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회를 방문하면 맨 처음 마주치게 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지난 19년 동안 강남구의회를 지켜온 원병관(57)씨다.
1972년 경북 영주에서 상경해 11년간의 서비스업과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하던 원병관씨는 1992년에 공무원이 됐는데 첫 직장이 강남구의회였다.
그의 하루는 여느 공무원과는 사뭇 다르게 시작된다. 출근시간은 평균 오전 6시. 남들보다 먼저 출근해 구의회를 한번 둘러본 후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1시간 정도 양재천을 따라 걷기운동을 한다. 이런 규칙적인 운동의 결과인지 그의 몸은 젊은이 못지않게 단단하다.
원병관씨가 의회에서 방호업무를 맡게 되면서 달라진 점은 정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이라고 한다. 정치라면 자신과 별개라고 생각했지만 의회에서 근무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정치 관련 뉴스에 먼저 눈이 가더라는 것이다.
19년 동안 강남구의회와 동고동락해온 그는 "해가 거듭될수록 의회를 방문해 방청하는 주민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며 풀뿌리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주민들도 민원이 발생하면 구청을 먼저 찾기보다는 의원들을 찾아 함께 의논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강남구의회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런 변화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옆에서 지켜봐 온 원병관씨는 "지금 의원들을 보면 예전에 비해 열심히 일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지난 5대부터 의정비를 받게 됨에 따라 의원들도 달라졌다. 특히 6대 의회에서는 의원들이 직접 스터디를 하거나 의회를 찾아 공부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공부하는 의회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평했다.
또 의회 지킴이로서 "의회를 방문한 주민들이나 어린 학생들에게 의회가 어떤 곳이고 의원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설명해 줄때 일에 대한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 강남구의회 개원 20주년 기념식에서 지금까지 성실히 맡은바 소임을 다해 공로패를 받기도 한 원병관씨의 소망은 소박하다. 언제가 방송에서 봤던 반평생을 자신의 일과 함께 보내고 자랑스럽게 정년퇴직한 한 공무원처럼 본인도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정년'을 맞이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소박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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