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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군부대 입구(경기광주시) 군부대 입구에는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고 삼엄한 검문소가 있다. 부모들은 자식들을 군대 보내고 마음을 졸이며 산다.
어느 군부대 입구(경기광주시)군부대 입구에는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고 삼엄한 검문소가 있다. 부모들은 자식들을 군대 보내고 마음을 졸이며 산다. ⓒ 박청용

이번 강화도 총기 사건으로 4명의 해병대원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비통하고 불행한 일이다. 왜 이런 일이 군대에서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지 근본 원인을 진단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처를 취하는 것은 살아남은 모두의 책임이다.

군대는 어떤 조직보다도 폐쇄적이다. 가시 돋친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군부대는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다. 도대체 군부대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은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다량의 무기를 다루어야 하는 위험한 일상이 있는 곳이다. 전쟁이나 국가적인 변란에 항상 대비하기 위해 긴장을 풀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성격이나 살아온 방식이 전혀 다른 피끓는 젊은이들이 밀집된 공간에 모인 곳이다. 당연히 갈등도 많고 사고도 자주 발생하지만 자식을 보낸 부모들은 어떻게 할 수 없는 폐쇄된 곳이라 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폐쇄적이고 외부와의 교류가 적은 군대와 같은 조직은 문제가 공론화 되지 않고 안으로 곪다가 결국은 큰 사건으로 폭발하고 만다. 개방적이고 공개적인 조직이라면 갈등이 있고 문제가 있으면 그것은 공론화된다.

그래서 조금은 시끄러울지라도 의사소통과정을 통하여 문제와 갈등을 극복하여 큰 사건으로 비화되는 일은 적다. 유독 군부대에서 극단적인 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것은 일반사회와 달리 교류가 적은 폐쇄적인 조직의 특성 때문은 아닌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이번에 조준 사격으로 4명의 동료들을 쏴 죽인 김 상병은 '너무 괴롭다', '죽고 싶다' '구타·왕따·기수 열외가 없어져야 한다'고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같은 집단 내에서 왕따와 기수열외라는 해병부대 내의 악습이 한 개인에게 너무 큰 상처를 입혔을 것이다. 대부분은 참고 견디고 어떻게 해서든지 문제를 극복하고 제대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김 상병은 견디다 못해 결국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폭발시키고 말았다.

소통에 익숙한 세대, 소통할 수 없는 군대

인터넷과 SNS 등으로 실시간 정보를 주고받는 네트워크화된 개방적인 시대에 군대조직은 너무 폐쇄적이고 경직되어있다. 폐쇄적인 조직은 의사소통이 부족하다. 외부와의 교류도 적다. 폐쇄적인 조직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갈 자정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별것도 아닌 문제가 엄청 큰 사건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군부대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문제들을 보면 그 단초가 별것도 아닌 것인데 경직되고 막혀 있다가 더 크게 곪아 터져서 결국은 큰 사건으로 비화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올해 2월에 논산 훈련소에서 정아무개(21)훈련병이 중이염 증세로 민간병원에서 진료를 받게 해달라고 절실하게 매달렸다. 민간병원에서 치료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꾀병이라고 거절당하자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민간 병원에서 진료를 받게 해달라는 하소연조차 들어 줄 수 없는 폐쇄적인 조직이 군대 조직이다. 의학이 발달한 이 시대에 중이염이 죽을병인가? 민간 병원에 진료를 받게 하고 간단하게 치료를 했으면 자살 사건이라는 큰 문제로 비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외부와의 소통과 교류가 없이 자기 조직의 구습만 따르는 경직된 조직은 발전할 수 없는 시대다. 군대만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경직성과 폐쇄성을 고치고 교류하고 소통해야할 때가 되었다. 군대에 자식들을 보낸 부모들과도 더 긴밀히 소통을 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보라.

사회의 각 부분과의 열린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될 때에 군 조직이 발전하고 성장을 한다. 군대가 자기만의 폐쇄성을 버리고 개방적이고 소통할 수 있는 조직이 될 때에 군을 바라보는 국민은 안심할 수 있고 국방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군사시설 지역 군사 시설 지역은 관계자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접근을 금지이다. 왜 군부대는 폐쇄적이어야 할까?
군사시설 지역군사 시설 지역은 관계자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접근을 금지이다. 왜 군부대는 폐쇄적이어야 할까? ⓒ 박청용

군대 내에 전문적인 상담제도를 정착시켜라

인생은 살면서 별별 문제와 갈등을 겪는다. 특히 청소년기와 20대 젊은이들은 한창 자아의 정체성이 형성되고 사회에 적응을 하는 과정에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젊은이들은 수많은 갈등과 내면적인 아픔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하게 된다. 성장과정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문제들은 전문가에 의한 전문적인 상담을 통하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해결책을 찾게 된다.

군대에 들어간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고통과 분노와 해결할 수 없는 마음의 무거운 짐들이 있겠는가? 그것을 들어주고 같이 고민하면서 풀어갈 수 있는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 위계질서가 엄격한 군대 내에서 상관이나 장교에게 상담을 맡기면 사병들이 속마음을 진솔하게 열겠는가? 문제나 갈등이 있으면 언제라도 편히 이야기하고 공감해줄 수 있는 전문적인 상담 시스템이 군대 내에 절실한 실정이다.

