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동성2길 일대에서는 로드아트 컨설팅 기획공연으로 '골목 부기(BOOGIE)'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스페이스 우리, 사)대구 민예총이 공동으로 주관하고 대구광역시 중구청, 계명대 산학협력단(연극예술학과)이 주최한 행사이다.
골목부기 시작은 우리의 전통놀이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으로 대구자립예술가들과 인디밴드, 스트릿 댄서들이 함께 동참했다.
이번에 열린 이 공간은 상가가 밀집된 공간 사이에서 놓여 있던 곳으로 대구중구청이 동성로 환경정비 사업으로 불법노점상들을 철거하여 마찰을 빚었던 노점상들이 대체공간으로 활용되던 곳이었는데 동성2길은 찾는 이가 적어 방치되던 공간이기도 하다.
이번 골목부기 로드아트 사업은 대구중구청이 민. 관. 산학 협동으로 야심차게 꾸며보는 문화사업 계획으로 런던과 파리 그리고 홍대와 대학로같은 유명 명소로 만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행사가 펼쳐진 땡볕 속에서 지나는 길손들을 위해 난장을 펼친 대구자립예술가들의 반짝 깨비시장부터 자전거 아트수리, 인디밴드의 공연, 가수 박창근과 건훈씨의 즉석 공연도 펼쳐졌다.
오랜만에 동성2길이 북적이는 가운데 이곳을 지나는 길손이나 상인들까지 활기차 보이고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진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자신의 카메라에 이들이 노는 모습을 영상에 담는가 하면 간간히 발을 구르면서 인디밴드의 매력에 한껏 빠지는 이도 있다.
이곳을 방문했던 대학생 정도감씨는 "홍대, 대학로에는 공연을 자유롭게 여는 공간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이런 공간이 적은 대구에 생겨 반갑고, 대구에도 이런 문화가 잘 정착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불볕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스트릿댄스를 췄던 김정구 리더(티지 브레이커스)도 "공연 자체의 의미보다는 비보이들끼리 아무런 의미 없이 노는 것이다"고 강조하면서 "지금 골목에서는 여러 가지 문화, 아이콘들이 모여 있는데 대중적이든 마니아 부분이든 간에 색다른 전문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젊은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모처럼 활기 띤 골목에 반기는 이들은 또 있다. 하던 장사도 멈추고 밴드 공연에 발을 구르면서 때론 몸을 약간씩 흔들던 인근 상가 사장 이제현씨는 "처음 보는 광경인데 대구 시내에 이렇게 프리하게 행사를 하는 것은 이색적이고 신선하다"고 말하면서 "상인과 예술가들이 윈윈할 수 있는 이런 공연은 자주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했던 한상훈 사무처장(대구민예총)씨는 "대구의 문화산업이 대체적으로 대형 뮤지컬, 오페라와 같은 시가 할 수 없는 돈을 들여서 대형 기획사가 하는 메머드급에만 치우쳐있지 진작 예술기반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기초는 문화저변은 허술하다"며 대구문화 정책을 꼬집었다.
이어 한 사무처장은 "대구의 문화는 놀이고 예술이기 보다는 엄숙주의에 치우쳐있는데 이곳에서 참여한 예술가들은 그야말로 놀줄아는 끼있는 친구들인데 대구시가 이런 친구들을 잘 알아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동기획자인 인문사회연구소 배두호씨는 이번 행사의 의미에 대해 "중구청에서 공공디자인 산업의 일환으로 디자인과 같은 문화 등을 접목시키려는 의도에서 시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배두호씨는 "최소한의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 자생적으로 만들기 위한 모임이 아직은 초보단계이고 도시에서 자생하고 있는 문화들도 시작단계이다"고 강조하면서 "관공서의 지원 때문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골목부기와 같은 일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계기가 더 많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골목부기에 참여한 출연팀들은 오후 10시까지 자신들이 지닌 재능을 기부하는 것과 대구의 골목문화의 터전을 만들고 작은 주춧돌을 놓는데 큰 보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