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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우산은 저기 통에 꽂아주십시오! 9200원입니다. 영수증 여기 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우렁찬 여성 아르바이트생의 목소리가 편의점을 꽉 채운다. 물건을 사러 온 손님들은 예나 다름없이 물건을 계산하고 포인트를 적립하고 나간다. 그러나 또 어떤 손님들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얼굴을 보고 당황하며 깜짝 놀란다. 악수를 청하기도 하고 잠시 카운터에서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7일 오후 2시 서울 관악구청 앞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바로 진보진영의 스타정치인 중 한 명인 심상정 전 의원이다. 청년유니온과 진보의합창이 공동기획한 청년알바 체험 행사에 진보신당 심상정 전 의원이 첫 번째 주자로 참석한 것.

편의점 알바생으로 깜짝 변신한 심상정 전 의원

편의점 알바 일일체험 심상정 전 의원이 편의점 일일 체험을 하기위해 정산방법등을 배우고 있다
편의점 알바 일일체험심상정 전 의원이 편의점 일일 체험을 하기위해 정산방법등을 배우고 있다 ⓒ 조성주

심상정 전 의원은 장맛비가 쏟아지는 관악구청 앞 편의점에 도착하자마자 편의점 직원들이 입는 조끼를 받아 입었다. 조끼에는 '심상정'이라는 이름이 찍혀 있었다. 80~90년대 파업조끼를 입던 강철 여인이 편의점 알바 조끼를 입자, 어느새 몇 개월은 편의점에서 일한 듯한 모습으로 변신해 있었다.

현장에 있던 청년유니온 조합원들, 진보신당 당원들 모두 천연덕스럽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잘 어울리는 모습에 적잖이 당황(?)도 했다.

원래 이곳에서 일하는 편의점 사장과 알바생에게 바코드 찍는 법, 정산방법 등을 잠시 교육받은 심상정 전 의원은 몇 번의 손님을 받자마자 재빠른 손놀림과 싹싹한 미소로 무장한 편의점 알바생으로 완벽 변신을 완료했다.

가게 창 밖을 보니 빗줄기가 몇 배는 더 거세졌다. 사람들이 편의점으로 우산을 제대로 털지도 않은 채 매장 안으로 뛰어들어오기 시작했고, 심상정 전 의원은 일하는 중간에 편의점 바닥에 고인 물들을 닦아내야만 했다.

편의점 알바생과 이야기 나누는 심상정 전 의원 심상정 전 의원이 편의점 알바생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편의점 알바생과 이야기 나누는 심상정 전 의원심상정 전 의원이 편의점 알바생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조성주

간간이 손님이 없는 시간에는 원래 일하고 있는 직원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사진도 찍는 사이 예정되었던 업무 마감시간은 다가왔다. 일행은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간담회 장소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잠시 동안의 알바 체험이 끝나고 심상정 전 의원에게 편의점 알바 체험을 해보니 어떠냐고 물었다.

"낮에 잠깐 일하는 거라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알바생들에게 미안하다. 차라리 야간에 와서 밤새 일하고 싶었다."

편의점 알바체험이 끝나고 근처의 관악정책연구소 '오늘' 사무실에서 진행된 청년유니온 조합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심상정 전 의원은 "고민을 해보았는데 '알바'라는 말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아르바이트라는 것이 이전처럼 사회경험이나 용돈을 벌기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생계형, 아니 오히려 생존을 위해서 하는 똑같은 노동"이기 때문이란다.

"청년들 제대로 된 노동의 대가 받아야"

청년유니온 조합원들과 심상정 전 의원 청년노동문제와 관련해서 심상정 전 의원과 청년유니온 조합원들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년유니온 조합원들과 심상정 전 의원청년노동문제와 관련해서 심상정 전 의원과 청년유니온 조합원들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조성주

자리에 앉은 청년유니온 조합원들도 모두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 자신이 생존을 위해 했던 알바, 아니 노동의 경험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지옥의 알바'라는 별칭이 붙은 택배상하차 작업을 해본 십대 청소년은 똑같이 힘든 일을 하고서도 10대라고 임금을 더 적게 줬었는데 이는 부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까지 편의점에서 일했던 다른 청년은 등록금 빚을 갚고 방세 내고 생활하면 최저임금도 제대로 주지 않는 편의점에서 버는 돈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청년유니온 김영경 위원장 역시 과거에 돈이 없어서 등판에 선크림을 실험하는 '생동성알바'를 했던 경험을 말하며 "청년들이 제대로 된 노동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전 의원은 청년들이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는 근본원인이 대기업들이 불공정하게 중소기업과 가맹점들을 쥐어짜는, 불공정한 구조에도 기인한다고 말했다. 진보진영이 연합정치의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에 진보적이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청년들의 노동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동부만 관리감독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유니온 같은 곳에서 직접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감독하고 개선할 수 있는 권한을 줄 필요가 있다고 '노동권 보호 인증기관'과 같은 아이디어를 제출하기도 했다.

청년알바노동 체험, 그에겐 어떤 의미였을까

그렇게 서로의 노동경험을 이야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무언지 머리를 맞대는 사이에 어느새 빗줄기가 약해져 있었다. 진보정당간의 통합이 한참 논의되고 있는 지금 심상정 전 의원의 머릿속은 복잡할 것이다. 이날 하루의 청년알바노동 체험이 심상정 전 의원에게 어떤 고민을 또 추가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진보정당이 누구보다도 청년들과 함께 가야 한다"고 하는 그녀의 말을 통해서 그 고민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심상정 전 의원은 "모든 정치세력이 청년들을 위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혹시 물타기는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청년들이 자신들의 정책과 내용을 가지고 직접 정치세력들을 검증하고 판단내려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새롭게 준비되고 있는 통합진보정당은 청년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아마 심상정 전 의원이 오늘 편의점에서 일한 모습에서 그 미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청년유니온과 진보의합창이 공동기획한 청년알바 일일체험 행사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다음주 13일(수) 오후4시부터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커피숍 바리스타로 일할 예정입니다. 이후에 노회찬 전 의원,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다양한 청년노동을 체험할 계획입니다.



#심상정#청년유니온#편의점#진보의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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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보수에서 성찰적 진보가 함께 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정당.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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