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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정부청사 뒤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자은 한대련 의장이 정부여당의 등록금 대책에 대해 규탄하고 있다.
23일 오후 정부청사 뒤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자은 한대련 의장이 정부여당의 등록금 대책에 대해 규탄하고 있다. ⓒ 홍현진

"분통하고 억울하다. 대학생들이 무엇을 위해 대학생들이 촛불을 들었는지 모르는 건가."

 

장맛비가 세차게 퍼붓는 23일 정부청사 뒤편. '반값등록금 투쟁'에 앞장서온 박자은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 의장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협의한 등록금 인하 정책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앞서 정부여당은 지난 22일 늦은 오후 긴급 당정 회의를 열어 향후 2년간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학에 한해 재정 1조 2000억 원을 투입, 등록금을 10% 인하하기로 했다.

 

또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소득하위 20%에 대해 등록금 부담액의 80%를 대학과 정부가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예산은 2조. 1조 5000억 원은 정부가, 나머지 5000억 원은 대학이 부담한다. 한나라당은 23일 오후 의원총회를 거쳐 이러한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반값등록금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애초보다 후퇴한 내용"  

 

 23일 오후 정부청사 뒤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류이슬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이 정부여당의 등록금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23일 오후 정부청사 뒤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류이슬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이 정부여당의 등록금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 홍현진

 

한나라당 안에 대해 '등록금 투쟁'을 주도해오던 전국등록금네트워크(이하 등록금넷), 한대련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는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23일 오후 12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의 등록금 대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예산의 규모.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는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기 위해서 5조 70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부여당이 제시한 2조원(재정 1조 5000억 원, 대학 부담금 5000억 원)은 이의 절반도 안 되는 액수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은 "2조 원으로는 반값등록금 정책을 절대로 구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는 애초 한나라당이 밝혔던 2조 5000억 원 보다도 명백히 후퇴한 내용"이라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2년'이라는 한시적인 기간을 못 박은 것도 '총선용'이라는 비판이다. 등록금넷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2년 후에는 다시 미친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 학생, 학부모들이 알아서 하라는 말인가"라며 "어떻게 한시적으로 2년만 지원을 하겠다는 발상을 한 것인지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대학에게 등록금 지원예산 5000억 원을 부담하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적립금만 10조 이상 쌓아놓고, 매년 20% 안팎의 예결산 뻥튀기를 하고 있는 대학당국이 전체 등록금에서 10%를 감면하게 하고, 나머지 40%는 정부가 예산으로 지원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부여당의 안에 대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학생들 역시 한 목소리로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백시진 중앙대학교 총여학생회장은 "반값등록금이라고 해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2년간 10% 깎아달라고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온 줄 아나"라며 "정부와 한나라당이 대학생들을 장난감 취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이슬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목소리를 들려줘야 하나"라며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의 요구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도록 국민들 모두가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값등록금#등록금#박자은#등록금넷#등록금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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