경우 주중대사로서 얻은 풍부한 국제 감각과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얻고 있다.

뛰어난 중국어로 한시를 읊고,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중국인 딸을 입양해 키우고 있는 헌츠먼은 중국 관료들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친근한 인상을 심었다. 하지만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지 없이 중국 정부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물론 헌츠먼에게는 아직 낮은 인지도와 함께 또 다른 약점도 있다. 롬니처럼 소수파 종교인 모르몬교 신자라는 것이다. 모르몬교에서도 롬니, 헌츠먼을 비롯해 미국 내 사회 각계에서 유명 인사들이 많지만 아직 일반 유권자들 중에서는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다.

또한 헌츠먼 코퍼레이션이 이란 정부와 사업적 거래를 하면서 무기 개발에 필요한 화학 원료를 공급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정부에서 주중 대사를 역임했고 동성 결혼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의견을 밝히면서 일부 공화당원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지만, 만약 경선에서 승리해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중도파, 무당파 유권자들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들이 오히려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공화당으로서는 헌츠먼의 출마 선언을 크게 반기고 있다.


#존 헌츠먼 주니어#미트 롬니#미국 대선#미국 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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