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중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
②회기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인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중 석방된다.
대한민국 헌법 제44조 1항과 2항으로 '국회의원'과 관련된 조항이다. 그리고 제 45조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로 명시하고 있다. 실로 대단한 권리이다. 이뿐만 아니다. 수당(월정수당인 세비·입법활동비·특별활동비)·여비 등을 지급받을 권리, 교통편익권 따위를 제공받고 있다.
국회의원이 받는 세비(활동비와 상여금 포함)가 1036만6443원으로 연봉으로 따지면 1억2439만7320원이다. '교통편익권'은 KTX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공황을 이용할 때 특혜를 받을 수 있다. 물론 KTX를 이용할 때 한국철도공사에서 발행한 후급 승차증으로 예약해 철도를 이용한 뒤 국회사무처가 일괄적으로 정산하기 때문에 무료는 아니지만 의원 개인 '주머니'가 아니라 국민이 낸 '세금'이다.
그리고 국회의원이라는 신분 하나만으로 누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권리가 있다. 뒷돈 받아 쇠고랑 차는 의원들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서도 한 번 국회의원이 되면 목숨걸고 계속 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그런데 19대 총선을 앞두고 두 중진 정치인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 사람은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낸 원희룡 의원(서울 양천구갑)이고, 다른 한 사람은 세 차례 대통령 후보와 민노당 대표를 지낸 권영길 민노당 의원(경남창원을)이다.
수재 중 수재였던 검사 출신 원조 소장파 원희룡
원희룡 의원은 제주 출신(47살/1964년생)으로 1982년 학력고사 수석과 1992년 사법시험 수석을 했던 수재였다. 그리고 서울지방검찰청과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생활을 하다가 2000년 16대 총선에서 서울 양천갑에서 당선된 후 3선을 했다.
특히 그는 남경필 의원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더불어 한나라당 소장파 '원조'로 '남·원·정' 으로 불리면서 한나라당을 수구꼴통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데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그런 그가 이제 7월 4일 치러지는 한나라당 전당대회 대표최고위원에 출마하면서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해 큰 관심을 모았다.
"2000년 한나라당 강세지역인 서울 양천갑에 공천을 받아 3선을 했다, 정치 생활 12년 동안 당으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총선 불출마를 이 자리에서 선언한다"고 말했다 ("3선이나 했으니 더이상 포장도로는 안 갈 것" - 오마이뉴스-2011.06.20)
언론노조와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을 지낸 노동자 국회의원 권영길
그리고 권영길 의원은 서울신문 기자를 지낸 후 언론노련 초대, 2대, 3대 위원장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대위원장을 지낸 사람으로 언론노조 산 증인이다. 권 의원은 1997년(국민승리21)과 2002년, 2007년 민노당 대통령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하지만 2004년 17대 총선에서 창원을에 출마해 당선되어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 주역이 되었다.
또 2008년 18대 총선에서 당선되어 2선에 성공했다. 강기갑 의원이 경남 사천에서 이방호 한나라당 전 의원을 누리고 승리한 것과 더불어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 민노당이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지역구 2석이었는데 권영길 의원과 강기갑 의원이다. 언론노조 산 증인이고 민노총 출범 주역이며 진보정당 대통령 후보를 지내면서 2002년에는 95만7148표를 얻어 진보정당에게 수권정당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제 그가 정계를 떠난다고 선언했다.
"삼선교 쪽방의 국민승리21 시절부터, 2004년 총선 승리의 영광, 분당의 상처까지…. 모든 고난과 영광의 세월 동안 민주노동당이라는 이름은 권영길의 영혼이었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겠습니다. 오로지 진보통합의 그 길에 매진하겠습니다." (권영길, 총선 불출마 선언..."진보신당 당원에게 사과" - 오마이뉴스)
권영길 의원은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담긴 함의는 깊을 것이다. 3번의 대통령 선거 출마가 보여주듯 권영길 의원 심장에서는 진보세력이 정권을 잡아 민중의 주인이 되는 세상을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뜻을 이루지 못했고 지난 2007대선 패배 후에는 민노당은 내홍에 휩싸였고, 결국 진보신당과 분당했다.
결국 분당은 2008년 총선에서 2004년 10석에서 절반인 5석으로 줄었다.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진보신당 당원들에게 미안하다"고 한 이유가 아마 가슴을 도려내는 고통이 지난 3년 동안 그를 지배했을 것이기 때문이리라.
이 고통스러운 비극을 끝내기 위해 자신이 몸을 던저 진보세력 통합되어 내년 총선에서 20석 이상을 차지하는 민심을 얻는다면 진보세력은 대선에서 이명박 정권을 끝내는 큰 보탬이 될 것이고 이는 권영길 정치 인생 14년만보다 더 위대한 발자취를 남을 것이다. 그의 불출마가 진보개혁 진영에 던지는 의미가 큰 이유다.
이타적 불출마 권영길과 더 큰 꿈을 위한 불출마 원희룡
이에 비하여 원희룡의 불출마는 다르다. 그는 더 정치 꿈을 이루기 위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람들은 그가 '서울시장'을 염두한 불출마 선언이라고 했다. 즉,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는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가 3선을 하는 동안 서울 한나라당의 초강세지역에서 공천을 받아 과감한 혜택을 받은 만큼 당 위기를 맞아 내가 가진 것을 내려놓고 보답할 차례가 됐다"며 서울시장과는 별개라고 해명했다.
앞에서 언급한 것에 확인할 수 있지만 권영길 의원과 원희룡 의원은 살아온 삶 자체가 다르다. 원희룡은 수재 소리 들어면서 검찰 출신 그리고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에서 3선을 해 '기득권'이었다. 이에 비해 권영길 의원은 기자 생활과 언론노조 그리고 민주노총 초대위원장과 민노당에서 2선을 해 노동자를 위해 살았다.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원희룡과 진보세력 통합을 이루어 총선과 대선에서 진보개혁진영이 승리하기를 바라는 권영길 과연 누구 선택이 시민들 마음을 감동시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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