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을 보면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등 4대 국경일에 전 국민이 국기를 달도록 규정해 놓았다. 또 1월1일과 국군의 날, 현충일에도 국기를 달며 정부가 따로 지정하는 날에도 국기를 게양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헌법의 가치를 생각해 보는 제63주년 제헌절을 맞은 지난 17일 안양도심의 일부 도로에 지자체에서 내건 태극기가 휘날리는 반면 도심 상가와 아파트단지에서 태극기를 보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 태극기를 다는 가정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안양시 비산동 사거리 일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베란다에 내걸린 태극기를 찾기란 쉽지가 않았다. 한 동에서 1-2개 정도 내걸리거나 어느 동은 단 한개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이웃의 또다른 대규모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다.
이같이 태극기 달기에 무관심한 것은 제헌절이 지난 2007년 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된 것도 이유겠지만 관 주도로 태극기 달기를 독려해 왔던 지자체의 관심 부족탓도 있다.
안양시는 애국심 함양 차원에서 태극기를 바르게 인식하고 나라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전 시민 국기달기 운동 등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7일 체계적인 국기게양 및 선양활동을 위해 '안양시 국기선양 및 게양에 관한 조례'까지 제정했다.
특히 안양시 동안구 평촌학원가에서 자유공원까지 1km 구간을 365일 태극기 휘날리는 거리로 지정해 사업비 450만 원(구입비 330만 원, 차량·인건비 120만 원)을 들여 120개의 태극기를 게양하고 안양시광복회가 관리·운영토록 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다.
주민들 태극기 무료 배부로 태극기 달기 운동 자발적으로 나서
하지만 국경일 날 태극기 달기에 모두가 무관심한 것은 결코 아니다. 지자체의 지원이 없어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태극기 달기에 적극 앞장서고 있는 곳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안양시 동안구 비산2동 롯데낙천대아파트의 경우 아파트부녀회에서 입주민들이 배출한 폐지 등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태극기를 일괄 구입해 단지내 955세대를 직접 방문해 태극기를 선물로 전달하고 국경일에 테극기를 내걸자는 운동을 지난해부터 펼쳐오고 있다.
또 군포시에 따르면 당동에 위치한 삼성미도아파트도 태극기 달기 운동을 펼쳐 2개동 135가구 베란다에는 일제히 태극기가 내걸려 그 모습이 신기할 정도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와함께 군포2동 주민자치위원회와 통장협의회에서는 태극기 달기 시범지역으로 20통 옥천마을과 1통 KCC마을 주민들을 선정해 자체예산으로 구입한 태극기(100개)를 보급했다. 또한 거리캠페인 전개와 함께 홍보전단지 10,000매를 군포2동 각 가정 우편함에 배포했다.
군포2동 김홍기 통장협의회장은 "최근 태극기 달기 운동이 사라져 안타깝다"며, "앞으로 국경일 마다 태극기 달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기 게양은 단독 주택에선 대문의 중앙이나 왼쪽에 게양하면 되고, 아파트·연립주택에선 베란다 중앙이나 왼쪽에 달면 된다. 예전에는 법정 국경일인(일년에 8일)에만 태극기를 게양토록 했으나 '365일 국기게양제'가 시행되면서 항상 달아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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