동료 부대원에게 총을 난사하기 전까지 김상병에게도 얼마나 많은 심적인 고통과 고민과 갈등이 있었을 것인가? 누구 하나라도 그 아픔 마음과 괴로운 심경을 들어주고 함께 공감하면서 문제를 극복하려는 기회라도 있었으면 총질을 하는 비극은 없었을지 모른다. 김상병이 전문적인 상담을 통하여 자신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긍정적인 방법으로 해결했으면 이처럼 큰 비극적인 사건으로 비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군 입대는 20대 전후의 청년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준다. 학교 생활을 마치자마자 날아오는 징병검사 통지서를 받아드는 순간부터 불안과 스트레스는 시작된다. 사회 생활을 어떻게 할지 어떻게 인생을 독립적으로 살아갈지 준비가 아직 덜된 청년들에게 군대 문제는 골치 아픈 문제이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다.

군대라는 전혀 생소하고 낯선 사회에 어떻게 적응을 하고 고된 훈련을 어떻게 받아야 하고 부대 생활은 어떻게 해야할지 불안감이 앞선다. 또한 무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고 엄격한 위계질서의 상하관계 속에서 인간관계를 어떻게 할지 모든 것이 다 고민거리다.

이러한 고민을 들어주고 군대생활을 잘 수 있도록 심리적인 지원을 해주는 전문적인 상담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도 군종 제도나 관심사병에 대한 상담 등이 있지만 병사들의 고민을 해결 줄 제대로 된 시스템은 없다. 죽으라면 죽는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명령 복종 체계를 가진 군대 속성상 상담이라는 것 자체를 회피하는 경향이다.

상담은 나약한 사람이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문제가 있을지라도 문제를 극복하고 합리적으로 풀어 가는 전문적인 과정이다.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이야말로 건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군대에 수많은 젊은이들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체계가 미미하다. 군인들도 인간이다. 일반인들보다 더 많은 갈등과 문제에 직면하고 불안감과 스트레스와 긴장 속에서 생활하게 된다.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를 같이 해결해 줄 전문적인 상담 시스템이 절실하다.

군대에 사회복지사 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요즈음은 모든 면에서 인간의 복지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동물복지까지 거론되는 마당에 군인 복지를 제도화할 때가 되었다. 어렵고 힘든 병영생활을 하면서도 인격적이고 인간적인 대우를 받아야 하며 인간의 욕구와 문제를 해결하고 최고로 행복하고 만족한 삶을 누릴 권리가 군인에게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군대 내에 군인사회복지사 제도를 도입할 것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사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로 인간의 문제와 욕구를 해결할 능력과 훈련을 받은 전문가들이다.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를 다루기도 하고 상담을 통한 개별적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집단적인 프로그램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지역사회나 가정과 연계를 하고 자원을 동원하여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해결하고 욕구가 있으면 그 욕구를 해소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
 
군대에 병의 치료를 위해 군의관이나 위생병이 있고 종교적인 활동을 위해 군종 제도가 있다. 사병들 개개인의 심리적인 것이나 현실적인 문제 해결 위한 상담이나 복지적인 측면을 도와주는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지 않다.

군인사회복지사 제도가 정착되면 군대 내의 갈등이나 고민들을 해결하여 사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사병들은 고민거리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상담과 문제해결의 전문가인 사회복지사에게 자신의 문제를 의뢰하고 사회복지사와 함께 문제 해결과정을 거치면서 건강한 군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해병대에서 구타나 폭력을 당해도 간부에게 말하면 기수열외로 왕따를 시켰다고 한다. 고립된 병영 안에서 누구에게 하소연 할 곳도 없고 얼마나 분노가 쌓이고 고통이 심했겠는가? 휴가 나와서 부모나 친구에게 이야기한다고 부대 내의 문제를 외부에서 도울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군대 내에 사회복지사 제도를 시행한다면 사회복지사들이 군대 내에 상주할 것이고 문제나 고민이 있는 사병들은 언제든지 어떤 문제든지 사회복지사와 상담을 통하여 문제를 극복하고 건강하고 복지적인 군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군종 장교를 뽑아서 군인의 종교 활동을 돕듯이 사회복지 장교 제도를 만들어서 전문적이고 경륜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군대에서 장병을 위해서 복지적인 활동을 하도록 제도화하면 될 것이다.

현재 많은 대학에서 사회복지과 학생들이 배출되고 있다. 사회복지과 학생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사회복지 장교를 도와서 장병들의 복지적 서비스를 제공하면 군생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병원에 가도 의료 사회복지가가 있고 학교에도 학교 사회복지사가 있어서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하는데 이제는 군대에도 군인 사회복지가 제도를 만들어 시행할 때가 되었다. 군대에 기합과 구타의 폭력적인 측면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행복한 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복지적인 측면을 배려해 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애써 키운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도 안심이 될 것이고 장병들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넘치면 더 막강한 군대가 될 것이다.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관심 사병을 간부가 돌보는 것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진 군인 사회복지사들이 집중적으로 돌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얼마나 발전했고 사회가 얼마나 진보되었는가? 군대에 군인사회복지사 제도를 도입하여 군 생활이 편안하고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인간미 넘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담장과 철망에 가린 군부대(경기광주시 어느 부대) 담장과 철망 너머의  군부대 안에서 장병들은 행복할까? 기합과 구타는 없는지? 외부에서는 전혀 알 수 없다.
담장과 철망에 가린 군부대(경기광주시 어느 부대)담장과 철망 너머의 군부대 안에서 장병들은 행복할까? 기합과 구타는 없는지? 외부에서는 전혀 알 수 없다. ⓒ 박청용


#군인사회복지사#군인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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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 출신. 경기도 광주 거주. 환경, 복지, 여행, 문학, 통일에 관심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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