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과 집중호우를 동반한 장맛비가 인천에도 쏟아진 뒤, 장마전선이 다시 남하했다. 덕분에 후덥지근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이 더위에 논밭의 잡풀들은 정말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논둑에 고추밭 골창에 제초제를 뿌리지 않아 일일이 낫으로 풀을 베주고 호미로 김을 매주었는데, 장맛비에 잡초들이 농작물보다 더 힘차게 자라났다. 이에 풀을 베어보려 했으나 엄마는 그냥 장마가 끝난 뒤에 예초기로 깍는 게 낫다며 냅두라 하신다.
그나마 지난 5월 모내기를 끝내고 틈틈이 밭을 갈고 김을 대충 매고 비닐을 씌워놓은 하우스 안과 밭은 잡풀이 나지 않아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검은 비닐을 씌워놓지 않았으면 풀이 동산을 이뤘을테니 말이다.
그렇게 농부들의 김매기 수고를 덜어주는 비닐은 역시나 학표다. 농사꾼이라면 다들 알 학표 비니루는 국내 농업비닐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1967년 창업한 일신화학공업의 제품으로 1981년 농업용 장수 필름을 한국 최초로 개발한 뒤 지금까지 농촌에서 사용되고 있다.
농업용 비닐을 주로 생산하던 일신화학공업은 지난해 5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일본 업체가 독점하고 있던 전자재료 보호필름 사업에도 진입해 시장점유율을 놓이고 있고, 중국에서도 학표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한다.
여하간 31년 넘게 농촌-우리집에서 사용해온 그 학표비닐로 콩도 팥도 오이도 토마토도 고추도 심어 먹고 있다. 아참 비닐을 까는데도 요령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흙을 잘 놓아야 바람에 날아가질 않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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