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26일 오후 1시 20분]
"옛 왜관철교 붕괴는 4대강 사업으로 강 바닥을 과도하게 준설해서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다."
26일 오전 경북 칠곡 왜관철교 아래 낙동강 제방에서는 4대강사업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와 하천학회, 시민환경 연구소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대강 사업 즉각 중단 및 관련 책임자 엄중문책 촉구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박창근 교수(관동대 토목공학과)는 "옛 왜관철교 붕괴의 원인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강바닥 준설에만 모든 행정력과 기술력을 집중하고 안전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않아 발생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이어 "왜관철교 붕괴는 인접한 칠곡보 조성, 24공구 등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이 과도하게 준설되어 일어났다"며 "2009년 7월 국토부가 발표한 '낙동강수계 하천기본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강바닥이 준설 전보다 4m 가량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준설로 인해 교각이 드러난 데다, 이번에 내린 장맛비로 인해 와류가 발생하면서 교각 밑바닥의 모래를 세굴(강 ·바다에서 흐르는 물로 기슭이나 바닥의 바위나 토사가 씻겨 패는 일)하게 되어 결국 교각이 기울어지면서 교량상판이 하천 바닥으로 내려앉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분석이다.
박 교수는 또 "낙동강에 있는 다른 교량들 중 상당수도 보강공사를 하지 않아 다가오는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붕괴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낙동강 24공구는 불법, 편법으로 대우건설에 턴키(일괄)발주를 했던 것으로 드러난 문제의 공구"라며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 '이 과정에서 1000억원 이나 되는 예산이 낭비가 되었다'고 지적했지만, 국토부나 검찰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어제 부산 지방 국토관리청 관계자가 돈을 아끼기 위해 교각 보강 공사를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도 "20년 이상 걸릴 사업을 3년 만에 완공하겠다는 것은 무지한 발상"이라며 "왜관 철교 붕괴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철저히 검증하여 공사재개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무너진 왜관철교는 1905년 완공이후 태풍 매미나 사라뿐만 아니라 1925년 엄청난 피해를 입힌 을축년 대홍수도 견뎌낸 근대문화제"라며 "귀중한 문화재를 보강공사도 하지 않고 4대강사업을 강행한 것은 문화재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황 소장은 이어 (공사책임자인) "24공구 책임자를 문화재 보호법 위반 혐의로 사법 당국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4대강 사업은 하천을 기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홍수피해를 줄일 수 있는 묘책은 없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준설 중단, 홍수 시 가동보의 작동 금지, 하천공간 안에 공원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수조원의 예산을 쏟아 붓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오히려 홍수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정부는 연내 완공을 목표로 무리하게 (4대강) 사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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