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영도조선소 35m 높이 85호 크레인에서 20일로 196일째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사측은 바닷가 쪽으로 끌고 가기 위한 준비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85호 크레인은 담장 바로 안쪽에 있어 도로와 건너편 신도뉴브래뉴 아파트에서 보면 보인다. 한진중 사측은 85호 크레인과 같은 규모인 84호 크레인을 정비해 이날 오후 로프로 연결한 것이다.
김 지도위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한진 14시 45분 85크레인 바닷가로 끌고가기 위해 준비완료. 알려주십시오"라고 올렸다. 김 지도위원은 85호 트레인을 84호 크레인에 로프로 연결해 바닷가 쪽으로 이동시켜 진압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김 지도위원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84호 크레인을 85호 크레인 옆으로 붙여 로프로 연결해 놓았다. 85호 크레인은 지금 도로 옆에 있어 바깥에서도 보이는데, 사람들이 안 보이는 쪽으로 끌고가서 진압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85호 크레인을 바닷가 쪽으로 끌고 가면 무슨 짓을 해도 모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85호 크레인을 바닷가쪽으로 끌고갈 경우 위로 더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도위원은 현재 35m 높이 크레인 조종석에 있는데, 더 올라가면 100m 정도 높이가 된다. 그는 "크레인을 옮긴다면 더 올라갈 것이다. 높이는 100m 정도가 될 것이다. 강제진압한다면 필사적으로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85호 크레인에는 해고노동자 4명이 지난 6월 27일부터 중간 높이에 올라가 농성하고 있다. 해고 노동자 4명은 전화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김 지도위원은 "중간 위치에 있는 노동자들도 저항할 것인데, 지금은 연락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외부세력 개입 반대 범시민대책위, 성명 발표
한편 김진숙 지도위원과 노동자들을 지원·격려하기 위해 '3차 희망버스'가 오는 30일 전국에서 몰려올 예정인 가운데, '한진중공업 외부세력 개입반대 범시민대책협의회'는 20일 오후 "한진중공업 3차 희망버스 중지 촉구 시민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6월 27일 극적으로 타결된 한진중공업 노·사간의 자율적인 합의를 크게 환영하면서, 장기파행을 겪어온 한진중공업 사태가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기대했다"며 "두 번에 걸친 희망버스행사와 일부 참가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는 한진중공업 노·사 자율 해결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외부 개입이 한진중공업 정상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거리행진과 도로 불법 점거로 야기된 교통 대혼란, 시위대의 고성방가와 노상방뇨, 30톤이 넘는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영도구 일대는 쓰레기와 무질서 천지로 변해 버렸다"며 "3차 희망버스가 다시 온다면 주민들이 나서서 막겠다고 한 것은, 영도 주민들의 분노와 민원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한진중공업 38개 협력사들도 일제히 '노·사 자율 해결'을 촉구하며, '정치권과 외부세력의 부당한 간섭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며 "3차 희망버스 행사가 강행될 경우, 부산시민의 자존심을 크게 저해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부산시민 전체의 강력한 저항 활동에 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