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의 의혹을 제기한 <과학의 양심, 천안함을 추적하다>(이승헌 지음, 창비)가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에 의해 '올해의 청소년 도서'에 선정됐다가 취소돼 논란이 일고 있다. 출판사는 "출협의 비상식적인 행태에 항의하며 시정을 요구한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출판사 창비에 따르면, 출협은 지난 6월 15일 <과학의 양심, 천안함을 추적하다>를 '올해의 청소년 도서(1/4분기)'로 선정했다. 창비는 독자들에게 이 같은 선정 사실을 알리고 책의 납품을 진행했다. 그러나 6월 23일 출협은 "실무자의 착오로 선정 도서가 잘못 발표되었다"며 "창비의 다른 책으로 재선정됐다"고 통보했다.
이에 창비가 출협에 재선정 경위와 관련된 공식 해명을 요청했고, 출협은 "책의 내용이 청소년이 읽기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일부 제기됐고, 6월 23일 운영위원회를 소집하여 재논의한 결과 위 도서를 1분기 선정 도서에서 취소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출협 관계자는 1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올해의 선정 도서는 심사위원들의 추천을 받아 운영위원회에서 선정한다"며 "이 과정에서 청소년 도서 선정 사업 취지가 심사위원분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책의 내용을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창비는 "처음에는 실무자의 사무 착오로 인한 오류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연락해왔는데 후에 공문을 통해 선정 취소 이유가 책의 내용이라고 알려옴으로써 그간 거짓해명을 해왔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공신력을 가져야 할 기관이 거짓 해명을 해도 좋은가?"라고 지적했다.
창비는 "출판계 내외부에서 이 책의 선정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에 따라 재심사했다는 출협 사무국장의 말에서 '내외부'란 누구인지 해명을 요구하자 대답을 거부했다"며 "출협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고, 어떤 인사의 요구에 따라 이번 선정이 취소됐는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비는 "표현의 자유, 출판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과학의 양심...>은 부적격 도서로 낙인찍힐 수 없으며,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선정을 모두 거친 책을 사후에 정부의 공식 입장과 다르다는 이유로 번복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끝까지 항의하여 시정 받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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